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전통적으로 기독교는 그리스도 안에서만 참된 하나님 이해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즉 그리스도의 계시 안에서 참된 하나님 이해가 가능하며 이런 점에서 창조에 대한 인식도 그리스도 안에서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전통적으로 기독교는 구원 이해 위에서 창조를 바라보았으며, 이런 점에서 전통적인 하나님 이해는 하나님을 창조주 하나님과 구속주 하나님으로 고백하면서도, 창조주로서의 하나님보다는 구원사를 이루어가시는 분으로서의 하나님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전통적인 신학에서는 하나님께서 창조를 완성하셨지만, 인간들의 타락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손상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구원 사역에 더 강조점을 두었다. 즉 인류의 문제는 창조의 문제가 아니라 타락의 문제에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그런데 에큐메니칼 신 이해는 구속주 하나님보다 창조주 하나님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는 경향을 보인다. ‘온 인류가 거하는 집’이라는 뜻을 갖는 ‘오이쿠메네’를 어원으로 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그 용어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처음 태동부터 전 창조세계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자연히 에큐메니칼 신학은 창조주 하나님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강하다. WCC에서 나온 『세계교회가 고백해야 할 하나의 신앙고백』은 ‘전능하신 아버지’에 대한 해석에서 하나님 아버지는 아들의 아버지, 이스라엘의 아버지, 그리스도인의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창조와 지탱자로서 모든 만물의 아버지이시기도 하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 창조세계는 하나님에 의해서 보존될 뿐만 아니라 그는 이 창조세계의 지고의 주님으로서 그의 뜻을 쫒아 창조세계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스리시고 그의 계획에 따라 마지막 완성으로 인도하시고, 그것들을 악의 세력의 파괴적 결과에 내맡기시지 않으신다.”고 고백하였다. 또한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도 단순히 인간의 구원으로 보았던 전통적인 견해와 달리 전 창조세계의 구원의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을 창조주 하나님으로 강조하는 경향은 자연히 창조하신 하나님이 종국적으로 창조를 완성하실 것이며 이 완성 속에는 만물의 구원이 포함되는 것을 암시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이러한 경향을 『세계 교회가 고백해야 할 하나의 신앙고백』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고백은 “창조세계는 인간에 의한 자연의 공해와 착취뿐만 아니라 '허무한 데 굴복하고 있으며' '썩어짐의 종노릇'(롬 8:20-21) 하고 있다"고 말한 후, "... 인간은 새 창조의 첫 열매들로서 중생하고, 나머지 피조물들과 함께 신천신지에 참여를 고대하면서 신음하고 있다(롬 8: 11, 19-20)"고 고백하였다. 또 생태계의 문제를 피조물의 구원의 관점에서 피조 세계가 하나님의 은혜로 성화된다고 보면서, “성령은 성경에서 하나님의 숨 자체로, 하나님의 살아계시고 생명을 창조하시는 능력과 진리와 사랑으로 묘사된다(비교, 요 20:22-23). ... 피조된 세계는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성화된다”고 강조하였다.

더 나아가 창조주 하나님을 강조하는 경향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창조세계를 잘 관리해야 하는 사명으로 이어지게 된다. 웁살라는 말하기를, “교회는 신학교육을 포함하여 복음전파와 가르침에 있어서 하나님이 주신 인류의 하나 됨이라는 성경의 입장을 천명하고 인간의 세계적 연대와 이 땅의 자원을 돌볼 청지기직이 주는 구체적 의미들을 지적해 내야 한다”라고 하였고, 캔베라도 "구원받은 공동체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의 징표인 교회는 피조물의 갱신에 중요한 역할을 맡도록 하나님에 의해 부르심을 받았다"라는 말로 그 책임을 강조하였다. (계속)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The Future of the Lausanne Movement』, 『How on Earth Could Islam Surpass Christianity?』, 『능력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와 선교』,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 『현대 선교신학』,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 『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 주제 10가지』 등이 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승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