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한 전요셉 목사. ⓒ전요셉 목사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한 전요셉 목사. ⓒ전요셉 목사

희귀병에 걸린 세 살배기 딸을 살리기 위해 국토대장정에 나선 아버지 전요셉(33) 목사의 눈물겨운 여정이 29일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5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출발한 그는 22일간 하루 평균 40km를 걸으며 880km를 완주,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전 목사는 충북 청주의 시골 교회 목사로, 딸 사랑(3) 양이 신경계 근육 희귀질환인 ‘듀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비를 모금하고자 이번 대장정을 시작했다. 듀센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점점 퇴화하는 병으로, 10세 전후로 보행 능력을 상실하고 20대에는 자가호흡이 힘들어지며 대부분 30대에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희귀병이다. 치료제는 미국에서만 승인됐으며, 치료비가 무려 46억 원에 달한다.

그는 부산을 출발해 경남 양산, 울산, 대구, 경북 김천, 충북 영동과 대전을 거쳐 고향 청주에 도착한 뒤, 가족과 시간을 보낸 후 충남 천안, 경기 오산과 성남을 지나 서울까지 걸었다. 여정 내내 그는 번화가를 돌며 딸의 사연을 알렸고, 지역 교회에 편지를 전달하며 후원 챌린지를 홍보했다.

전 목사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사과 과수원 할아버지가 돈을 쥐여주며 걱정해주셨고, 차를 멈춰 따뜻한 격려를 전해주신 아이 어머니도 계셨다”며 “모든 분들의 응원이 여정을 끝까지 마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모금된 후원금은 13억7000만 원에 달하지만, 목표액인 46억 원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국토대장정은 끝났지만, 후원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특별모금을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 전 목사는 지금까지 모인 후원금과 자료를 모두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맡기기로 했으며, 모금회는 12월부터 본격적인 모금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는 듀센근이영양증 치료제가 없어 대부분의 환자가 스테로이드 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 목사는 치료제의 높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국토대장정을 결심했으며, 이번 여정이 딸의 치료를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전 목사의 발걸음은 사랑 양과 같은 희귀병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그의 간절한 여정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감동을 전했다.

전요셉 목사와 아내 이상아 사모, 딸 사랑양. ⓒ전요셉
전요셉 목사와 아내 이상아 사모, 딸 사랑양. ⓒ전요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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