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침례회 통일선교협의회(회장 김원정 목사, 사무총장 육근원 목사, 이하 침례교통일선교협의회)가 주관한 2024년 침례교회 통일선교포럼이 최근 경기도 성남시 소재 지구촌교회(담임 최성은 목사) 분당채플에서 ‘탈북민 복음화를 위한 침례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침례교통일선교협의회는 기독교학국침례회 소속의 북한 및 통일선교에 전문적인 목회자와 사역자 그리고 통일선교 사역을 계획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통일선교 방향성과 비전을 공유하며, 실체적인 통일선교 인프라를 구축하고 진행을 위해 협의 장을 마련하여 통일선교 사역을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날 먼저, 주제특강에 나선 허바울 목사(그날교회 담임, 통일소망선교회 선교사)는 ‘북한주민의 세계관 이해와 복음수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북한 주민의 세계관 이해
허 목사는 “북한 주민들의 세계관은 유물론과 주체사상에 의해 왜곡된 세계관이라 말할 수 있다. 우선 북한 정부는 반기독교적인 유물론을 가르친다. 그리고 주체사상은 사람이 자기 운명의 주인임을 강조한다”며 “또, 북한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는 사실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사실이다. 북한 주민들은 당과 집단 안에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인식하고 있으면 행동양식도 그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이어 “사랑과 증오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없을 것이다. 북한은 이 부분에서 특이한 면이 있다. 국가적 자부심이 충성, 동지애와 같은 정서적 주제들이 북한과 정권, 지도자들, 북한 주민들 서로를 향한 감정들로 장려된다. 또한 지도자와 당과 인민은 일반적으로 아버지, 어머니, 형제나 자매와 같은 가족이나 친족의 용어들로 표현된다”며 “이와 대조적으로 북한은 일본과 미국 사람들을 증오해야 할 대상으로 가르친다.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나라와 수령 혹은 지도자와 당을 사랑하도록 동시에 그 사회에 만연한 두려움 역시 북한의 지배적인 정서적 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집단주의 세계관과 개인주의 세계관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지도자에 대한 숭배나 정치적 생명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사실은 그보다 돈이나 사회적 성공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며 “한류의 영향과 중국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북한의 현 세대들은 국가적 자부심과 긍지, 영예, 충성보다는 개인의 삶의 질적 향상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이는 20년 전부터 북한 내부에 일어난 일반적 변화이며 더 증가되는 추세”라고 했다.
◇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고려할 점
그는 “북한 주민들과 탈북민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필요한 건 복음과 성령의 역사”라며 “온전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그들이 놀라운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될 때 회심한다. 거기에 필요한 건 성령의 역사이다. 그들의 표면적 필요를 돕는 것으로는 구원에 이르도록 도울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또한, 필요한 건 진실한 사랑”이라며 “하나님의 때에 북한의 문이 열리면 복음과 성령의 능력, 그리고 진실하고 인내하는 사랑이 북한 주민들을 그리스도께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발제 토론 순서가 ‘탈북민들의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 주제로 진행됐다. 발제 토론에는 △마요한 목사(새희망나루교회 담임)가 ‘사회적 요인’에 대해 △권이현 교수(WMTV전문상담사역, 침신대)가 ‘내면적 요인’에 대해 △시현주 전도사(모란봉교회 전도사)가 ‘교회안에서의 문화적 이질감’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 탈북민의 신앙 정착을 위한 교회의 역할
먼저, 마요한 목사는 탈북민들의 신앙 정착을 어렵게 하는 사회적 요인으로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문화적 이질감·정체성 혼란·가치관 차이), 체제와 사회적인 문제로 오는 어려움(죄책감·심리적 불안·사회적 편견) , 상황적인 어려움(경제·건강) 등을 꼽았다.
