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타고난 기질과 선호도 달라, 꾸준한 소통 교육과 실천 필요
교회도 말씀의 본질 따르면서 ‘사람 공부’, ‘소통의 기술’ 배워야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돕는 ‘1급수 마중물’ 되고 싶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과의 연결 및 소통의 방식이 어느 때보다 다양해지고 활발해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스마트폰 안에서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전 세계가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이지만, 오히려 진정한 소통은 줄어들고 세대·지역·성별·이념 등에 따른 오해와 갈등은 심화되는 듯하다. 현대 사회의 여전한 화두인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효정 마중물교육연구소 소장은 “‘지피지기’(知彼知己)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사람 공부’가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부모교육 강사이자 평생교육사, 직업상담사, MBTI·에니어그램 전문강사 등으로 10여 년 넘게 활동한 강효정 소장(한남교회 권사)은 평소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가 행복하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고 강조하며 ‘소통 전문가’뿐 아니라 ‘행복 전도사’로도 활약해 왔다. 강 소장을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모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Q. 인간관계의 기본인 ‘소통’이 우리 시대의 화두가 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중요한 화두입니다.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한자에서 사람을 뜻하는 ‘人(인)’을 보면 서로 기대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람은 사람 없이 살 수 없으며,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그러니 사람이 함께해야 하는 세상에서 ‘소통’은 영원한 화두가 될 겁니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힘을 얻고 혼자 살 수 없기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연결돼야 하는 사람들이 타고난 기질과 선호도가 각각 다르기에 ‘불통’이 기본값입니다. 소통의 어려움으로 많은 사람이 힘들고, 힘들게 하는 것이 당연하죠.
기본값인 ‘불통’을 ‘소통’으로 전환하는 것은 저절로 되지 않아요. 소통의 기술을 익히고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꾸준한 소통교육과 실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소통하기 위해 사람 공부, 즉 나를 알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공감·인정하는 ‘지피지기’와 ‘역지사지’의 사람 공부가 더욱더 필요한 시기입니다.
Q. 선배 시민(어르신), MZ세대, 다음 세대, 다문화 가정 등을 대상으로 자기 이해와 소통 등에 관해 교육하고 계십니다. 팬데믹 이후 어떻게 활동해 오셨나요.
A.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우리는 생명과 경제적 문제로 인해 대부분 비대면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거의 3년의 기간을 지나고선 N데믹 상황을 맞았고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이 다시 확장되고 전처럼 돌아간 듯 보입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두 채널에서의 확장된 연결은 더 많은 ‘불통의 오해, 갈등, 확증편향, 분쟁’의 어려움을 양산하고 있고요.
또 평균수명이 점점 더 길어지면서 여러 세대가 동시대를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다른 시대를 살아온 세대들이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세대 간의 오해와 갈등, 이견도 커지면서 ‘다름의 이해로 통(通)하는 소통’을 주제로 교육 현장에서 많은 분을 만나고 있습니다.
팬데믹을 겪고 N데믹 상황과 거대한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소통의 니즈와 불안도 높아지고 있어요. 이러한 환경의 변화로 여러 기업, 기관, 학교, 교회, 가정에서 ‘소통 기술’의 필요성을 더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또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에 1990년 후반에 들어온 MBTI에 대해서도 갑자기 관심이 높아졌어요. 미디어에서도 MBTI가 계속 언급되면서 그 열기가 식지 않고 확산되고 있고요. 그래서 최근 3년 동안 많은 곳에서 ‘MBTI’를 통한 자기 이해, 소통과 협업, 마음 챙김과 관련한 강의를 의뢰받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이 어렵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높아지면서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인한 조부모의 육아 및 육아 지원이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조부모의 손자녀 육아를 위한 ‘육아 협동 작전’으로, 새로운 육아 정보와 소통의 기술도 최근 많이 요청받는 강의 주제 중 하나예요.
