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측은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소위 ‘유신진화론’으로 보고 이것이 학교가 속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신학 정체성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학교 측은 이런 이유 등으로 징계위에 그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측 결정의 정당성 유무를 두고 논란이 일었으며, ‘유신진화론’과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전국신학자공동대책위, 한국기독교교양학회,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한국문화신학회, 한국민중신학회, 한국연구재단이 공동 주최했다.
한국문화신학회 박일준 회장은 인사말에서 “뜻밖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통해서 우리가 이렇게 모여 ‘창조신학’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게 된 것을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 신학계가 ‘창조’를 신학적으로 성찰해, 한국적 창조신학을 펼쳐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그는 “자칫 외롭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포기할 수도 있었을 우리의 동료, 박영식 교수와 더불어, 오늘의 난국에 함께 머물고 연대하기 위해 모인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시대가 우리의 말을 듣고 따라오기를 힘주어 목청껏 외치면 하나님 나라가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믿음만으로는 우리 시대 교회와 신학의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난국에 함께 연대하여, 기독교의 메시지를 시대를 향해 전하기 위해 연대하고 궁리하는 우리의 집단지성이 한국 기독교의 희망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손호현 교수는 최근 서울신대 측이 박영식 교수의 저서에 기록된 내용을 근거로 박 교수가 ‘무로부터의 창조’ 교리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해당 내용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박 교수는 오히려 같은 저서에서 ‘무로부터의 창조가 갖는 교의학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김학철 교수는 진화론이 ‘신을 학술논문에 끌어들이지 않는’ 방법론적 자연주의를 따른다며, 진화론 자체가 신의 존재 여부에 관해 무슨 말을 하고자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성서의 문자적 접근에 따른 창조 이해가 신의 창조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식이 아니라면 과학적 이론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과학으로서 진화론과 특정한 복음 이해가 부딪히고, 이로 인해 과학으로서 진화론을 전면적으로 부정해야만 그 신앙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저 예전 유대인의 곡해하던 ‘예루살렘성전’이나 ‘율법’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주장은 진화론이 수용되어야만 적절한 신앙이라는 뜻이 아니”라며 “기독교의 신앙은 진화론이라는 과학 이론이 이후에 잘못된 가설로 증명이 되든, 그렇지 않고 여전히 가장 강력한 설명으로 존속하든 간에 성립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펴고자 하는 뜻은 현재까지의 과학적 결론을 부정하고서야 성립되는 신앙이라면 그 신앙은 자신의 명운을 과학의 흥망성쇠에 맡겨둔 꼴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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