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신도들에게 분쟁에 참여하지 말라고 촉구한 러시아 목회자가 체포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노르웨이의 인권 감시 단체인 포럼 18을 인용해 모스크바 지역의 성 트리니티 오순절 교회(Holy Trinity Pentecostal Church)의 담임인 니콜라이 로마뉴크 목사가 당국에 대한 비판을 억제하는 법률에 따라 기소된 첫 번째 종교인이라고 전했다.
국가 안보에 대한 공개 호소를 표적으로 삼은 법안에 따라 기소된 로마뉴크 목사는 현재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노긴스크의 제11수사교도소에 수감됐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10월 18일(이하 현지시간) 이른 아침 그와 여러 교인들의 자택을 무장 습격해 목사를 체포했다. 이틀 후, 법원은 그에게 2개월 간 구금을 명령했다.
로마뉴크 목사에 대한 당국의 조사는 그가 2022년 9월 전한 설교에 집중됐다. 그는 설교에서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신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설교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됐고 이후 교회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었으며, 이는 대중 매체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러시아 연방의 안보에 대한 공개적인 선동을 다루는 형법 제280조의4 제2편 제5항에 따른 기소로 이어졌다.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로마뉴크 목사는 최대 6년의 징역형 또는 최대 100만 루블(약 9천6백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는 모스크바에서 약 7개월치 평균 임금에 해당한다.
포럼18은 “어떤 국가 기관이 습격을 수행했는지 또는 형사 소송을 생략했는지 불분명하다”면서 “연방 수사 위원회, 모스크바 지역 수사 위원회, 연방 보안국을 포함한 여러 지부에 문의를 보내 로마뉴크 목사의 설교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그리고 무장 습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느 지부도 응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 트리니티 오순절 교회는 모스크바와 그 주변 지역에 여러 자매 공동체가 있는 등록된 종교 단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강제로 주택에 침입하고 디지털 기기를 압수하고 주민들에게 총구를 들이대고 바닥에 눕도록 강요당하는 등 잔혹한 작전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로마뉴크 목사의 지인인 우크라이나 목사 블라디미르 프란추크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오늘 온 가족이 큰 심리적 외상을 겪었지만, 현대 러시아에서 이런 수색과 체포는 예측 가능하고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로마뉴크 목사는 2022년 9월 설교에서 “타격을 제안받거나, 술 한 병을 제안받거나, 전투에 파견하라는 소환장을 받을 때 - 이는 동일한 죄이며, 동일한 약물이며, 동일한 사탄이다. 구약성경에서 우리가 어떻게든 참여할 수 있다는 힌트라도 찾아보라.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주의자이며 이에 참여할 수 없다고 교리에 쓰여 있다. 성경에 근거하여 이를 공언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다. 우리는 그곳(전쟁터)에 가는 사람들을 축복하지 않는다.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을 축복하지 않지만, 그들이 그곳에서 구출되기를 기도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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