Q. 원활한 소통에 앞서 자기 이해, 또 인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일환으로 요즘 MBTI가 대중화된 것 같습니다.
A. ‘너 자신을 알라’는 유명한 말처럼 나 자신을 알기가 정말 어려워요. 우리가 나의 모습을 비춰보기 위해서 거울을 사용하듯이 심리 도구는 나를 알아보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예요. 또 나를 이해하고 지지하며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서 역량을 발현하고, 나아가 나와 같거나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함께하는 기술을 익히는 ‘사람 공부’입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 선호 성향, 행동 패턴 등이 다른데, 이를 심리 도구로 알아보는 것은 자기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만 한 가지 심리 도구에 매몰되는 것은 과유불급으로, 또 다른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자신과 타인을 바라볼 수 있다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3개 심리검사 후, 검사 결과 내용 중 교집합의 내용들로 나를 이해하는 데 참고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심리 도구는 없어요. 심리 도구마다 사람을 비추어주는 전문 영역이 있기에 2개 이상의 심리 도구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심리 도구 검사 시 자신의 모습을 유추해서 본인이 작성하는 자기 보고식 검사이니, 내가 나를 잘 알고 있을수록 신뢰도 높은 결과가 나올 겁니다.
최근 관심이 매우 높은 MBTI에 관하여 간단히 소개하면,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서 각자 상황, 장소, 목적에 맞는 사회적 기술을 발현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그 상황에 맞는 가면(페르소나)을 사용하는데, 현재 내가 살아가면서 어떤 가면을 많이 쓰고 살아가는지 나의 모습을 반추해 보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심리 도구가 MBTI입니다.
사람마다 다른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데, MBTI의 선호도는 ‘맞다, 틀리다’, ‘정상, 비정상’,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른손잡이가 오른손을 사용하면 익숙하고 편하고 빠르고 능숙하게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사용하면 어색하고 불편하고 서툴고, 자꾸 신경 쓰이고 느립니다. 이처럼 편하고 익숙하게 사용하는 나의 선호도를 MBTI에서 생활방식과 인식, 생활양식 등을 구분해 16가지 유형으로 알려줍니다.
또 MBTI는 4가지 기준으로 선호도의 특성을 안내하는데, 선호도는 선호분명도에 따라서 선호도의 특성이 매우 분명할 수도 있고, 보통이나 약간일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니 같은 유형도 선호분명도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이 나올 수 있어요. 이처럼 같은 상황에서 사람마다 인식과 생활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데, 그 다름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심리 도구 중 하나가 MBTI입니다. 나의 선호도의 특성을 알면 그에 맞는 진로를 결정하고, 자기성찰과 발전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을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로 보면서 유연한 인간관계를 하며 소통으로 다가가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Q. 우리 국민은 소통의 문제를 넘어 우울증, 자살, 각종 중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전 세계가 3년간 예상치 못했던 팬데믹 기간을 보냈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N데믹 상황에서 그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어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고, 여기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까지 더해지고 있죠. 기후 재앙의 위기와 예측하기 힘든 시대 변화 속에서 우리의 불안은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데, 이는 우울증이 감기처럼 가볍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사람마다 그 증세와 위중함이 다르니 그 대처도 달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하루 이틀 쉬면 나아지는 사람도 있지만, 감기로 병원에 가야 하는 사람이 있듯이 마음의 감기도 마찬가지예요. 정신적인 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심각한 마음의 감기라면 전문가와 기관을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정신 건강과 관련한 우리의 인식이 개선되고 열려야 해요. 몸이 아프면 자연스럽게 병원을 찾듯이 정신이 힘든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식 개선의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죠. 시대의 흐름이 급변하고 삶의 여유가 더욱 없어지면서 자신의 마음 상태를 돌아보고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없을 때, 정신 건강의 어려움과 관계의 어려움도 만나게 됩니다. 너무 열심히 일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번아웃’이 많이 오는데, 번아웃은 일을 많이 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일만 하면 온다고 해요. 그러니 해야 할 일을 하지만, 하고 싶은 일도 적절히 하면서 나만의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시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휴대전화를 충전해야 사용할 수 있고 차도 주유해야 운행할 수 있는데,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힘이 나고 충전되는지는 자신만 알 수 있고요. 잘 모르겠다면 자기 탐색을 위해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경험해 보면서 찾아야 합니다. 해보지 않으면 나의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라는 말처럼 자신을 사랑하고 잘 돌볼 수 있을 때 타인을 사랑, 배려, 인정할 수 있으면서 좋은 인간관계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인간관계의 질이 올라가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Q. 교회 안에서도 소통, 화합, 다음 세대 등의 이슈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나요.
