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광장’에서 촬영한 도너패밀리 기념사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가족을 떠나보내는 슬픔 속에서 장기기증을 결정한 이들이 지난 5월 28일 강원도 춘천 일대를 찾았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가 코로나19로 5년간 잠정 중단됐던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하 도너패밀리)을 위한 야유회를 진행한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진행된 이번 야유회는 30여 명의 도너패밀리가 모여 기증인에 대한 그리움을 나누고, 나아가 생명나눔의 고귀함을 시민들에게 전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강원도 춘천의 ‘소양강 처녀상’을 방문한 도너패밀리들은 아름다운 소양강의 절경을 바라보며 기증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뇌사 장기기증인 故 양진영 씨의 어머니 김선희 씨는 “지난 5월 15일이 아들의 생일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곳에 오니 아들 생각이 더 많이 난다”며 “생명나눔이라는 고귀한 경험을 공유한 도너패밀리들과 함께하는 이번 여행이 마치 아들이 보내준 선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으로 야유회에 참여한 뇌사 장기기증인 故 조인출 씨의 아내 김경옥 씨는 “아름다운 소양강을 바라보니, 남편과 함께 여행을 다니던 시절이 생각나 울컥하기도 했다”며 “도너패밀리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남편의 빈자리가 슬픔이 아닌 생명나눔의 자긍심과 사랑으로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소양강에 이어 ‘춘천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광장’을 찾은 도너패밀리들의 손에 들린 형형색색의 피켓이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증인에게는 감사함을, 이식대기자에게는 희망을!”, “Remember your love”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도너패밀리들은 생명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구호를 외치며 광장 일대를 행진했다.

이날 캠페인에 함께한 뇌사 장기기증인 故 이영록 씨의 누나 이옥자 씨는 “남동생의 장기기증 이후 희망등록서를 늘 가지고 다니며 주변에 장기기증을 알리고 있는데, 가족과 같은 도너패밀리와 홍보 캠페인에 함께하니 더욱 뜻깊다”라며 “이런 의미 있는 캠페인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가 장기기증에 대한 시민들의 마음도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캠페인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가족을 잃은 아픔을 딛고,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며 “장기기증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오늘 목청 높여 생명나눔의 가치를 외치는 도너패밀리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및 소규모 행사로 진행되던 도너패밀리 모임이 금일 야외 행사로 재개되며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아 더욱 감사한 시간”이라며 “오늘 이 시간이 도너패밀리들이 서로 의지하며 생명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위로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본부는 2013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를 발족하고, 지역별 소모임, 이식인과의 1박 2일 캠프, 1일 추모공원, 문화 공연 및 전시회, 유자녀를 위한 장학회 등의 다양한 예우 프로그램을 통해 도너패밀리를 지원하는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