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손인웅)이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기쁨을 빼앗긴 시대에 기쁨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제63회 학술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1부 경건회는 이승구 교수(합신대)의 인도로, 손인웅 원장의 설교, 이승택 이사장의 인사말 순서로 진행됐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빌 4:4~7, 살전 5:16~18)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손인웅 원장은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있어야 함을 사도 바울은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가 주 안에 머물러야만 기뻐할 수가 있다. 어떻게 하든지 주님 안에서 머물면서 늘 기뻐하며 근심·걱정없는 사람들이 다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기쁨으로 우리 삶에 행복을 찾아 나가는 노력을 해야 된다. 기쁜 마음을 우리 가운데 충만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아야 한다”며 “그분이 은혜를 주셔야 우리의 마음이 늘 기쁘고 감사할 수가 있다. 모든 이들이 말씀을 통해 은혜를 많이 받고 일생이 웃음이 가득한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인사말을 전한 이승택 이사장은 “우리들의 삶의 질은 좋아지지만 그 삶에서 왜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라며 “(이 시간을 통해) 기쁨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웃과 함께 실천함으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진 2부 세미나는 김명용 박사(한국기독교학술원 학술위원장)의 사회로, △김성봉 박사(전 안양대 신학대학원장, 학술연구위원)가 ‘기쁨의 신학 개괄’ △왕대일 박사(전 감신대 명예교수, 학술연구위원)가 ‘기쁨의 영성, 기쁨의 신학-구약신학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김선권 박사(장신대, 선한목자교회 담임)가 논찬했다.
◇ 성경의 주요 주제이자 관심사 ‘기쁨’
먼저, 김성봉 박사는 “기쁨의 신학을 근거로 성경에서 기쁨에 대한 언급을 찾아보았다. 구약에서 시편 16장 11절, 신약에서 요한복음 15장 11절을 표본 구절로 택하여 살펴보면 다윗은 생명의 길을 말하면서 충만한 기쁨과 영원한 즐거움을 언급했다”며 “예수께서는 당신께서 가지신 그 가쁨에 제자들이 함께 참여하기를 원하셨고, 제자들 또한 성도들이 그러하기를 원했다. 이처럼 기쁨은 성경의 주요 주제이며 관심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시대적 요청은 두 가지를 말하는데, 하나는 절망과 위기의 시대에 위로를 줄 수 있는 신학이라는 점과 다른 하나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현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신학이라는 점”이라며 “성경의 관심 복원에서는 신학이 그동안 전개하지 못했던 기쁨이라는 주제를 복원시킨 것인데, 이에 신학은 다시 기쁨을 회복하고 신학의 주제로 설정해야 할 필요성을 확보하게 된 셈”이라고 했다.
그리고 “네 가지로 주의를 환기하였는데, 첫째는 중심 이동 현상에 대한 우려이며, 둘째는 주객전도 현상에 대한 우려이며, 셋째는 양자택일 현상에 대한 우려이며, 넷째는 기쁨 일변도의 배타적인 경향에 대한 우려”라고 했다.
김 박사는 “기독교 신학과 신앙에서 행해진 기쁨에 대한 관심을 계속하여 발굴해 내는 것은 귀한 일이다. 동시에 성경 본문에서 그러한 내용들을 찾아내어 드러내는 일도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며 “중요한 것은 이런 논의를 하는 우리 자신에게 성경에서 언급한 그런 기쁨이 실제로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성삼위 하나님의 기쁨-성부의 기쁨, 성자의 기쁨, 성령의 기쁨, 성자 예수님의 기쁨, 제자들의 기쁨 그리고 성도들의 기쁨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체험되고 드러나고 증거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옥중에서 기쁨을 역설한 바울 사도의 얼굴에 나타났을 그 기쁨이 오늘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기쁨의 영성, 기쁨의 신학 완주하게 하는 근원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왕대일 박사는 “구약 신앙의 로고스는 하나님의 구원사(창조-출애굽-가나안 땅 정착-심판과 추방-귀환-화해와 속죄-새창조)로 정리된다”며 “이 로고스의 가락은 그 말씀을 고백하는 이스라엘의 상황에 따라 장조와 단조가 되기도 한다. 이 로고스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새롭게, 온전히 구현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 곧 복음이 되었다. 로고스의 본질이 기쁨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약 신앙의 파토스는 출애굽의 해방을 얻은 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쁘고 즐거워하는 삶으로 드러난다”며 “이 파토스가 십자가의 고난에서 부활의 승리가 주는 기쁨을 누리는 기독교 신앙으로 뻗어나갔다”고 했다.
