"주권자 여호와 4: 애굽을 의지하지 말라"(이사야 31:1-9)
이사야 31:1-9는 앗수르에 대항하기 위해 유다 왕국이 애굽과 동맹을 도모하던 상황에 선포된 말씀으로, 이러한 외교적 노력의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언약 백성으로 하여금 여호와께 돌아와 그를 의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당시 히스기야는 부왕 아하스 때부터 이어진 앗수르의 폭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 이는 그로 하여금 깅대한 군사력을 가진 애굽과의 동맹을 도모하도록 했다(사 18:2; 20:6; 30:1-2; 36:6 참고). 본문은 이러한 노력이 잘못된 것임을 세 가지 측면에서 지적하고 있다.
첫째로, 애굽을 의지하는 것은 언약 백성이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다는 반증이다(1-3).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것은 여호와께서 이루신 출애굽을 부정하는 것이고(신 17:16 참조), 여호와께서 수장시키신 애굽의 마병과 병거를 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출 14:21-31 참조). 이러한 노력은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는 불신앙이요 죄악이기에 결국 여호와의 심판을 초래할 것이다(사 30:1-5 참조). 더 나아가, 애굽은 유다를 돕지 못할 헛된 의지처("사람," "육체")에 불과하다(사 30:7 참조). 아무리 애굽이 강해 보여도, 출애굽 때처럼 "여호와께서 그의 손을 펴시면"(출 15:12; 신 4:34 참조) 유다의 행악자들과 함께 여호와의 심판에 멸망당할 것이다.
둘째로, 여호와께서 결국 "그 날에" 심판을 성취하실 것이기에, 여호와 외에는 의지할 대상도, 두려워할 대상도 없다(7-9). 먼저, 언약 백성이 우상들을 던져버릴 것이라는 언급(7)은 여호와의 날에 드러날 우상의 실체에 대한 지적이다. 즉 그 날에 스스로 만든 우상들이 구원을 베풀지 못할 것이므로, 언약 백성이 우상들을 던져 버릴 것이다(사 2:8, 20; 17:8; 30:22 참조). 둘째로, 언약 백성을 괴롭히고 있는 앗수르도 결국 여호와의 철저한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8-9). 여호와는 "사람의 칼로 말미암지 않은" 심판을 앗수르에 행하셔서 그들을 살육하실 것이고(삼상 14:16-23; 대하 20:14-30 참조), 스스로 무성함을 자랑하는 앗수르를 시온에 있는 "여호와의 불," "여호와의 풀무"로 태워버릴 것이다(사 10:16-19 참조).
마지막으로, 언약 백성이 여호와만 의지해야 하는 이유는 그가 자기 언약 백성을 끝까지 지키시는 전능자이시기 때문이다(4-5). 본문은 두 비유를 통해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로, 목자들이 몰려와도 끄떡없이 자기의 먹잇감을 지키는 용맹한 사자처럼, "만군의 여호와"는 시온에 강림하셔서 자기 백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실 것이다. 둘째로, 어미새가 날개를 치며 자기 새끼들을 보호하는 것처럼, "만군의 여호와"는 자기 백성을 모든 위험에서부터 보호하실 것이다.
본문은 이러한 사실들을 근거로 언약 백성을 회개로 초대하고 있다(6). 비록 지금까지 언약 백성이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고 자신들을 구원할 대상을 찾았으나, 언약의 하나님은 여전히 그들이 돌아와 여호와만 의지하기를 기대하신다. 본문에 제시된 언약 백성의 모습은 예수님과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제자들을 연상시킨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많은 이적을 이미 경험했던 자들이지만, 큰 풍랑이 일자 예수님을 신뢰하기는커녕 두려움에 사로잡혀 예수님을 원망한다(마 8:24-25). 그러나 예수께서 창조주의 권위로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실 때, 풍랑이 잔잔해지고 두려움의 원인은 사라진다(마 8:26).
그렇다. 예수 그리스도는 죄와 사망의 폭압으로 고통하며 멸망해가는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세상에 오셨고, 십자가에서 순종하심으로 우리의 구원을 성취하셨다(롬 5:14-21; 엡 2:1-5). 이제 구원받은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매일 매 순간을 살아가기에 어떤 상황 중에서라도 두려움에 사로잡힐 이유가 없다(롬 8:35-39). 어려움을 만날지라도 우리와 동행하시는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믿음에 굳건하게 서서 살아가는 성도가 되자(고전 16:13).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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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