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돈원 목사
민돈원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금년 성탄절인 12.25 여야 당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성탄예배를 드린 교회다.

그 교회 담임목사는 대부분의 기독교인이건 비기독교이건 초대형교회로 익히 아는 바다. 그러다 보니 그의 메시지에 담긴 말이나 글의 표현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적지않게 한국 기독교가 세상에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영훈 담임목사는 성탄을 앞둔 23일 메시지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기에는 매우 적절치 못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 일부를 소개하면 이렇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우리 국민은 물론 1,200만 성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으로 계속 고통과 갈등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문제에 대해 “저는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과 성도 여러분 앞에 머리 숙여 회개한다. 저는 한국의 정치가 백척간두에 선 위기상황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참회하며 깊은 반성과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정치지도자들은 국민이 자유롭고 평안한 일상을 살 수 있도록 비상시국을 최대한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비상계엄과 탄핵 등 중대한 정치적 현안은 법과 원칙, 민주적인 제도와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위의 메시지는 적어도 단순히 의례적인 성탄메시지라고 하기에는 대단히 시대착오적이고 한국 기독교 구성원을 욕되게 하는 부끄럽고 현실인식 결핍증이라 할만큼 그의 메시지의 저의에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어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더욱이 그런 발표가 있은 후 여야당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그 교회 12.25 성탄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실에 더욱 의구심이 증폭한 셈이다.

첫째 “비상계엄 사태 이후 우리 국민은 물론 1,200만 성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으로 계속 고통과 갈등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 말의 저의가 무엇인가?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다는 건지, 계엄을 선포한 이유에서 알 수 있듯이 계엄을 일으키게 한 다수당과 선관위, 종북세력들을 비롯한 국정을 마비시킨 그들 세력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는 건지 애매모호한 메시지다. 필자가 판단키는 계엄의 배경과 이해보다는 그 이후 일어난 일방적 언론에 동조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되레 그 사태의 원흉인, 그 메시지 이후 그 교회 예배에 참석한 민주당의 패악질에 대해서는 메시지 속에서 갓과 나단 선지자같은 내용을 일언반구 함구하고 있다.

둘째, 그의 메시지는 자칫 민주당 측에서, 가장 큰 한국교회 목사의 설교 내용이 곧 현 시국에서 한국교회 전체 목회자 상태를 정치인의 입장에서 가늠해 보려고 왔다고 볼 때, ‘아! 교회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심어주지 않았을까에 대한 대단히 얄팍한 시대적 식견에 실망은 물론 비분강개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영훈 목사는 헌법 20조를 언급하면서 정교분리의 원칙을 ‘교회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라는 논조로 오해하고 있다.

또한 “최근 계엄과 탄핵 등 국가적 현안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하는 그의 성탄 메시지 내용은 잘못된 인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3일 이후 각 교단 총회장들이 일제히 발표한 정치적인 계엄발언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셋째, 문제의 원흉들은 적반하장으로 사납게 날을 세우는 이 마당에 목회자로서 입에 곧잘하는 상투어, 예컨대 “저는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과 성도 여러분 앞에 머리 숙여 회개한다. 저는 한국의 정치가 백척간두에 선 위기상황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참회하며 깊은 반성과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은 회개라고 들리기는커녕 반 국가세력과 싸워도 모자랄 판에 마치 백기를 든 지휘관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정작 이런 말을 했다면 그 자리에서 나라를 이 꼴로 만든 범죄집단에게 “누가 누구에게 내란을 일으킨 수괴라고 하느냐?”라고 쓴소리정도는 낼 수 있어야 진정 이 시대에 한국을 대표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대형교회 목회자의 포스를 느낀다고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현실적 계산으로 만에 하나 다수당의 대권에 입맛다시는 자의 집권한 이후 후환이 두렵고 교인들이 떨어져 나갈게 두려워서였을까?

현재 적지않은 교회 모습이 이렇듯 도긴개긴이다. 이미 저들은 한국교회를 어떻게 다루면 될지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기적으로 간을 보며 결정적인 기회를 찾기에 숨고르기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 핵심 당원들의 입에서 일찌기 “교회를 개편하겠다”라고 나온 말이 벌써 오래이기 때문이고 겉으로는 교회를 찾는 듯 표방하지만 배후에 사회주의 노선을 가진 자들에게 있어서 아마도 걸림돌이라고 여기는 교회가 유효기간이 지났을리 만무하다.

그런가운데 하필 이때 대형교회를 찾아 예배드린 그들에게 교회 이미지 관리가 더 중요했으리라. 그 결과 에둘러 불편한 직언 대신 현직 대통령을 아예 내란수괴죄로 단정해 놓고 온갖 총력전으로 최근 몇 년간 22번의 기록적인 탄핵을 일삼아 온 집단에게 이 나라의 비상시국을 초래한데 대한 책임추궁을 영적 지도자로서 일갈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앞으로도 그렇지 못하는 한 그 피해는 불특정 다수 교회가 도미노 이론처럼 별 저항 없이 비참하게 당할 날이 머지 않으리라.

부디 유난히도 매서운 2024년의 동장군이 지속되는 올 겨울, 이런 외침이 일장춘몽 내지는 기우로 끝났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비열한 정치공법이 아닌 영적 비대칭전력의 일환으로 반 국가사범을 감별해 낼 수 있는 복음으로 무장하되 탁월한 애국 목회자들을 중심한 단일대오로 탄핵정국의 진위를 반드시 돌파해야 할 책임과 사명이 교회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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