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하나님 이해는 하나님을 존귀와 영광 가운데 높이 계신 분으로 그리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하나님이 낮아져서 고난을 받는다고 하는 개념은 전통적인 신 이해에서는 상당히 낯선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에큐메니칼 신학에서는 하나님을 스스로 낮아져서 고난을 스스로 짊어지시는 하나님으로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케스 마쎄이는 에큐메니칼의 ‘하나님의 선교 개념’이 지향하는 바의 핵심 중 하나를 “고통당하는 자들과 함께 하는 곳에 하나님의 의도적 위치가 있다” 고 요약한 바 있다. 고난받는 자와 자신을 동일시하시는 하나님에 대하여 나이로비는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은 인간의 죄와 연약성의 모든 짐을 홀로 걸머지셨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스스로를 낮추시고 고난받는 자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억눌린 자들을 해방시키시기 위함이다. 하나님은 그의 사랑하시는 자녀들이 억압가운데 있는 것을 참지 못하시며 그들의 해방을 위하여 친히 고난을 당하시는 하나님이 되시는 것이다. 이 하나님의 고난은 그리스도에게서 분명하게 드러났고, 성령 역시 해방의 영으로서 억눌린 자들의 해방을 이루어가시는 것이다. 에큐메니칼의 이와 같은 해방을 주도하시는 하나님 이해는 자연스럽게 교회를 향하여 투쟁에의 참여를 주문한다. 예를 들어 케냐 나이로비는 다음과 같이 주문한다.
사회 정의와 인간 해방을 위한 오늘의 투쟁 속에서 교회는 자신만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 교회는 끊임없이 하나님의 명령 (divine mandate)에 따라 인도함을 받아야 한다. ...하나님은 용서받은 죄인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그리스도를 따라 가난한 자들, 눌림받은 자들, 멸시받은 자들을 위하여 몸바치는 바 같은 길을 따라가도록, 그리고 말과 살 전체로써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도록, 또 십자가를 받아들이도록 요구하고 계시다.
웁살라 역시 해방에의 참여를 강조하였는데, “우리가 이 일에 대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면 우리도 이 폭력행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 어떠한 삶의 양식도 만약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무관심하다면 그것은 기독교적이지 않다”라고 말함으로써 해방자 하나님을 따라서 해방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바른 기독교가 아님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교회가 “.... 지엽적이고 편협한 연대의식을 극복하고 모든 이를 위한 정의로운 전 세계적인 책임사회에의 동참의식을 창조하는 투쟁의 제일선에 서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계속)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The Future of the Lausanne Movement』, 『How on Earth Could Islam Surpass Christianity?』, 『능력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와 선교』,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 『현대 선교신학』,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 『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 주제 10가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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