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역과 선교의 온전함은 견고한 책임성 통해 보장
사랑으로 행하고 서로 용납한다면 복음이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
기독교 선교의 하나님은 ‘가져오시는, 혹은 데려오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데려오셨다’는 깨달음, 겸손한 태도와 실천적 의미 수반
전 세계 복음화를 위한 2024 제4차 서울-인천 로잔대회 직후인 지난 9월 30일 서울 온누리교회 서빙고 비전홀에서는 온누리교회와 한국로잔위원회가 준비한 ‘포스트-로잔대회 세미나’가 개최됐다.
‘하나님의 동역자들: 하나님의 관점에서 바라본 선교’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 박사와 넬슨 제닝스(Nelson Jennings) 박사를 초청해 진행했다. 라이트 박사는 로잔운동의 중요한 리더십으로 2010년 케이프타운서약 등 주요 로잔 문서의 저자이며, 현재 1969년 존 스토트 목사가 설립한 랭함파트너십의 글로벌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닝스 박사는 일본 선교사였으며 OMSC(Overseas Ministries Study Center) 원장, 온누리교회 선교컨설턴트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과 전 세계 선교지도자들이 21세기 선교 과제를 공유하는 GMLF(Global Mission Leadership Forum) 이사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세미나는 제4차 로잔대회 공동대회장으로 섬긴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의 환영 및 강사소개 후 크리스토퍼 라이트 박사가 오전에 ‘감찰하시는 하나님: 선교에서의 책임과 온전성’,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 선교에서의 연합과 희망’을 주제로 두 차례 강의를 진행했다. 동시통역은 백인규 목사가 섬겼다.
오후에는 넬슨 제닝스 박사가 ‘데려오시는 하나님: 선교에서의 섬김과 변화’라는 주제로 한 차례 강의를 했으며, 동시통역은 고길현 목사가 섬겼다. 이어 마지막 대담 및 질의응답은 한국로잔위원회 총무 최형근 박사의 사회로 이재훈 목사, 크리스토퍼 라이트 박사, 넬슨 제닝 박사가 패널로 참여했고, 김홍주 온누리교회 2000선교본부장의 광고로 마쳤다.
◇ “온전성과 책임성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기본”
라이트 박사는 이날 첫 번째 강의에서 “복음에 대한 세상의 신뢰는 복음에 따라 살아가며 선포하는 사람들의 온전성에 달려 있고, 기독교 사역과 선교의 온전함은 견고한 책임성을 통해 보장된다”라며 “기독교 지도자로 부름 받은 사람들은 반드시 기본적으로 온전성과 책임성을 지녀야 한다. 성공의 우상과 교만, 부정직한 것은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라이트 박사는 “정직함의 파도가 한국교회에 흘러넘치기 바란다. 한국 선교운동과 협력 교회들이 개방성과 용기, 상호에 대한 신뢰와 영적 성숙함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에 대해 정직하게 바라보며, 서로에게 책임을 지고, 의심스럽고 잘못한 모든 부분에 대해 투명하게 드러내자’고 말할 수 있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할 때는 하나님과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기 바란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나아가면 성령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트 박사는 구약성경에서 성공이라는 우상을 거부하고 온전함 가운데 걸어간 탁월한 인물로 사무엘을 들며 “사무엘은 공직에 있는 동안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지 않았고, 공직 자체가 부패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사무엘의 온전성의 근원으로 십계명의 9, 10번째 계명과 레위기 19장 13~18절 등 ‘구약의 언약법’을 언급하며 “이스라엘 백성은 모든 것을 감찰하시고 아시는 하나님께 자신을 설명할 책임이 있고, 언약 공동체 안에서 서로 신뢰를 주고받고 사랑하고 정의를 실천해야 했다. 사무엘은 언약적 의무의 이중적 차원, 곧 하나님을 향한 수직적 의무와 공동체에 대한 수평적 의무를 실천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보디발 아내의 동침 유혹을 거절한 요셉,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시면 아들을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한 서원을 지킨 한나 등 ‘구약의 내러티브’가 사무엘이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고백한 온전함과 책임의 모범이 된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박사는 사무엘 이후에도 구약성경에서 나타난 다윗, 다니엘 등의 이야기를 전하며 “온전함에 대한 설명은 사무엘 시대 이후 기록된 예언서와 시편, 지혜문학에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이는 일반사회에서도 중요한 덕목이지만, 특히 교회나 선교 기관 지도자들과 공적인 자리를 섬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강조된다”라며 “하나님과 서로에 대하여 책임을 묻고 책임을 다함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우리가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 “사랑으로 행하며, 서로를 용납하는 것은 강력한 선교적 의미 가져”
두 번째 강의에서 라이트 박사는 로마서 14~15장에서 제기하는 문제, 곧 ‘로마교회 가운데 유대인-이방인 사이의 갈등’과 ‘복음의 진리성이 위태로워진 것’, ‘바울 선교의 진정성이 위태로워진 것’ 등을 소개하며 사랑과 화해, 용납, 연합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라이트 박사는 “로마서에서 바울의 메시지는 세 가지 내용으로 압축될 수 있다”라며 “첫째 ‘복음이 창조한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 즉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유대인과 이방인이고, 둘째 ‘복음이 요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사랑과 연합 속에 살아가는 일이며, 셋째 ‘복음이 인도하는 곳’은 땅끝까지 선교를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트 박사는 또한 “예수님은 참된 열방의 통치자”라며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우리가 서로를 용납하는 것은 예수께서 왕이시며 우리는 그분의 나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기준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갈등 중 하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의 분열로, 두 공동체 내에도 신앙을 가진 메시아닉 유대인과 아랍 기독교인들이 있다”라며 “저는 그 문제와 관련해 베들레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나딥 마다마트(Nadeeb Madamt) 목사가 전한 힘 있는 말씀, 곧 ‘원수는 우리가 자신의 바람에 따라 분열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신 일에 따라, 우리의 모습과 관계가 변화되기를 바라시는 것이다’라고 한 것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으로 행하며,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용납하는 것은 강력한 선교적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통해 세상을 향해 복음이 진리임을, 그리고 복음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오늘날 교회의 선교에 있어 사랑으로 행하며 서로를 받아들이는 일이 우리의 소망과 목표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 “한국선교의 발전 위한 다섯 가지 영역은…”
이날 오후 강의에서 넬슨 제닝스 박사는 “삼위일체 하나님은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일’을 위해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능력을 더하시고 보내신다”라며 “하나님은 보내시며 동시에 가져오시는 분이다. 복음의 수용자들에게 있어 교회는 복음을 ‘가지고 갈’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독교 선교의 하나님은 ‘가져오시는, 혹은 데려오시는’ 하나님이다”라고 설명했다.
