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전통적인 하나님 이해는 철저히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 이해였다. 즉 전통적으로 기독교는 하나님의 계시가 그리스도를 통해서 나타날 수 있으며,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구원의 길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나님의 계시가 자연이나 기타 다른 매개물들을 통해서도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은 불완전한 것들이고,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화해와 구원의 복음이 완전하게 계시 될 수 있다는 것이 전통적 신앙이었다. 이런 점에서 전통적인 신앙은 성자 중심의 삼위일체이해의 특징 즉 성자의 구속 사역을 중심으로 성부와 성령의 사역을 해석하는 경향을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에큐메니칼의 삼위일체 이해는 성부 중심의 삼위일체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즉 성부의 창조사역을 중심으로 성자와 성령을 이해하는 경향을 지닌다. 성자를 중심으로 하는 삼위일체 이해에서는 성부를 계시하는 통로가 성자로 제한되는 반면, 성부를 중심으로 하는 삼위일체 이해에서는 다양한 계시의 가능성이 열리며, 실제로 에큐메니칼 신 이해에서는 그리스도 이외의 계시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을 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웁살라는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이러한 대화 가운데서 말씀하시고 그를 모르는 이에게 자신을 계시하시며, 예수님을 아는 자라도 그의 제한되고 왜곡된 지식을 바로 잡는다는 것을 믿는다”라고 말하며, 벤쿠버도 “우리는 우리가 증거하고 있는 예수님의 출생, 삶, 죽음, 그리고 부활의 독특성을 확신하고 있지만 우리는 타종교인들 가운데서 종교적 진리를 추구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적인 사역을 인정한다”라고 말한다. 케냐 나이로비는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천명하였다.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다른 종교에 나타나고 계신지 그렇지 아니한지, 또 어떻게 나타나고 계신지에 대해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떤 세대, 어떤 사회에서도 그들에게 예수를 증거하지 않은 채로 방치하지 않으셨다고 진정 믿는다.”

이상과 같이 그리스도 외의 다양한 계시의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에큐메니칼 신학은 전통적인 신학에 비하여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계시와 구원의 길이라는 중심적인 사고가 많이 약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이해에 근거하여 에큐메니칼 운동은 타종교인을 구원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보다는 타종교와의 대화와 협력 등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보인다. (계속)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The Future of the Lausanne Movement』, 『How on Earth Could Islam Surpass Christianity?』, 『능력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와 선교』,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 『현대 선교신학』,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 『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 주제 10가지』 등이 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승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