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당국이 가톨릭 주교회의 수장을 추방했다. 75세인 카를로스 에레라 주교는 과테말라에서 추방을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니카라과 가톨릭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변호사인 마르타 몰리나는 “추방이 갑작스러웠고 지역 가톨릭 공동체는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에레라 주교가 독재 정권 박해의 표적이 되었으며 주요 보안 및 행정 관리들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언급했다.
몰리나 변호사는 에레라 주교가 최근 정부를 비판했으며 특히 지역 당국과 연결된 개인들이 종교 예배를 방해했다고 지적한 것이 추방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히노테가에서 열린 에레라 주교의 미사는 시장 측과 연결된 개인들이 (교회) 외부에 설치한 확성기로 인해 방해를 받았다고 한다.
니카라과 정부는 에레라 주교의 추방과 관련해 어떠한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는 2018년 이후 가톨릭교회를 더욱 공격적으로 표적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는 에레라 주교를 포함한 다수의 교회 지도자들이 정부와 시위대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한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후였다.
에레라 주교는 2018년 히노테가 시위 중 체포된 몇몇 청년들의 석방을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할은 그가 행정부로부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르테가 정부는 가톨릭교회가 반대 운동을 지원한다고 비난했으며 지난 5년 동안 종교 기관, 시민사회 단체, 독립 언론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많은 성직자들이 니카라과에서 추방되었고, 가톨릭 계열의 언론 매체들은 문을 닫았다. 정부를 비판하는 저명한 인물이었던 마타갈파의 롤란도 알바레즈 주교는 올해 초 로마로 추방됐다. 정부는 마나과에 있는 유명한 예수회가 운영하는 대학을 압류하기까지 했다.
지난 8월, 니카라과 정부의 단속 조치가 개신교 교회까지 포함하면서 종교 탄압 정책이 상당히 확대됐다.
수많은 개신교 교회와 니카라과 복음주의 연합(Nicaraguan Evangelical Alliance)은 법적 지위를 박탈당한 169개 시민사회 단체 중 하나였다. 이 조치는 정부의 시민사회 단속의 일환으로 수많은 종교 단체를 포함한 약 1천5백개 비영리 단체의 법적 등록이 취소된 데 따른 것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SW)에 따르면, 2018년 이후로 총 5천5백52개 기관의 법적 지위가 박탈됐다. 1612년 설립된 니카라과 성공회와 18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니카라과 모라비아 교회와 같은 역사적 교파가 이러한 박탈의 영향을 받았다. 두 교회는 특히 남카리브해 자치구의 원주민과 아프로계 지역 사회에서 교육과 지역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917년 설립되어 지역사회 기여로 유명한 마나과의 제일침례교회도 법적 지위가 취소됐다. 이 교회는 학교, 신학교, 병원,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해왔다.
지난 6월 발표된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보고서는 교회 예배 중 감시와 위협이 증가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2021년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5선에 성공했다. 그 후 극좌 산디니스타 민족 해방 전선이 이끄는 행정부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정치적 반대자, 언론인, 시민 사회 활동가들을 투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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