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의 논문 ‘구원론’을 연재합니다.

최더함 박사
최더함 박사

누구보다 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제 안에 도사리고 있는 육신의 죄악들을 주님 앞에 고발합니다.

저는 누구보다 교만과 자기 자랑과 자기 의를 숨기고 사는 사람입니다.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관철시키고자 상대방의 주장이나 논리를 무참하게 깨트리는 기법에 나름 능숙한 자입니다.

저는 때로 이기적인 선택으로 제 잇속부터 챙기기도 합니다.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일에도 명확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어물쩍 넘어가기도 합니다.

어떤 의로운 일을 해야 함에도 비겁하게 회피하는 일도 행합니다. 지금은 저희 학교 대책위원장으로 섬기고 봉사하고 있지만 실상 저는 처음엔 학교 문제를 못 본 척하고 피하던 자였습니다.

어떤 경우엔 능숙한 거짓말로 상대방을 속입니다. 있지도 않은 일을 제 혼자 상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떠벌리고, 상대가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은근슬쩍 꾸미기도 하여 그 사람의 인격을 깍아 내리기도 합니다.

지금은 많이 호전되었지만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낭만을 버리지 못하던 젊은 시절도 있었습니다. 배우 이영애 씨를 영화 시상식 자리에서 직접 만난 뒤 약 한 달 동안 그녀의 얼굴을 그림으로 그릴만큼 매료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을 많이 무시하기도 한 사나운 남자였습니다.

저는 간혹 마음에도 없는 빈말로 다음을 약속하고 상대방과의 만남을 피하기도 합니다.

일주일 단위로 사는 것을 계획하고 여러 가지 일들을 규칙적으로 행한다고 하고서도 그것을 모두 성실하게 실행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입으로는 열심히 산다고 하면서도 게으름을 피우고 무사안일함과 방탕함을 즐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나보다 잘난 이에 대한 심술궂음과 비아냥과 조롱이 저 마음속 밑바닥에 잠자고 있고, 나보다 못난 이에 대한 비하와 멸시도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나보다 일처리가 미숙하고 느리고 잘못 일을 하면 답답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 바로 이런 자가 ‘최더함’이라는 지독한 죄인의 본질이자 실재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이 비참한 자 안에는 여전히 ‘옛사람’이 살아 있는 것입니다.

비단 저뿐이겠습니까? 이 땅의 목회자들과 장로님들과 집사님들과 모든 성도님들 각자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토저 목사는 이렇게 우리의 옛사람을 고발합니다.

목회자들에게 있는 옛사람은 무엇입니까? 더 큰 교회로 가려고 애쓰는 것, 교인들의 헌금액수가 적다고 불평하는 것, 교회에 큰 고기는 없고 작은 고기만 있다고 원망하는 것, 기도를 소홀히 하면서 과도하게 책상물림으로 지내는 것, 경건이 아닌 학위에만 착념하는 것이 목회자들의 옛사람의 특징들입니다.

집사들의 옛사람은 무엇입니까? 교회의 각종 회의에서 당신의 잘못된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버티면서 불쌍한 목회자를 지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찬양대원들의 옛사람은 무엇입니까? 혹시 당신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습니까? 혹시 당신은 당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음에도 굳이 솔로를 하겠다고 고집하지는 않습니까?

당신은 겉으로는 앗시시의 프란시스(1181~1226)처럼 미소 짓지만 속에는 육신적인 것들로 가득한 사람이 아닙니까? 어떤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금방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거룩한 모습으로 기도를 합니다. 토저 목사는 누구든지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신령한 사람이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어찌 한 샘물에서 쓴물과 단물이 동시에 나올 수 있겠습니까? 육신적인 사람의 입에선 오직 쓴 물만 나올 뿐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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