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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4. 11. 28 14:57

헨델 ‘메시아’ 공연이 비기독교인 차별? 보상금 지급 판결 논란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pixabay

핀란드의 한 학교에서 기독교 공연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타 학교에서도 헨델의 ‘메시아’ 공연이 취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헤멘린나에 거주하는 한 어린이가 초등학교에서 열린 공연에서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노래를 반대했다. 국가 차별금지 및 평등 재판소는 비기독교인 어린이들이 종교나 신념에 따라 차별을 받았다고 판결하며 비기독교인 학생들에게 학교가 1천5백유로(약 217만원)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19일(이하 현지시간) 시 교육복지위원회는 6 대 5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보상을 지급하지 않기로 투표했다.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공연은 해당 학교에서 열린 신앙을 주제로 한 콘서트 3건 중 첫 번째 공연이었다.

첫 번째 콘서트는 2022년 열렸으며,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죽음, 속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콘서트를 관람한 학생 중 적어도 한 명은 종교가 없었다. 헬싱긴 사노마트 뉴스 사이트는 “콘서트의 종교성은 사전에 발표되지 않았지만 (학교는) 콘서트 후에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에도 콘서트가 열렸고, 3건의 행사 모두 종교적 행사로 간주되었지만, 첫 번째 콘서트만이 “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계속된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학교는 두 번째 콘서트에서 찬양을 제외했다. 세 번째 행사에서 교구 합창단에 대한 우려도 표명되었다.

현지매체 헬싱긴 사노마트는 합창단 공연에 대해 “이사회 또한 교육 기관이 평등을 증진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헤멘린나 교육 책임자인 안티 카리마는 “이 콘서트가 어떤 식으로든 극도로 민감한 문제를 다루었다”고 전했다.

헤멘린나 교육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실시된 이 문제에 대한 투표는 핀란드 정당 노선의 분열을 보여주었다. 보상금 지급에 찬성하는 측은 사회민주당, 녹색당, 중도당에서 나왔다. 지급에 반대하는 측은 핀란드당, 국민연합당, 기독교민주당에서 나왔다.

위원회 위원인 파시 혼카넨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투표 결과에 대해 안도감을 표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것은 오늘날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것은 선례를 만들었고, 국가 차별 금지 및 평등 재판소의 결정은 구속력이 없고 단지 권고안일 뿐이다. 이사회가 입학권을 행사할 기회가 있을 때, 그것을 활용하고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혼카넨은 이러한 보상 지급이 허용된다면 교사와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등이나 차별 금지가 고의로 침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학교, 교장, 교사들이 이를 장려하기를 바란다”라며 “사회는 누군가 잘못된 음악을 듣고 트라우마를 겪었는지 여부보다 이런 종류의 것들을 조금 더 고려해야 한다. 저는 학교에 다닐 때 정교회에 갔는데 전혀 트라우마를 겪지 않았다”고 했다.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우시마의 한 종합 학교에서는 이달 초 계획했던 콘서트 이틀 전 헨델의 ‘메시아’ 공연을 취소했다. 이는 해당 음악에 기독교적 내용이 언급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헬싱긴 사노마트에 따르면, 주최측은 핀란드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헬싱키 실내 합창단이 학교에서 오라토리오를 공동으로 공연할 계획이었으나, 학교 관계자가 음악에 종교적 내용이 포함된다는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고 한다.

바로크 오케스트라 책임자인 라우라 카잔더는 “실내 합창단과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이러한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이런 취소는 처음이다. 콘서트가 취소되면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했다.

조슈아 프로젝트에 따르면 핀란드 인구의 약 80%가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10%가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밝혔다. 17.1%는 무종교인으로, 1.9%는 무슬림으로 밝혔다.

핀란드 국회의원이자 전 장관인 파이비 라사넨은 보상 청구와 취소가 상식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라사넨 의원은 자신의 X 계정에 지난 10월 31일 “비기독교인 어린이가 우연히 예수에 대한 노래를 들었고 차별을 이유로 1천5백유로를 보상 지급”이라는 글을 올렸다. 라사넨 의원은 “상식이 사라졌나? 동시에 학교에서는 마녀와 좀비 캐릭터와 함께 할로윈을 축하한다. 예수에 대한 노래가 어떻게 그렇게 위험하다고 여겨질 수 있나?”라고 물었다.

그녀는 결혼에 대한 성경적 견해를 표현한 뒤 기독교인으로서 ‘혐오 표현’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세 번째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핀란드 대법원은 지난 4월 19일 세 번째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고 판결했다. 그녀는 앞서 혐오 표현 발언에 대해 2번이나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은 항소했다. 헬싱키 지방 법원과 항소 법원에서 열린 두 차례의 재판에서 라사넨 의원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