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72회기 3차 정기실행위
NCCK 72회기 3차 정기실행위 모습. 윤창섭 대표회장이 설교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회장 윤창섭, 총무 김종생)가 ‘NCCK 인권센터’ 명칭 변경을 위한 대화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 아울러 시국회의도 구성하기로 했다. 남북관계 악화 등 파행적 국정 운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NCCK는 25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72회기 3차 정기실행위원회(실행위)를 개최하고 이 같은 안건을 결의했다.

이날 통과된 ‘한국교회 인권선교를 위한 교회협-인권센터 대화위원회(가칭)’ 구성의 건은 NCCK 인권센터의 명칭 변경을 위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NCCK와 NCCK 인권센터에서 동수로 파송된 위원 8-10명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NCCK 인권센터는 지난 2019년 인천퀴어축제 축복식 집례 등 동성애 찬동 혐의로 기감에서 지난 3월 출교가 선고된 이동환 씨의 행보 및 차별금지법안 통과를 지지하자 일부 회원교단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NCCK는 이에 대해 “NCCK 인권센터는 본 단체와 무관하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황인근 NCCK 인권센터 소장은 ‘한국교회 인권선교를 위한 교회협-인권센터 대화위원회(가칭)’ 구성의 건에 대해 “기감과 예장통합의 NCCK 탈퇴 여론도 위 대화위원회 구성의 이유 중 하나”라며 “NCCK 인권센터에서 NCCK이름을 빼는 방향으로 논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NCCK 인권센터의 역사와 전통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또 시국회의 구성의 건이 재석 34명 중 19명이 찬성해 과반수로 통과됐다. NCCK는 이날 결의에 따라 향후 관련 위원회 대표, 총무 추천 등 11인 내외의 시국회의를 구성해 ▲발족 기자회견 ▲시국토론회 ▲시국기도회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기도 운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원용철, 정평위)와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한기양, 화통위)는 해당 안건에 대한 제안배경으로 “대북전단 살포와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로 인한 남북관계 악화,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개입의혹,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및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방조, 아리셀 리튬 공장 화재 참사를 비롯한 연이은 산업재해에 대한 무대책, 민심을 거스르는 연이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평화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22대 총선 민의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지속되는 파행적 국정운영으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때에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거시적인 안목으로 우리 사회를 성찰하고 역량을 모아 정의, 평화, 생명의 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실행위에선 이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견이 충돌하기도 했다.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한국정교회)는 “우리의 전쟁·기근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영적·신앙적인 것과 결부돼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함에 있어 세상이 그리스도인들을 바라볼 때 특정 정당이나 그룹을 지지하는 모습으로 비춰져선 안 된다”며 신중론을 표명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측 실행위원 이재호 목사도 “앞서 총무 보고서에서 인용된 2022년 퓨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이 정당과 진영 갈등 지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고, 갈등이 더욱 증폭되려는 상황에서 NCCK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한국교회의 일치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며 “(그런데) NCCK 전체의 이런 시국회의 구성은 NCCK에 대한 오해를 증폭시킬 수 있다. 위원회 수준에서 시국회의를 구성하자”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대한감리회 측 실행위원 남재영 목사(빈들의공동체 담임)는 “한반도는 남북관계 악화 등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정평위와 화통위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풀어가기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실행위에서 NCCK가 시국회의를 구성하도록 결의해달라”고 했다.

정평위 위원장 원용철 목사는 “시국이 위기 상황인 만큼 NCCK 전통대로 전체 입장을 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화통위 위원장 한기양 목사도 “NCCK가 남북 전쟁 위기 직전에 놓인 이런 상황에서 책임을 질 것을 철저히 꾸짖어야 한다. 이것이 교회의 책임”이라고 했다. 기감 측 실행위원 엄상현 목사는 “위원회가 소리 내봤자 영향력이 없다. NCCK 전체가 모여서 굵고 세게 말해야 듣는다”고 했다.

NCCK 72회기 3차 정기실행위
NCCK 72회기 3차 정기실행위에서 실행위원들이 거수로 투표하는 모습. ©노형구 기자

하지만 기장 측 실행위원이자 NCCK 서기 이훈삼 목사는 “NCCK 전체가 시국회의를 구성하자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야 한다는 뉘앙스로 들린다”며 “NCCK 전체가 나서 시국회의 구성을 하기엔 지금 시점이 부적절하다”고 했다.

숙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CBS 이사장 육순종 목사는 “담론을 놓고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동체의 합의와 집단지성이 공고해져야 한다. 지금 잘못하고 있지만 양당이 극렬하게 첨예 되고 분열된 상황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고 했다.

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뭔가를 해야 할 것은 같지만 처해 있는 상황이 어렵다. 100주년 기념사업을 앞두고 있고 NCCK 재정도 악화된 상황”이라며 “해당 안건에 대한 논의를 다음 실행위로 미루면서 교계의 의견을 모아보자”고 했다.

그러나 이날 실행위에서 해당 안건을 결정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면서 시국회의 주체 구성을 ‘해당 안건대로 NCCK 전체’ 혹은 ‘NCCK 정평위와 화통위’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압축됐다. 결국 실행위는 NCCK 전체가 시국회의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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