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Asia Evangelical Alliance)이 몽골 울란바타르 칭기스칸호텔에서 7~9일 ‘Disciple or Die’라는 주제로 제11차 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를 끝으로 AEA 이사 임기를 완료한 한정국 목사(한복협 국제위원장)와 인터뷰를 가졌다. 인도네시아 선교사 출신인 한정국 목사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총무를 역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WEA가 태동한 배경은?
“1910년 세계 복음화를 우리 시대에 완수하자는 모토로 ‘에딘버러 세계선교사대회’가 열렸다. 복음주의 선교를 위해 서로의 작은 차이는 인정하자고 주장했다.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 선교사와 윤치호 장로가 이 대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평양과 원산 대부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모임을 이어가기 위해 IMC가 창설됐다. 그러나 1914년 세계 1차대전이 발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 선교 지도자들은 교회와 선교론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즉 교회는 선교뿐만 아니라 사회의 불의한 구조 개선과 평화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창립된 단체가 세계교회협의회(WCC)다.
WCC는 하나님의 선교 곧 복음 전도 및 인권·환경 등 사회개혁 운동도 구원의 범주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마 카톨릭 등 다양한 종파를 영입하면서 복음주의의 색채가 희석된 측면도 있었다. WCC는 1948-1964년까지 성황했다가 반발 흐름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두 가지 대표적 반발 흐름 중 하나는 빌리 그래함 목사를 중심으로 한 1974년 제1차 스위스 국제로잔대회다. WCC는 1964-1984년 하나님의 선교에 계속 집중했고 그 결과 서구 유럽 교회의 선교 동력을 쇠락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대한 또 다른 반발흐름으로 세계복음주의협회(WEF)가 등장한 것이다. 이 WEF가 1990년대 후반 세계복음주의연맹(WEA)으로 바뀐 것이다.”
-오는 ‘9월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열린다. 국제로잔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1974년 제1차 스위스 국제로잔대회의 주요 후원자는 빌리 그래함 목사였다. 빌리 그래함 목사는 영국의 존 스토트 목사와 손잡고 이 대회를 시작했다. 존 스토트가 이 대회 문서 초안을 작성하면서 복음주의의 ‘사회참여’ 문구도 첨가했다. 이후 1989년 제2차 필리핀 국제로잔대회는 재정 운용을 잘못해 빚더미에 앉게 됐다. 미국의 후원도 끊기게 됐다. 그러던 중 WCC의 주요 참여단체 중 하나였던 스칸디나비아 교회들이 서구·유럽 교회 쇠락의 원인을 WCC로 지목하면서 이들이 WCC에 후원했던 상당액을 로잔에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로잔 측에 복음주의의 ‘사회참여’를 이전보다 대폭 강조할 것을 압박했다.
이후 로잔대회는 복음 전도와 함께 사회참여의 중요성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1990년대 들어서 WCC가 사용하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을 도입하면서 ‘총체적 복음’(Holistic gospels)을 등장시켰다. 즉 개인의 구원뿐만 아니라 사회의 구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로잔운동과 WEA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2000년대 이후 로잔운동 임원들이 말레이시아 파타야에서 WEA 등 복음주의 단체들과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합의가 불발됐다. 논의 없이 주도권 싸움만 했다고 본다. 이후 로잔과 WEA는 각자의 길을 갔다.”
-한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로잔운동과 WEA와의 최적의 관계성은?
“오는 9월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 참가비가 150만원 정도라고 한다. 선교사에게는 큰 액수다. 사실 로잔운동은 그 성격상 조직체가 아니라 운동이다. 그래서 많은 운영비가 필요 없다. 그럼에도 선교사들에게 많은 참가비를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원도 받고 있다. 이번 로잔대회에서 모은 모금액도 로잔운동이 조직체로 거듭나 운영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닐지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
로잔과 WEA의 제일 좋은 관계는 서로 협력하는 것이다. 로잔운동이 조직체를 추구하기 보단, 매번 대회마다 발표하는 문서를 통해 복음주의 선교의 정신을 밝히는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면 좋겠다. 대신 WEA는 조직체로서 로잔운동을 돕는 하드웨어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로잔운동의 사회참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좋다고 본다.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는 양면의 동전으로서 사회참여적 운동이 복음전도에 일조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로잔운동의 사회참여적 성향이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문제는 회피한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동성애 문제에 대한 입장은 서구교회 안에서도 양분된 상황이다. 동성애 문제를 건드리면 분열된다고 생각해서 서구 선교 지도자들이 침묵을 지켜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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