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자의 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는 폭력 집단 간의 이권 다툼 때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순교한 중앙아시아 범죄 조직 출신 목회자를 기념했다.
한국VOM은 26일 서울 성북구 정릉 소재 본 단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순교자 연대표에 명패가 부착된 세르게이 비사랍(Sergei Bessarab)목사를 기념했다. 그는 2004년 1월 순교했다.
한국VOM은 교회 전통에 따라 사도 바울이 순교했던 6월 29일을 순교자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마다 복음 사명을 감당하다 순교한 성도들을 기념하고 있다. 이들이 남겨준 신앙과 믿음의 유산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세르게이 비사랍은 죽기 5년 전에 다섯 번 감옥에 갔다”며 “그러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지하 범죄 조직 우두머리로서 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수감자가 비사랍에게 복음을 전했고, 비사랍은 마침내 자신의 삶을 주님께 드렸다. 그는 출소 이후 중앙아시아의 한 도시에 정착해 이슬람 사원 100개 이상이 위치한 그곳을 복음화하고자 교회를 세웠다. 세르게이 목사는 복음을 선포했고, 교회는 교인 60여 명이 출석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도시 폭도에 의해 총에 맞아 숨졌다. 세르게이 목사 부부가 그 도시로 이사한 지 1년이 안 된 시점이었다.
세르게이 목사가 순교한 직후, 타마라 사모는 남편의 삶과 죽음에서 비롯된 열매를 목격하기 시작했다. 타마라 사모는 한국VOM에 “남편의 장례식이 열리는 동안, 제 아들이 예수님을 구원자로 영접했다. 남편은 항상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었고, 결국 그렇게 했다. 그러한 사실은 제 아들에게 예수님을 믿는 믿음은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굳건히 지킬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세르게이 목사의 죽음 이후 교회는 더 많은 사람들로 채워졌다. 타마라 사모는 심각한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사역을 지속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기독교 순교자의 날’은 전 세계 교회가 믿음 때문에 핍박받고 있는 전 세계 70여개 국가의 기독교인들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VOM이 매년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다른 국가나 지역의 순교자를 부각시키는 이유는 다른 국가나 지역 형제자매들이 직면한 박해의 정도를 기독교인들에게 더 잘 이해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목사는 한국VOM에서 주목한 최초의 중앙아시아 순교자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오늘날 중앙아시아의 많은 기독교인이 예수님을 신실하게 증거한 대가로 점점 더 많은 규제와 박해를 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순교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곳에서 주님의 교회를 이끌고 나갈 담대한 현지 사역자들을 계속 세우고 계신다”며 “외국 선교사들의 손이 닿지 않는 중앙아시아 도시와 마을에서 주님께서 어떻게 역사하고 계신지를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더 많이 배워 힘을 얻고 격려받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한국VOM에서 기념했던 순교자들은 2011년 3월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에게 순교한 평신도 전도자 로치오 피노(Rocio Pino),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에 북한에서 순교한 지하교인 차덕순, 그리고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해 2013년 2월 케냐에서 순교한 소말리아의 전도자 압디웰리 아흐메드(Abdiwelli Ahmed)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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