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회장 “과거에 묶여있지 말고 미래로 가야”
日 대사 “내년 수교 60주년, 양국 관계 발전 계기”
올해 5월 부임한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일본대사가 19일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방문해 정서영 대표회장 등과 환담하며, 한기총이 한일 양국 관계 발전에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미즈시마 대사는 “부임한지 6개월이 지났다.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종교를 믿는 사람들 중 기독교인들이 제일 많다고 들었다”며 “한국인들 중 20%가 개신교인이고 천주교까지 포함하면 약 3분의 1이 기독교를 믿는다. 한국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한기총 대표회장님을 만나면 (한국을) 많이 알 수 있을 것 같아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은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미즈시마 대사는 “일본에서는 보통 종교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신은 믿는다”며 ”저는 일본에서 유치원과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천주교 미션스쿨을 다녔다. 작은 성경을 공부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제 부모님은 기독교인은 아니었지만 기독교의 가르침에 공감해 저를 미션스쿨에 보내셨던 것 같다”며 “한국에 오기 전엔 이스라엘 대사로 있었다. 이스라엘에는 기독교의 역사적 장소가 많다. 그런 곳들을 방문할 때마다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정서영 대표회장이 “한국보다 일본에 먼저 기독교가 들어갔지만 활성화가 안 되었다”고 하자 미즈시마 대사는 “일본에는 전국시대 당시 기독교가 들어왔는데, 거부되거나 탄압된 적도 있었다. 복잡한 역사가 있다”고 했다. 정 대표회장은 “일본에서 신앙 때문에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고 했다.
정 대표회장은 또 “일본에 한국인 선교사들이 많이 나가 있다. 사회에서 봉사하는 분들도 있고, 교회를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선교가) 아직 많이 발전하진 않은 것 같다”며 “일본인들은 신을 많이 믿는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사람들이기에 하나님을 믿으면 신앙이 좋은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정 대표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가야 함을 역설했다. 정 대표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으로 서로 발전해가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었다. 과거에만 너무 묶여있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에 미즈시마 대사는 “공감한다. 양국이 더욱 발전적 관계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있지만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안보면에서는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그는 “한국의 경제는 일본과 같은 수준, 어떤 면에서는 일본을 초월한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경제적으로도 양국이 협력한다면 윈윈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즈시마 대사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사이좋게 발전했으면 좋겠다. 내년은 양국 수교 6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라며 ”그런 특별한 해에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더 발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올해 양국을 왕래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1천만 명을 넘을 것 같다. 국교 정상화가 안 되었던 60년 전에는 그 수가 연 1만 명 정도였다”며 “일본인들도 한국을 많이 좋아한다. 케이팝이나 드라마, 한국의 음식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 오는 일본인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미즈시마 대사는 “일본과 한국은 많은 부분에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 청년 고용 문제 등 비슷한 과제들도 안고 있다”며 “서로 협력해서 잘 해결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기총이 일본과 한국이 잘 협력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서영 대표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모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앞으로도 서로 이해해가며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겠다”며 “한기총은 철저한 반공사상을 가진 기독교 보수 단체다. 특히 북한에 관한한 일본과 입장이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정서영 대표회장과 미즈시마 대사가 만난 자리에는 한기총에서 엄기호 목사(증경대표회장)과 김용도 목사(명예회장), 김정환 목사(사무총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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