또한 “구약의 이스라엘은 특히 하나님의 말슴이 그들에게 있었기에 기뻐하였다”며 “주후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면서 성전 지향적이었던 종교의 구심점이 사라지자, 토라를 읽고 배우고 실천하는 토라의 기쁨을 민족의 살길로 붙잡았던 자들이 등장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 수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학은 영성을 품은 학습이어야 한다”며 “신학은 시학(詩學)이어야 하고, 시학은 심학(心學)이어야 한다. 신학은 신앙공동체 안팎을 하나님과 함께 하는 인생으로 빚어내는 소중한 물레가 되어야 한다. 그 물레를 아우르는 기운이 하나님의 영”이라고 했다.
이어 “기쁨은 세상살이를 이겨가는 삶의 표정이지만, 그 표정의 속내는 주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은총이다.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기에 우리는 진정 기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히브리어 어의론에서 기쁨은 즐거운 마음으로 그치지 않는다. 기쁨이 몰려온다는 것은, 기쁨의 용솟음친다는 것은, 기쁨의 속내가 정적이기보다는 동적이고 감각적이기보다는 역동적이며 개인적이기보다는 공동체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며 “기쁨은 혼자서 만끽하는 것이 아니라 주고, 받고, 나누는 생명의 기운으로 퍼져 나간다. 그 기쁨의 원천이 하나님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기쁨은 기쁨의 반대말인 슬픔과 견주어 살펴야 한다”며 “기쁨은 부풀어 오르지만, 슬픔은 가라앉혀야 한다. 기쁨의 현상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왕 박사는 “기쁨의 신학에는 기쁨의 영성이 요청된다”며 “기쁨의 사다리를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불어주신 기쁨의 생기로 눈물과 기쁨의 이분법(슬퍼할 때와 기뻐할 때)-눈물과 기쁨의 인과응보(눈물 이후의 기쁨)-기쁨, 눈물의 승화(눈물을 흘려야만 함에도 기뻐하기)-눈물, 기쁨의 모판(눈물과 함께 기뻐하기)-기쁨, 눈물의 초월(눈물 너머에서 기뻐하기)로 올라서야 하기 때문이다. 기쁨의 영성은 기쁨의 신학을 완주하게 하는 근원”이라고 했다.
이어 “성령으로 채워져서 두 발로 서있는 이 땅을 거룩하게 하고, 우리 생명을 살게 하고, 기쁨의 사역자가 되는 신비한 기쁨을 경험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영이 불어넣어 주시는 기쁨의 신바람에 우리 마음과 몸이, 우리 생활과 삶이 충만하게 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도 우리의 삶의 환경은 여전히 만만하지 않다. 세상·세속의 기상도는 여전히 우울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기쁨의 달인이 되어야지 기쁨을 쫓아내는 자나 기쁨 밖에 머무는 자가 되어선 안 된다”며 “빛이 어두울수록 밝게 비친다. 기쁨도 마찬가지다. 삶이 힘들수록 기쁨은 우리의 삶을 밝게, 맑게, 곱게 하는 원천이 된다”고 했다.
한편, 세미나는 이후 김선권 박사의 논찬, 패널 디스커션과 질의응답, 폐회기도 순서로 모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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