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이 최근 ‘시위문화를 통해 본 문화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백 원장은 “온 국민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안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이로 인한 탄핵정국으로 인해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며 “그런데 이 엄혹한 시국에도 눈에 띄는 광경이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거리로 쏟아져 나온 2030 세대의 시민들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의 비트에 맞추고, 로제의 ‘아파트’를 따라 부르며 ‘탄핵, 탄핵, 윤석열!’을 외치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이어 “온라인에선 함께 박자와 음정을 맞춰 소위 ‘떼창’을 하며 응원봉을 흔드는 평화 시위의 영상들이 각종 밈(meme)과 합쳐져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리와 온라인을 채우고 있는 시위 문화의 풍경 속에서 계엄이란 애초부터 시민들의 어떠한 공감도 확보할 수 없었고 철저한 실패를 예고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며 “계엄 포고령이 진행되는 모든 상황이 시민들의 소셜 네트워크로 생중계되고, 그런 폭력적인 상황과 언어도단(言語道斷)의 명령에 전혀 동의할 수 없었던 군인들의 성숙한 생각과 양심, 문화적 행동들이 초현실적인 12월 3일의 국가 권력에 의한 폭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작금의 초현실적인 위기를 보면서, 우리는 교회와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교회는 건강한 신앙인을 만들어내는 곳이면서 이 사회 속에서 문화 시민과 고귀한 시민 정신을 함양하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 동시에 교회 공동체 안에 건강한 문화를 만들고 가꾸어가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시대적 과제임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또한 “교회 리더십이 잘못된 판단이나 결정을 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문화적 소양과 공감대를 교회 안에서 형성하는 일, 설령 교회 공동체가 잘못된 길을 갈 때, 공동체의 퇴행을 막고 교회를 회복시키고 더욱 건강하게 변화될 수 있도록 만드는 힘 또한, 교회 공동체가 지닌 건강한 문화의 힘에서 나온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백 원장은 “이를 위해 교회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문화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라며 “특별히 어떤 경우에라도, 힘과 폭력의 유혹에 맞서 나와 다른 이를 인정하고 수용함으로 대화와 협의, 평화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공유된 문화적 당위성을 생각하면서, 새해엔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 진정한 자기 성찰과,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성숙한 자세, 그리하여 하나님의 평화를 우리 교회와 세상 가운데 증언하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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