제닝스 박사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그의 백성을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도록 ‘데려오신’ 구체적인 이야기로 요나 선지자를 니느웨로 데려오신 것과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 데려오신 것, 베드로를 가이사랴에 있는 로마 백부장 고넬료 집에 데려오신 것 등을 들고, “사도행전 1장 8절 예언처럼 자신의 백성을 다른 민족들과 여러 장소로 ‘데려오시는 일’을 통해 세계적으로 하나님의 선교를 수행하게 하셨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의 백성을 ‘데려오시는 일’이 내포하는 신학적, 선교학적, 실천적 의미에 대해 “‘하나님께서 나를 여기에 데려오셨다’는 깨달음은 겸손한 태도, 자세와 함께 여러 실천적 의미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제닝스 박사는 한국선교가 ‘데려오시는 하나님’을 이해하고, 섬김을 통해 발전할 방법으로 다섯 가지 핵심 영역을 소개했다. 그는 “첫째, 하나님의 은혜로운 예정하심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가져다주신 방식을 깨닫고, 깊이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한국선교의 중요한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다”며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기독교가 들어온 경로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한국인들을 화해시키고자 다양한 방법과 선교사들을 사용하셨다고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제닝스 박사는 “둘째, 하나님께서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다른 나라에 가져오셨는지에 대한 인식에서 개선될 수 있다”라며 “하나님은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하셨던 것처럼, 여러 경로와 다양한 방식을 통해 다른 나라에 복음을 가져오셨다. 따라서 다른 나라 출신의 선교사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인 선교사들 역시 자신이 선교지로 가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깊이 사랑하시는 그들을 위해 하나님의 전도자들을 데려오시는,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셋째, 타문화 선교사들을 통해 복음을 듣게 된 사람들은 자신의 역사 및 문화적 정체성과 새롭게 얻은 기독교 신앙을 통합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다른 사람처럼 되고자 할 필요가 없다”며 “한국인 선교사도 하나님이 선교사 자신을 그들에게 데려오셨음을 깨닫고, 그러한 어려움으로부터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제닝스 박사는 “넷째, 한국 선교사들은 선교지 사람들이 무엇보다 한국인으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한국 선교사들은 자신이 섬기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들을 낯선 이방인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이해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섯째, 한국 선교사들이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타문화 사역 환경으로 데려오셨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나님이 자신들을 변화시키는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이러한 성장은 예측할 수 없고 선교사들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것으로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으며, 하나님은 언제나 자신의 타문화 선교사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환경 안으로 그들을 데려온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나라의 선교사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자신을 선교의 상황 안으로 데려오신 목적 중 하나가 ‘선교사 자신의 변화’라는 것을 한국 선교사들이 더 많이 깨달을수록, 복음을 위한 더욱 능력 있는 하나님의 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담 시간에 크리스토퍼 라이트 박사는 이번 제4차 로잔대회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로잔운동은 문서나 이야기로 제한되지 않는 그보다 더 큰 이야기다. 메인홀에서 있었던 강연이 전부가 아니라 수천 명의 참가자가 나눈 이야기가 모두 제4차 로잔대회의 일부”라며 “선교가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언어적 구호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우리가 다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유혹이 되곤 한다”고 말했다. 또 “‘대위임령 현황 보고서’(State of the Great Commission Report, SoGC)에서 ‘상태’(state)라는 말이 제게 와닿진 않는다. 대위임령은 대상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하고 살아 내야 하고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그날까지 지키고 순종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라이트 박사는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수단 등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분쟁들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바라고 구하는 것은 분명한 선교적 의미를 갖는다. 무기 생산과 대량 살상 무기와 관련된 것도 선교적 차원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무기 생산과 유통에 대해 서울선언문은 분명히 반대하는 선지자적 입장을 표명했는데, 그 부분이 제외되는 일이 있어서 저를 조금 불편하게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사실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아픔을 가져오는 무기의 생산과 분배, 거래에 대해 선지자적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로잔이 국제 정의, 사회 공의에 대해 충분하게 대응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화해와 평화를 가져오는 선교적 차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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