마 목사는 “한국교회가 탈북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선 우선 탈북민들에 대한 관점과 인식을 바로 가질 필요가 있다”며 “혹 탈북민들의 생각과 관점에 문제가 있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지라도 우리는 먼저 그것이 북한과 같은 체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 역시 그 체제의 피해자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하나님의 관점으로 탈북민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며 “하나님께서 이 땅에 탈북민들을 보내신 것은 이들만 더 나은 삶을 누리게 하려고 보내신 것이 아니라 이들을 통해 한국 사회가, 더 구체적으로는 한국교회가 준비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나 교회는 탈북민들을 우리 사회에 도움이 안 되는 문제가 많은 집단이나 사람들로 보는 것이 아닌 통일을 위한 하나님의 역군으로, 먼저 온 통일을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물론 탈북민의 삶이 대부분 하나님의 사명과 상관없이 보인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북한과 고향에 대한 마음과 사명을 깨닫게 하는 것이 또한 한국교회의 역할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탈북민들을 바라본다면 그들이 더 이상 긍휼의 대상이 아닌 북한 회복을 위한 한국 교회의 동역자들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 탈북 청소년 정신건강 회복 지원에 대해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권이현 교수는 “북한 이탈주민들은 북한 탈출에서부터 남한에 입국하여 정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건강한 적응을 방해하는 요인들에 노출된다”며 “또한 북한에서 경험한 ‘북한체제트라우마’로 인해 존재적 박해, 공포 불안, 강박적 반추불안, 가중처벌 예기불안 등이 있다. 이로 인해 왜곡된 가치관, 부정직한 태도, 수치심, 책임전가, 무기력증, 의심, 이분법적 사고, 반동형성 등의 악순환으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트라우마 영향은 탈북민들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건강한 신앙생활을 가지는 것을 방해한다”고 했다.
권 교수는 “2019년 3월 기준으로 북한이탈주민 중 청소년 및 초기 성인기(10~29세)에 해당하는 인원은 총 12,976명으로, 전체 입국 누적인원의 약 40%를 차지한다. 2019년 자료를 감안할 때, 2024년 현재 탈북 청소년 입국 사례는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아울러 “탈북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돕기 위해서는 자존감 등 개인적 보호 요인을 강화하는 개입과 함께, 가족 관계가 외상 후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부모 코칭이나 가족 상담 같은 접근이 유익할 것”이라며 “한국 교회의 탈북민 사역은 외상으로 인한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하나님 안에서 건강한 가족을 세워 나가는 것을 도울 때, 그들이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건강한 신앙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 탈북민 사역, 오래 버티면 결국 된다
다음 세 번째로 발제한 시현주 전도사는 “복음은 시급하게 전해야 할 중대한 소식이지만, 복음을 탈북민들과 함게 살아내는 것은 평생 실천해야 할 과업이기에, 함께 살면서 성령께서 각 사람의 필요를 보여주실 때, 순종하여 하나씩 차근차근 행해야 한다”고 했다.
시 전도사는 “탈북민 사역, 오래 버티면 결국 된다고 생각한다. 모란봉교회가 산 증인”이라며 바라기로 탈북민 리더들, 여호수아 세대로의 세대교체가 원만히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아울러 “하나님의 끊임없는 손길과 역사하심과 돌보심과 이루심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21세기 사도행전 29장의 현장에, 모든 침례교회와 한국 교회를 초대하고 싶고 함께 하나님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싶다. 통일한국과 나아가 열방선교를 완수하는 선교학국의 사명을 감당하는 영광을 함께 누리고 싶다”며 끝으로 모란봉교회 출신 탈북민 사역자의 당부의 말을 전했다.
포럼은 전진 목사(새소망교회, SWBTS 선교한 전공)의 진행과 김조인 선교사(우리하나교회 담임)가 참여한 토론, 안희열 교수(침신대)의 ‘탈북민의 신앙 정착을 위한 침례교회의 과제와 역할’ 주제의 특강 순으로 모두 마쳤다.
한편, 이날 위촉식 및 업무협약식도 진행됐다. 위촉식에는 △지도자문위원에 정승룡 목사(리치몬드침례교회), 김종성 목사(부산침례교회), 김형철 목사(하나엘교회), 김형윤 목사(FMB 순회선교사), 안진섭 목사(새누리2교회), 최성은 목사(지구촌교회) △전문위원회에 김영식 목사(포타미션 대표), 최원진 교수(침신대), 안희열 교수(침신대) 등이 위촉되었다. 그리고 육근원 사무총장(세종시민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업무협약식엔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와 통일선교협의회가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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