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한국 기독교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가운데 중소형교회 목회자들과 선교 담당자들이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과 본질을 회복하고, 바른 로드맵을 모색하는 모임을 가졌다.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1박 2일간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과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여전도회관에서는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선교적 교회로 가는 로드맵 트랙’ 후속 모임이 개최됐다. 40여 명의 교회 목회자, 선교 담당자들과 선교 전문가가 한국교회 내외부적 선교 이슈를 다루는 라운드테이블 모임을 갖고, 선교 로드맵 제안 등을 통해 선교적 교회로의 첫걸음을 내딛는 자리였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김충환 선교사(한국교단선교실무대표협의회 회장, 합신세계선교회 총무)의 프로그램 진행으로, 첫째 날 개회예배에서 김영휘 목사(NCOWE 트랙 협력위원장, KWMA 운영이사, GMS 순회선교사)가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이번 모임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추구하고, 교회가 나아가야 될 바른 지향점과 교회 정체성을 찾아가는 자리”라며 “더불어 현재 다뤄야 될 교회의 선교 이슈들을 찾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모였다”라고 말했다. 또 “시대의 과제는 항상 연속성이 있다”라며 “우리 시대의 선교적 이슈와 가치를 해결하여 젊은 리더들도 이 선교적 가치와 유산을 받으면 좋겠다. 이 자리에 모인 저와 여러분이 그런 면에서 큰 책임을 가지고, 지속적인 모임으로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용구 목사(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및 협동총무)가 행사 인도를 맡아 작년 6월 평창에서 진행된 제8차 NCOWE에서 다룬 이슈들을 소개하고,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이 해외 일정으로 인해 사전 녹화한 영상으로 키노트 스피치를 전했다. 강 사무총장은 “과거 선교는 선교사가 하고 교회는 기도하고 후원하는 패턴이었으나, 교회가 (선교와) 연합되지 않으니 결국 교인들이 동원되지 않고 선교의 다이내믹(역동성)이 끊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모든 지역에서 선교사를 보내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다중심적(Polycentric) 선교를 하는 시대로, 현지교회와 동역하는 건강한 선교를 하고, 국내 300만에 가까운 이주민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선교적 교회가 되고, 교인들이 선교적 마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여러분의 고심과 고민, 연구를 통해 선교적 교회로 가는 우리 교회의 로드맵을 만들어 다양한 모델이 나오고, 한국교회가 더욱더 풍성해지고 건강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후 제8차 NCOWE 선언문, 결의서, 후속 모임 내용 등을 나누며 한국교회 선교의 현실과 선교 키워드를 찾고, 선교적 교회로 가는 로드맵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각각 손창남 선교사(조이선교회 대표), 윤마태 목사(천안서부교회 목사)의 인도로 ‘교회 내부적 선교이슈’, ‘교회 외부적 선교이슈’를 다뤘다.
둘째 날은 손창남 선교사의 진행으로 중간 디브리핑 후, 문창선 선교사(KWMA 디아스포라 실행위원회 코디네이터, 위디국제선교회 대표)가 ‘교회와 이주민 선교의 실제’, 구능회 장로(비쏠라이트 이사장)가 ‘교회의 선교동력 개발’, 박열방 선교사(FMnC 대표)가 ‘디지털 선교’를 주제로 미니특강을 전했다.
마지막 시간에는 선교 로드맵 제안 및 전체 종합 패널토의와 결단의 시간, 후속 모임 제안 등이 있었다. 김영휘 목사는 “이번 모임은 침체한 한국교회 선교의 단순한 회복이 아닌, 교회의 존재 이유와 본질을 찾아가는 모임이고, 더 나아가 급변하는 비서구권(Global South) 중심의 선교의 흐름에서 한국교회의 역할과 사명을 다짐하는 데 그 의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은 타고 있기에 존재하는 것처럼 교회는 선교하기에 존재한다’고 했던 에밀 부루너의 말처럼, 캄캄한 어둠의 터널을 지나갈수록 교회는 선교의 불꽃을 더욱 세게 타오르게 해야 한다”며 선교적 교회로서 정체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한 “이를 위해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마 6:10) △사람(그리스도의 제자)을 세우고(마 28:19~20) △교회를 세워야 한다(마 16:16~18). 다시 말해 하나님 나라의 대의에 대한 분명한 표방 아래,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우는 목표를 가진 참된 교회를 세우는 문제가 이 모임의 핵심”이라며 “주님이 원하시는 참된 교회의 구체적인 모습은 한 마디로 3차원의 신앙공동체의 모습을 지녀야 한다. 그 모습은 ‘만남’을 키워드로 하는 수직적 차원과 ‘나눔’을 키워드로 하는 수평적 차원, ‘흘려보냄’을 키워드로 하는 대외적 차원의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이뿐 아니라 “결론적으로 선교적 교회가 되려면 △선교적 리더십 △선교적 조직과 행정 △선교교육과 훈련 △선교사와 현장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있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가는 로드맵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면, ①교회의 본질과 존재 이유에 대한 성경적 이해와 확신이 있어야 하고 ②선교에 참여하는 교회, 특히 소형 교회들의 연합과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며 ③이주민 선교에 대한 지역교회의 관심과 동참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④지역교회와 한인 디아스포라교회 안에 있는 선교자원의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⑤선교사들을 파송(후원)하고 있는 후방의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서로 연대,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선교 전략과 지식, 정보를 공유하는 팀 사역을 만들어 가고 ⑥급변하는 선교지의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교회의 목회자들이 가칭 ‘선교아카데미’ 혹은 ‘목선동아리’의 선교학습공동체를 만들어 활성화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므로 이 모임은 단회적 모임이 아니라, 지속적인 모임으로 가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석한 목회자, 선교 담당자들은 “한국교회의 과제와 현안을 라운드테이블 논의를 통해 격의 없이 진지하게 나눌 수 있어 고맙고, 서로 배울 수 있었다”, “가족적이고 친화적이어서 좋았고, 정규 시간 이외에도 자연스러운 만남과 기회가 있어 좋았다”, “참가자들의 공동 참여의 기회를 이끌어 내 지루함이 없었고, 다른 트랙의 차후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좋은 모델이 되었다”, “여성 목회자들과 사모님들도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다음세대인 청년 리더들을 위한 계획도 있으면 더 좋겠다”며 소감을 나눴다.
한편, 작년 NCOWE 대회 이후 거의 1년간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해 온 ‘선교적 교회로 가는 로드맵 트랙’ 후속 모임 준비위원들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아닌, 중소형교회 목회자들과 선교담당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교회 선교라는 과제와 이슈를 나눌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준비위원들은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 제기된 소주제별 제안들을 재분류 및 정리하여 7월 22일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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