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기감)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 종교교회(담임 전창희 목사)에서 고종 황제 선교윤허 140주년 기념 학술제를 개최했다.
홍석민 목사(국내선교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학술제는 △소요한 교수(감신대 한국교회사)가 ‘가우처(John F. Goucher)와 보빙사절단’ △서영석 교수(협성대 역사신학)가 ‘매클레이의 동아시아 선교 및 한국선교의 공헌’ △유은식 목사(제물포 문화아카이브 대표)가 ‘조선 부국강병 위한 고종 선교윤허 140주년의 한국감리교회와 대한민국(1884~2024)’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고, △장성배 교수(감신대 선교학)가 논찬했다.
◇ 가우처와 보빙사절단의 의의
소요한 교수는 “가우처는 한국에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를 파송하는데 그 시초가 될뿐 아니라 선교를 지속시켰던 인물로서 감리회를 정착시키고 발전시킨 인물”이라며 “그는 조선 후기 조미수호통상조약으로 인한 보빙사의 미국 방문 시 기차 안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한복을 입고 갓을 쓴 보빙사를 보고 한국 선교를 타진한 이로서 나온다”고 했다.
이어 “가우처는 그의 생애를 마감하기 전까지 세계여행을 7차례나 다녀오게 되는데 이는 그가 후원했던 선교지 방문을 위한 것이었다”며 “마지막 7차례 여행에서 한국과 일본 방문을 진행했다. 그가 젊은 시절 한국에서 파견된 보빙사를 만나고 38년이 지난 1921년, 그의 생애에 있어서 마지막 한국 방문 6번째였으며, 세계 마지막 순간까지 세계의 교구를 섬기는 열정적인 인물로 기억된다”고 했다.
소 교수는 “가우처 교육 철학은 오늘날 특히, 신앙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하여 윤리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상은 현대 교계에서도 큰 의미를 줄 것”이라며 “또한 그가 추구한 교육과 신앙의 결합은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모델로 남아 있다. 그의 사상은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했다.
이어 “한국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며 고찰해야 할 것은 보빙사의 의의”라며 “먼저, 보빙사의 미국 방문으로 가우처가 기차 안에서 이들을 우연히 만나 것은 아니다. 가우처는 그전부터 한국을 선교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가우처가 신속히 선교를 시작할 수 있었던 배경도 이러한 관심과 동북아선교(한국 포함)를 오랫동안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둘째로 보빙사 구성원의 두 갈래·두 구성원 모두가 개신교 수용에 영향을 끼쳤다”며 “가우처-매클레이-김옥균(홍영식 및 급진개혁세력)-고종을 따르는 이들의 갈래가 개신교 전래에 토대를 마련했고, 갑신정변으로 이 토대 위에 알렌-민영식-고종 노선으로 대체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가우처-매클레이가 준비한 선교부지가 알렌의 사택부지로 대체되어 선교가 시작되었다는 점 등도 이를 말해준다”고 했다.
아울러 “마지막 셋째는 보빙사 구성원의 갈등이 한국인의 개신교 수용에 갈등을 일으켰다는 점”이라며 “단적인 예로 일본에서 한국 복음서를 번역했던 이수정(민영익-온건개혁파)과 갑신정변의 실패로 일본으로 망명한 김옥균(홍영식·서광범 등 급진개화파)은 어느 한 시기에서 개신교 선교사의 성서번역을 중심으로 또 다른 충돌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이수정-김옥균 등 현지인의 개신교 수용은 갈등으로 귀결되었음을 주지해야 한다”고 했다.
◇ 매클레이, 한국선교의 개시 알린 개척자
두 번째로 발제한 서영석 교수는 “한국 개신교는 대체로 1884년을 그 시작으로 잡는다”며 “왜냐하면 감리교 선교사 매클레이(R. S. Maclay)가 1884년 2주간(6월 24일부터 7월 8일까지) 선교의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방한하였고, 9월에는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알렌(H. N. Allen)이 최초의 정주 선교사로 입국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목사와 선교사로서 매클레이는 거의 동아시아 즉, 중국·일본·한국의 선교 개척사역에 그의 전 생애를 끝없는 시련과 고난의 여정을 계속하여 고독한 길을 갔다”며 “매클레이가 왜 이렇게 고독하고 어려운 길을 갔는가. 그것은 바로 뜨거운 신앙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매클레이는 깊은 신앙을 소유하면서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또한 중국, 일본은 물론 한국선교의 개척자 역할을 했다. 그는 선교사라는 직분을 감추지 않고 한국에 방문한 첫 번째 선교사”라며 “그가 방한하여 한국정부와 접촉하여 결국 고종의 허락을 받아 미선교사들이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개신교 한국선교의 개시를 알린 개척자의 역할을 했다”고 했다.