A. 거센 파도처럼 크고 예측할 수 없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여러 세대가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교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교회 안에도 너무나 다른 여러 세대가 함께하기에 ‘불통’의 디폴트를 ‘소통’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과제예요.
하나님의 사역과 사랑을 펼치는데, 이것은 사람을 통해서 하는 것이니 결국 사람 간 소통으로 그 일들을 감당하고 이루어낼 수 있어요. 교회에서는 당연히 하나님의 말씀이 우선으로 전파되어야 합니다. 그 본질을 깨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자녀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사람 공부’, ‘소통의 기술’을 배우는 기회를 만들고,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야 공동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연합하여 선을 이루기 위해선 서로의 아름다운 면과 함께 부족한 면도 인정하며 함께해야 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하나님도 우리를 함께 살도록 하지 않았을까요? 우리의 아름다운 면들이 합쳐지고, 부족한 면들을 덮어주고 보완하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와 ‘세상’이라는 퍼즐을 잘 맞추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인구절벽 문제를 안고 있는데, 이것은 교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음세대 가운데 믿음의 후배들이 줄고 교회의 주일학교가 없어지는 상황을 맞고 있지요. 이런 시대 흐름을 잘 읽고 이해하면서 다음세대들의 특성을 공부하고, 그들을 존중하며 다름을 인정할 때 하나님의 말씀이 다음세대에 더욱 잘 전해질 겁니다. 다음세대의 마음의 문과 귀가 열려 진실하고 귀한 하나님의 복음과 크신 사랑이 잘 전해지도록, 기성세대는 각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럴 때 다음세대 가운데 하나님의 자녀들이 다시 늘어날 겁니다.
또, 높은 교회의 문턱을 넘어 힘겹게 온 초신자들에게 다가갈 때도 그분들의 성향과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너무나 귀하고 복된 복음을 성급하게 전하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이 도리어 그들의 발걸음을 막고 완전히 복음에서 돌아서게 할 수 있어요.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고 소화력이 다르듯,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그 귀한 복된 소식을 접하고 소화하기에는 각자의 상황과 기질이 너무 다르죠. 그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사람 공부도 병행하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할 때 우리가 이 세상에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구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중물교육연구소의 향후 비전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어려운 경제 상황, 급하게 휘몰아치는 매일매일 몸과 마음의 여유 없이 삶을 힘겹게 살아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기업, 기관, 교회, 학교, 가정의 다양한 구성원에게 “지금까지 잘 살아냈고”, “잘하고 있다”라고 계속 격려하고 지지하려 해요. 특히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에게 “힘내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최선으로 내 삶을 가꾸어 가라”고 격려와 지지를 보내며 응원할 겁니다.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의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임을 깊이 느꼈습니다. 전국에서 만나는 모든 분께 본인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를 알려드리고, 자신이 하는 일들의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마중물’ 역할을 감당하고자 해요. 또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1급수 마중물’이 되도록 계속 연구하고 경험을 쌓는 노력을 쉬지 않을 겁니다. 힘겨운 세상에서 하나님을 통해 위로받고 평온한 삶을 살아가길 소원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귀한 인연들을 이어가려 합니다.(상담 및 강의 문의 02-3665~8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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