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벧엘성결교회(타코마/벨뷰) 담임 홍광선 목사
노아의 방주 선교회 대표 홍광선 목사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무릇 사람을 믿으며 육신으로 그의 힘을 삼고 마음이 여호와에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 그는 사막의 떨기나무 같아서 좋은 일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광야 간조한 곳, 건건한 땅, 사람이 살지 않는 땅에 살리라 그러나 무릇 여호와를 의지하며 여호와를 의뢰하는 그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라” (렘 17:5-7)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유다의 큰 죄를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사람을 믿는 죄, 육신으로 힘을 삼은 죄, 즉 그들은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 대신 애굽이나 다른 나라들, 또는 자신들의 힘과 지혜를 의지했다. 그런 사람은 마음이 여호와에게서 떠나 저주를 받는다고 경고한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사람, 물질을 의지하는 것은 심히 큰 죄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유다의 멸망으로 이어졌다. (렘 37:7,8)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패역한 자식들은 화 있을진저 그들이 계교를 베푸나 나로 말미암지 아니하며 맹약을 맺으나 나의 영으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죄에 죄를 더하도다 그들이 바로의 세력 안에서 스스로 강하려 하며 애굽의 그늘에 피하려 하여 애굽으로 내려갔으되 나의 입에 묻지 아니하였도다” (사 30:1,2)

하나님은 남유다 백성들을 향해 “패역(悖逆)한 자식들은 화 있을진저”라고 말씀하신다(사 30:1). “패역”이란 말은 ‘거역하다’, ‘배반하다’라는 뜻이다. 즉 하나님을 배반한 자식들이라는 것이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배반하게 했는가? 그것은 앞서 말 한대로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주변 나라와 인간의 힘과 물질을 의지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하나님보다 다른 것(돈, 권력, 정치, 사람 등)을 더 신뢰하는 행위를 패역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하나님을 배반하는 무서운 죄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직접적인 우상숭배는 아니지만 영적인 의미에서 우상숭배와 유사한 성격을 띤다. 하나님 대신 다른 것을 의지하고 믿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는 첫 번째 계명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는 제 1계명을 어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무엘상 15장 23절에서는 “이는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라고 말씀한다. 완고(頑固)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우상숭배와 같다고 한다. 완고한 것은 고집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며 불순종하는 것이라면, 패역한 것은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거역하고 다른 것들을 의지하는 행위이니 얼마나 더 영적으로 우상숭배가 됨을 의미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성도들이 물질이나 사람, 정치, 세상을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것에 대하여 죄임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세상에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이나 물질에 의지하는 습관이 형성되어 이러한 의존이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것이다. 현대 사회는 성공, 부, 인맥 등을 중요시하기에 이러한 가치관이 교회 안에도 스며들어 영적 분별력을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문화적 영향과 세속화된 신앙 환경 속에서 성도들의 영적 분별력이 흐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성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해지면서, 십계명의 제1계명이 강조하는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의지해야 한다’는 핵심 진리를 온전히 깨닫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많은 교회에서 이러한 근본적인 진리에 대한 명확한 가르침이 부족하거나, 이 주제의 중요성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기독교가 직면한 심각한 도전 중 하나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며 이스라엘의 멸망에 근거가 되었던 것처럼 반드시 처리해야 할 우상 숭배와 같은 죄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십계명에 제 1계명을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1계명의 내용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출 20:3)이다. 그 의미는 하나님만을 유일한 신으로 인정하고 섬기라는 명령이다. 다른 어떤 것도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하나님만을 의지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제 1계명을 실천하는 것이다. 다른 것을 의지하는 것은 그것을 ‘신’의 위치에 두는 것과 같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과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첫 자리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 때에 하나님은 요한 계시록에서 “또 내가 들으니 하늘로부터 다른 음성이 나서 이르되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계 18:4)고 경고하신다.

“거기서 나오라”는 것은 바벨론으로부터 나오라는 것이다. “바벨론”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상체제를 상징한다. 물질주의, 권력 중심, 인간 중심적 가치관, 하나님 대신 인간의 능력과 성취를 숭배하는 것들을 포함한다. 물론 물질, 정치, 사랑, 지혜 등은 필요한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대한 의존도와 우선순위가 문제가 된다. 하나님보다 이러한 수단들을 더 의지할 때, 우리는 “바벨론” 시스템에 동화될 위험이 있다.

바벨론 시스템은 하나님을 거부하는 세속적 가치 체계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가장 위험한 측면은 신앙을 고백하는 성도들에게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거부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하나님을 대체하여 세상적인 방식을 의지하도록 유도한다. 즉, 물질, 정치, 사람을 마치 하나님처럼 신뢰하라고 부추기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겉으로는 하나님 나라와 의를 강조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세속적인 요소들에 대한 의존도와 우선순위가 문제의 핵심이 된다. 결과적으로, 신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보다 세상의 체계를 더 신뢰하게 되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을 거역하는 패역한 자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바벨론 시스템에 동화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하나님 나라 (Kingdom of God) 시스템으로 살아야 한다.

하나님 나라 시스템은 제1계명을 핵심으로 삼은 시스템이다. 이는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의지하면서 주어진 자원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인정하고 고백해야 한다. 이는 하나님을 모든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분으로 인식하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하며, 어려움이 있을 때 세상의 방법보다 하나님께 먼저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 또한 성공이나 안전의 근원을 오직 하나님께 두어야 한다.

오늘날 성도들이 직면한 주요 위험은 영적 분별력의 부족이다. 이는 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적용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성경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올바른 해석 능력의 결여는 신자들이 세상의 가치관과 하나님의 뜻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이러한 영적 분별력의 부족은 성도들이 바벨론 시스템의 영향에 쉽게 노출되고, 때로는 그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오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성경 공부와 말씀 묵상을 통해 영적 분별력을 키우는 것이 현대 성도들의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세상의 가치관과 시스템을 좇는 바벨론에서 나오라고 명하신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바벨론”에서 벗어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야 하는 거룩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제부터 바벨론 시스템에서 벗어나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하나님 나라 시스템으로 살기를 소망한다. 그것이 진정 바벨론에서 나오는 영적인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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