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이자 헌신적인 침례교 신자로 알려진 지미 카터가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미 카터의 아들 칩 카터는 “아버지가 조지아주 플레인스 자택에서 일요일(29일, 현지시간) 오후에 세상을 떠났다”고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을 통해 밝혔다.
CP는 지미 카터가 1924년에 태어났으며 조지아주의 작은 농촌 마을 출신으로, 1946년 미국 해군사관학교에서 이학 학위를 받았다고 밝혔다. 카터는 같은 해 로잘린 스미스와 결혼했으며, 지난 7월 두 사람은 77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미국 대통령 부부 중 가장 오랜 결혼 생활 기록을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CP는 지미 카터가 1960년대부터 정치에 입문해 1962년 조지아주 상원의원으로 선출되고, 1971년 조지아 주지사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1974년 민주당 전국위원회 선거운동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1976년,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최초의 남침례교인이 되었으며, 공화당 현직 대통령 제럴드 포드를 297대 240의 선거인단 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그는 전체 투표수에서도 약 2% 앞서며 4,000만 표를 넘겼다.
지미 카터 대통령 도서관에 따르면, 그의 주요 외교 정책 업적으로는 파나마 운하 조약, 캠프 데이비드 협정,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의 평화 조약, 소련과의 SALT II 조약, 그리고 중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이 포함된다. 그는 200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국내 정책 면에서는 에너지부 설립을 통한 포괄적인 에너지 프로그램, 운송·통신·금융 분야의 규제 완화, 교육부 신설, 알래스카 국립이익 토지보호법을 포함한 주요 환경보호 법안 등이 이루어졌다.
이와 반대로 경제 불황과 이란 혁명 같은 국제적 문제로 인해 카터의 지지율은 하락했고, 그는 1기만 재임했다.
CP는 카터가 퇴임 후 아내와 함께 주거 개선 비영리단체 해비타트 포 휴머니티에서 자원봉사하며 자선 활동에 헌신했다고 밝혔다. 1980년대부터 그는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위치한 마라나타 침례교회에서 정기적으로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했으며, 2015년 암 투병 중에도 수업을 이어갔다.
CP는 카터가 오랜 남침례교 신자였으나, 여성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남침례교단의 방침 등 여러 이유로 2000년에 교단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성경이 말하는 아내의 복종에 대한 해석은 왜곡된 것"이라며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카터는 《아브라함의 피: 중동에 대한 통찰》, 《살아있는 믿음》, 《우리의 위태로운 가치관》 등 30권 이상의 저서를 통해 영적·도덕적 문제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그러나 중동 문제, 보수적 기독교 및 기타 정치·종교적 사안에 대한 견해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특히 2007년 출간한 《팔레스타인: 평화, 아파르트헤이트가 아니다》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책임을 지적하며 양국 해결책을 지지해 친이스라엘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가 있다.
CP는 지난해 2월, 암투병 중인 카터가 여러 차례의 단기 병원 입원 이후 의료 개입을 중단하고 가족과 함께 자택에서 호스피스 케어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별세하기 몇 달전인 지난 10월, 미국 대통령 중 최초로 100세 생일을 맞았다. 손자 조시 카터는 "할아버지가 여전히 지미 카터답다"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느끼고 계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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