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29일 복음과 도시 홈페이지에 ‘성경 낭독도 예배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최 교수는 “기독교 역사에서 성경 낭독은 구약시대와 신약시대에서만 아니라 교부 시대에도 일반적인 일이었다. 성경 낭독은 모세 시대 이후로 예배에서 중심 요소였다. 구약 성경에는 사람들 앞에서 성경을 낭독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며 “특히 성경을 낭독하는 일은 모세 오경에서 규범적인 관행이었다. 이런 관행은 유대교 예배의 토대가 되었고, 후에 기독교 예배에도 영향을 주었다. 신약 성경에 나타난 예배에서 기도, 성경 낭독, 강론도 유대교의 회당 양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예수님도 회당에서 말씀을 읽고 강론하는 일에 참여하였다. 이는 예수님과 제자들도 유대인들의 성경 낭독 전통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성경 낭독이 초대 기독교 예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바울의 서신에서 볼 수 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라’(딤전 4:13)고 부탁한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 예배 역사에서 설교만이 말씀 예전이 아니라 기도, 노래, 성경 낭독 등도 말씀 예전의 중요한 요소였다. 예배에서 성경을 낭독하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였다”며 “설교를 위한 성경 봉독이 아니라 설교 본문과 다른 성경 본문을 낭독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개신교회 예배는 설교는 중요하게 실행하고 있지만, 성경 낭독은 실행하지 않는 교회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예배의 기본 구조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시고 우리는 듣고 응답하는 구조”라며 “예배에서 성경 낭독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에 대해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에게 듣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낭독의 목적을 듣는 것과 준행에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또한 “예배에서 성경 낭독은 하나님과 대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성경을 낭독하는 이면에는 듣는 행위가 있고, 듣는 행위는 공동체 행위”라며 “듣는 행위를 통해 말씀이 우리를 새롭게 하고, 하나님과 우리 상호 간에 살아있는 관계로 인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성경을 공적으로 낭독하는 것은 은총의 수단이다. 공적으로 성경을 낭독하는 것은 우리가 공개적으로 그리고 공동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기회”라며 “하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 우리는 강해진다. 성경 낭독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은총의 수단이다. 예배에서 말씀을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단지 설교만을 통해서 듣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어 “물론 예배에서 설교가 바르게 행해질 때, 성경을 가르치는 교육적 차원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그것을 실천하게 할 수 있다”며 “성도들이 설교를 하나님의 음성으로서 듣기 때문에 설교는 그 어떤 요소보다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예배에서 성경을 낭독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의 체험적 경험, 선입견, 느낌, 취향, 교리 체계 등으로 구성된 인식 필터(cognitive filters)를 통해 보지 않고, 순수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그 자체로 듣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며 “설교는 자칫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설교자의 인식 필터를 통해 지나친 해석을 가할 수 있지만, 성경 낭독은 우리가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우리를 해석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성경의 권위를 높이는 행위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예배에서 성경이 편중되게 낭독되어서는 안 된다. 잘 알려진 부분과 신약과 시편뿐 아니라 구약 전체와 요한계시록도 낭독해야 한다”며 “성경을 낭독하는 양은 너무 길어서는 안 된다. 낭독해야 할 성경 본문의 장이 긴 경우에는 나누어서 낭독하도록 해야 한다. 성경의 장을 나눌 때는 단락 안에서 문맥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예배에서 성경 낭독은 구약과 신약을 균형 있게 낭독해야 한다. 예배에서 신약을 가지고 설교를 한다면 구약에서 낭독하는 것이 좋다”며 “구약 본문을 가지고 설교할 때는 신약에서 낭독하는 것이 좋다. 개혁교회 전통의 중요한 예배 지침서인 웨스트민스터 예배 모범은 예배에서 설교 본문과 메시지 이외의 구약에서 한 장과 신약에서 한 장을 공적 예배에서 낭독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는 예배에서 성경을 낭독하는 것을 실행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말씀 예전으로서 성경 낭독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복음서를 순차적으로 낭독하는 것이 좋은 방식이 될 수 있다”며 “한국 교회의 일반적인 경향은 주로 구약의 시편으로 구성된 교독문을 교독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배에서 시편은 교독 형태로 복음서는 낭독의 형태로 실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성경을 낭독할 때는 계획을 세워 연대기적으로 혹은 문학 유형을 번갈아 가면서 혹은 성경적 순서에 따라 낭독해 갈 수 있다”며 “성경을 낭독할 때 시편과 같은 성경의 특별히 교훈적인 부분을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좋다. 시편은 삶의 실체를 다루고 있고, 살아계신 하나님께 쏟아 부어진 영혼의 상태, 즉 불평, 마음의 애통함, 공허감 등을 잘 드러내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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