또 “매클레이는 개척단계에서부터 정착단계에 이르기까지 한국선교의 든든한 조력자이며 후원자였다”며 “노련한 동아시아의 선교사로서 경험이 풍부하고 엄청난 선교적 열정이 있었을 뿐 아니라 큰 성과를 거둔 매클레이의 능력이 한국에서 더욱 발휘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매클레이는 공식적으로 첫 번째 개신교 선교사라는 명예를 갖게 되면서 동아시아의 선교의 개척자로서 가우처와 함께 아시아 교회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 위기 속 하나님의 손길 붙잡은 고종의 결단, 나라와 교회 세워
다음 세 번째로 발제한 유은식 목사는 “광복을 이룬 대한민국은 대통령과 정부를 갖추었으나 6.25 전쟁으로 세계 전쟁사에 기록을 남겼고, 분단국가에서도 부국강병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고, 2021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8차 유엔 무역 개발회의(UNCTAD)에서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공식 분류하여 일제의 침략과 6.25 전쟁으로 무너졌던 나라가 70여 년 만에 선진국으로 발돋음 되었다”며 “선교윤허로 입국한 선교사들과 함께 추구한 고종 부국강병의 의지는 짓밟힘 속에 무던히도 도전하였고, 고종의 죽음 이후에도 오늘의 21세기도 그 의지는 이어져 왔다”고 했다.
유 목사는 “140여 년 전, 속절없이 무어진 조선의 위기 앞에 조선 부국강병을 위하여 1884년 7월 2일 밤에 결단한 고종 프로젝트는 대한선교에 기초가 되어 오늘의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이루었고 국가 운영에 기초가 되어 오늘의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을 이뤘다”며 “한국감리교회와 대한민국은 앞으로 이러한 기초에 힘입어 인재양성과 영적 지도력 회복으로 윤리적 갱신과 역사의식을 이루어 남북 평화 통일은 물론, 고토 회복의 길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 또한 다가오는 2025년 광복절 80주년을 준비하며, 올바른 세계관을 확립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 일환으로 7월 첫 주를 고종 선교윤허 기념 주일로 정하고, 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붙잡은 고종의 결단이 국가를 살리고 한국교회를 세운 그 첫날을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논찬을 한 장성배 교수는 “학술제를 통해 감리교 선교 역사가 고종 황제 선교윤허 사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또한 그 배경이 되는 가우처, 메클레이 그리고 많은 주의 사람들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선교의 큰 흐름을 보게 되며,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교회의 태도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끝으로 장 교수는 “이제는 우리 차례다. 하나님께선 지금도 당신의 선교를 위해 세계의 흐름을 바꿔가고 있다”며 “또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할 우리를 부르고 있다. 감리교회는 이 부르심에 응답하고, 서로 협력하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개회예배에서 ‘하나님의 의’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철 감독회장은 “선교사들이 이 땅에 오지 않았다면 교육과 선교 그리고 의료 체계가 자리 잡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 나라의 새로운 질서를 열게 된 것은 고종 황제로부터 선교윤허, 즉 교육, 의료, 전신, 교통이다. 이것을 통해 선교사님들이 이 나라에 들어와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천민과 양민의 관계가 무너지며 새로운 질서를 여는 문이 열리게 되었다. 이것은 선교와 동일한 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런 의미에서 구원의 복음이 이 땅에 들어 왔고, 동시에 새로운 대변화가 조선 땅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며 “이 사실을 기억하고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게 되는 귀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축사를 전한 전창희 목사는 “고종 황제 선교윤허 140주년 학술제를 통해 역사적인 이야기들과 그 해석들이 앞으로의 감리교의 좋은 전통을 마련하는 귀한 자료로 사용될 줄 믿고 그것이 감리교회를 깨울 것으로 믿고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격려사를 전한 태동화 목사(선교국 총무)는 “교회가 민족의 희망이 되고 사회를 섬기며 봉사하는 일에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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