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학연구원 제308회 월례세미나 개최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월례세미나에서 송훈 박사가 ‘미국내 공산주의 운동과 미국교회의 대응’ 주제로 발제했다(왼쪽부터 김동석 박사, 송훈 박사, 조점숙 박사)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제공

한국교회사학연구원(원장 류금주 박사, 명예원장 민경배 박사)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서현교회(담임 이상화 목사)에서 월례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송훈 박사(명지대)가 ‘미국 내 공산주의 운동과 미국교회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미국의 공산주의 운동의 시작

송 박사는 “미국의 공산주의 운동은 1, 2차 세계대전과 경제 대공황의 시기를 거치면서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미국에 확산되기 시작하였다”며 “디트로이트와 같은 공업 도시들은 노조를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운동의 메카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노동운동과 더불어 민권운동 단체들 또한 공산주의 운동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미국의 공산주의 운동은 애국법과 같은 다양한 법안들의 발효와 냉전시기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시민적 인식의 확산으로 인해 그 수명을 다하기 시작했다”며 “물론 반공주의도 베트남 전쟁의 종전과 더불어 자유와 평등의 가치들이 중요하게 인식되면서 미국의 정치 사회계에서 그 자취를 감추어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냉전시기 그 어떤 단체들보다 강한 반공주의를 내세웠던 기독교는 베트남 전쟁 이후에 반공주의 전선을 정치 종교의 영역에서 문화의 영역까지 확장해가며 반공운동의 기세를 꺾지 않고 있다”며 “특히 도덕적 다수 운동과 종교우파운동을 통해 반공주의적 정서를 반세속, 반지성, 반동성애 운동으로 확산시켜나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개신교회의 대응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제308회 월례세미나 개최
송훈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제공

그는 “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애국주의적 정서가 강하게 조성되고 있었다”며 “특히 소련의 부상과 한국전쟁은 그동안 기독교회와 충돌하고 있던 공산주의에 대한 강력한 증오와 대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명 빌리 선데이, 빌리 그레이엄, 칼 매킨타이어와 같은 복음주의 진영의 인사들이 공산주의에 대한 포화를 퍼부으며 기독교 대 공산주의의 구도를 만들었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시대적 요청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의 반공주의는 일명 개신교 미국의 종말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1960년대 이후 종교적 우파 운동과 함께 이념전쟁에서 일명 문화전쟁으로의 전이를 이루게 된다”고 덧붙였다.

송 목사는 “1942년 설립된 전미복음주의협회는 미국 복음주의의 주요 목소리로 빠르게 자리잡았으며 강력한 반공주의 입장을 옹호해나가기 시작했다”며 “복음주의협회는 공산주의가 무신론적이고 물질주의적인 기반 때문에 기독교 신학과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음을 주장하였다. 빌리 그레이엄은 1951년의 한 설교에서 현대 세계는 ‘기독교와 공산주의가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쟁’을 치루는 중이라고 규정했다”고 했다.

이어 “빌리 그레이엄과 같이 복음주의협회는 공산주의가 신에 대한 부정과 종교적 자유를 억압할 것이라고 보았다. 복음주의자들은 개인의 영적 구원과 도덕적, 윤리적 행위를 고양하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교회의 가치들이 공산주의로부터 위협받을 것임을 우려했다”며 “신학적 반대 외에도 복음주의협회는 미합중국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반공주의를 지지했다”고 했다.

특히 “반공의 시대에 아이젠하워와 같은 기독교 가치를 국가를 결속시키기 위한 이념으로 받아들였던 정치인들과 연대하여 적극적인 반공주의 운동을 전개해 나갔다”며 “복음주의협회는 공산주의 반대 입장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고 했다.

◆ 반공·애국 이름의 신복음주의와 근본주의 연합… 종교우파운동 출범

그는 “혁신주의의 미국은 엄청난 경제적 부흥과 더불어 내외의 적들과 대적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야 했다. 지나칠 정도로 조숙했던 자본주의는 경제적 불평등을 가속시켰으며, 수많은 이민자들의 유입은 기존 시민들과의 갈등을 유발하며 내부의 불안을 증폭시켰다”며 “그리고 유럽에서의 공산주의 혁명의 성공은 이러한 불안한 정세를 타고 미국 내부로 유입되어 미국 공산당의 창립에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1, 2차 세계대전은 애국주의 정서를 시민 사회 내에 확산시키면서, 정치, 사회, 종교 전 영역에서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연대를 강화시켰다”며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국내 안보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였고, 그렇게 메카시즘으로 대표되는 반공주의가 사회 전반에 적색공포를 확산시켰다”고 했다.

또한 “그 반공주의의 확산에 기여한 그룹이 바로 미국 기독교였다. 빌리 그레이엄과 다른 복음주의자들은 설교단에서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공산주의를 적그리스도라 지칭하며 교회와 공산주의를 대립시켰다”고 덧붙였다.

송 박사는 “공산주의의 확산과 애국주의 미국은 1920년 이후 미국 사회에서 뒤편으로 밀려났던 근본주의자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기반을 제공해주었다”며 “그리고 반공과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신복음주의와 근본주의가 연합하여 종교우파운동을 출범하여 정치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제 공산주의에 대한 이념적 전쟁이 아닌 청교도들의 윤리적 기반을 바탕으로 가족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문화전쟁으로의 전환을 이뤄나갔다”며 “이 종교우파운동이 21세기에 이르러 새로운 전환의 시기를 맞아야 한다는 복음주의 학자들의 비판적 성찰이 봇물처럼 흘러나오는 상황이며 이들은 동성애와 낙태, 공산주의에 대한 대응에 정치적으로 집착하기 보다는 다양한 사회의 문제에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목소리를 높여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의 제안은 극단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큰 힘을 받지 못할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4년 대선의 주요 쟁점이, 경제, 낙태, 이민자 문제 등 그동안 종교우파운동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어왔던 이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대선은 그동안 축적되어 온 역사적 정체성이 다시 한 번 충돌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즉 자유주의 미국과 청교도주의 미국의 전쟁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미국의 이번 대선은 미국을 넘어 한국의 복음주의 교회가 우리사회를 위해 어떠한 역할을 어떠한 방식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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