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1949년 수교 이래 74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정상 간 공동선언을 통해 양국은 포괄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공동선언의 핵심은 원전 협력이다. 양국은 1986년 중단된 바탄 원전 건설 재개를 위한 타당성 조사 MOU 체결을 환영하고, 원전 분야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바탄 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포함한 사업 타당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UAE와 체코 원전 사업의 성공을 언급하며 한국이 필리핀의 최적의 원전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인프라 분야에서도 실질적 성과가 도출됐다. 양국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또한 비탄-카비테 해상교량 사업 등 대형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방산·안보 협력도 강화된다. 양국은 연합훈련과 교육훈련 참여를 확대하고, 해양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는데, 이는 그간 원양 경비함, 초계함, FA50 경전투기 등의 방산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은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지지 입장을 밝히고,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 군사협력을 규탄했다. 또한 한국의 '담대한 구상'과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양국은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해 한-필리핀 FTA를 기반으로 제조업, 핵심 원자재 가공, 우주 경제, 기후변화, 청정에너지 전환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고용허가제 운용과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등 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평화와 번영을 저해하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국제법에 기반한 해양질서 확립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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