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문대생 연합동아리에서 상습적인 마약 불법 투약·매매 행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대학생들이 국가 예산을 지원받고 마약 예방을 위한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대학생마약예방활동단 ‘답콕’(이사장 두상달·사무총장 박성규, 이하 DAPCOC) 발대식이 19일 국회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국무조정실·교육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고, 조배숙 의원실·답콕·총신대가 주관했다.
답콕은 지난해 9월 열린 ‘DOPAMINE PARTY’라는 마약 파티 광고 전단지가 고려대 학내 이곳저곳에서 부착되면서 같은 해 11월부터 창립됐다고 한다. 박상규 답콕 사무총장은 “현재 서울·부산 대학을 중심으로 결성된 연합동아리가 마약 투약·유통의 주요한 경로로 지목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마약과 중독의 위험으로부터 서로를 지키는 건강한 행복공동체와 대학 캠퍼스를 지키는 글로벌 예방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답콕이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고 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성인 3,000명 청소년 2,000명을 상대로 마약류 사용 동기를 물은 설문에 따르면, 성인의 44%, 청소년의 48%가 정서적 신체적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마약류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같은 해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체 마약류 사범 중 20대가 30.3%(8,368명)를 차지했다. 지난 4년 사이 20대 청년층 마약류 범죄는 170% 증가했다.
답콕은 식약처로부터 예산지원을 받는다. 이 단체에는 마약 예방·치료의 대표적 전문가인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서울시 마약관리센터 조성남 센터장·총신대 중독상담학과 조현섭 교수가 고문·연구 및 사업개발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답콕의 대학생 맞춤형 예방교육시스템은 교육·토론·다양한 체육문화활동 및 캠페인으로 구성된다. 대학생을 상대로 매주 1회 2시간씩 마약류 종류와 폐해·대처법 등 정기 마약류 교육활동이 진행된다. 이를 토대로 학생들이 의견을 교환하거나 관련 경험도 나누면서 위험환경 개선을 위해 토론한다. 아울러 캠퍼스 안팎에서 마약예방캠페인을 실시한다. 고려대, 총신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총 10개 대학 캠퍼스를 거점으로 대학생과 유학생을 상대로 딥콕 사역이 이뤄질 계획이다.
이날 종합토론 순서에서 조현섭 답콕 연구 및 사업개발원장(총신대 중독상담학과 교수)는 “현재 대학생들이 마약을 거부감이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마약 예방 활동이 진행되려면, 국가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고 했다.
송현수 국무조정실 식품의약품 정책과장은 “대한민국은 단순 투약에 강화된 단속과 처벌을 시행한 결과 다른 국가에 비해 마약 청정국 수준을 유지해왔다”며 “이와 더불어 정부 15개 부처와 민간단체가 참여해 마약 중독자들의 치료와 재활 등 사후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한 제1차 마약류관리기본계획이 8월부터 시행될 계획”이라고 했다.
권대근 식약처 마약예방재활팀 과장은 “지난해 대검찰청이 발표한 지난 2022년 대한민국의 마약사범자는 2만 7천여 명으로, 공식 검거자의 약 35배를 곱해 음지 활동 인원까지 추산하면 총 100만여 명”이라며 “마약 근절을 위해 마약 투약자에 대한 단속과 수사 방침은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는 예방과 재활 활동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마약 중독 재활 센터를 총 17개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에 따라 대검찰청과 법무부, 복지부는 공동으로 중독자의 특성에 맞는 개인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답콕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 지원이 미비한 수준이지만 향후 예산을 대폭 늘려 사업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대학생 마약예방 활동에 대한 제언이 나왔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마약 투약 근절을 위해 마약 단속보다 마약 예방 교육이 더욱 효과적”이라며 “일반 매체에서의 마약 투약 관련 사건·사고 보도는 마약 호기심을 부추겨 마약 근절에 일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중앙대 학생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삶에 대한 가치관이 희박하거나 외로움이 강화될수록 마약 투약 가능성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보였다”며 “이러한 집단을 상대로 마약예방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지연 한국외대 학생처장은 “대학생의 마약예방활동 효과성을 위해 단순 지식 전달보다 학생 눈높이에 맞는 경험적 활동으로 구성돼야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축사도 있었다. 조배숙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마약사범 증가율에서 20대는 44%, 10대는 무려 200%나 증가하는 등 청년세대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며 “청년세대 특히 청소년과 대학생 마약사범 증가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했다.
두상달 답콕(DAPCOC) 이사장은 “오늘 한국은 마약 청정국 지위가 무너져버렸고 우리나라 전체 마약 사범 중 30대 이하가 무려 60%에 이르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기의 마약이나 중독으로 인한 일탈은 한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다. 단속이나 처벌보다 사전 예방과 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국가 차원의 마약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불법마약류 유통이 철저하게 차단되도록 텔레그램, 다크웹 등 온라인 비대면 불법 거래를 엄단하고 국경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밀수 수단별로 국경 감시와 국제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의료진의 적정처방 등을 기반으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도 촘촘히 관리해 나가겠다”며 “마약 중독 수준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면서 중독자 대상 사회재활 지원서비스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성규 총신대 총장은 “청년마약예방의 확실한 대책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예방운동이 벌어져야 한다. 이번 답콕 발대식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마약중독문제, 특히 대학 청년들의 얽히고 설킨 마약중독문제가 원만히 풀릴 것을 확신한다”며 “총신대도 답콕 및 대학생마약예방활동단이 적극 활동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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