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국가적 위기로 대두되고 있다. 빈센트 코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검토국 국가분석실장은 "한국의 지난해 여성 1인당 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OECD는 최근 한국의 경제동향을 점검하고 정책을 분석·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보다 3배, 손주 세대보다는 9배 많은 기형적인 인구구조로 변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1만9049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8%(521명) 증가했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증가세다. 이러한 소폭 증가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지연된 혼인이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1~4월 누적 출생아 수는 7만9523명으로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 낮은 수치다.
한편, 대구와 대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한 혼인 지원 정책이 일부 효과를 보이면서 4월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24.6%(4565건) 증가한 1만8039건을 기록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포함한 저출생 대응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저출생과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는 전담 부처로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고, 부처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겸해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OECD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가족정책과 노동시장의 개혁을 크게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보육시설 확대, 휴직급여 상향, 대체인력 채용 시 정부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육아휴직 활용도를 높이고, 고품질의 공공주택 공급과 공교육의 질 제고 등을 통해 출산·육아에 따르는 비용을 경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OECD는 노동시장의 이중성 문제를 지적하며, 청년의 경제적 지위 약화가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코엔 실장은 "임금일자리의 질, 사회적인 보호에 있어 큰 차이가 있는 노동시장 이중성의 문제로 청년의 경제적 지위가 약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은 향후 한국의 노동력 공급과 공공재정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미래세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정부의 저출생 정책들이 실효성 있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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