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 2024 제2차 정기학술대회 개최
한국선교신학회 제2차 정기학술대회 참석자 기념 사진. ©한국선교신학회

한국선교신학회(회장 박보경)가 최근 대전 동구 소재 대전제일교회(담임 김철민 목사)에서 ‘지방소멸시대의 지역교회와 농어촌교회의 선교전략’이라는 주제로 2024 제2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일 교수(장신대)를 좌장으로 ▲한경호 목사(계간 농촌과목회 발행인)가 ‘지역소멸의 위기, 문명의 위기, 농과 농촌교회의 위기와 그 극복’ ▲강성열 교수(호남신대)가 ‘지방소멸시대의 농촌선교전략과 실천에 관한 연구’ ▲백영기 목사(쌍샘자연교회)가 ‘우리의 희망, 농부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농을 살리는 길이 나라와 인류를 살리는 길

먼저, 한경호 목사는 “전 세계가 위기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 붕괴, 그로 인한 자연 재해, 생태계 혼란, 식량 파탄, 국가체제의 붕괴, 전쟁, 대규모 참사 등 끔찍한 사건들이 예상된다”며 “지역소멸의 위기 또한 도시산업 문명이 초래한 이러한 일련의 위기 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진행된 도시산업 문명은 지역의 소멸 다시 말해 농촌과 농민의 희생을 대가로 이루어졌다”며 “이 문명을 받쳐주는 것은 석유 화학 에너지이다. 농업 역시 석유 화학 농업으로 변화되었다. 각종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들, 트랙터, 콤바인 등 각종 농기계들은 석유 에너지에 의해 생산되고 움직인다. 이 현대 도시산업 문명은 인위(人爲)의 정점에 있으며, 대규모의 생태계 파괴와 오염, 그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기후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인간은 그저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정말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인간도 생물의 한 종에 불과하며 만일 자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수많은 종들이 겪은 멸종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오늘 인류의 문명은 죽음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체제 안에서 농업 역시 반(反)생태적인 죽임의 농업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가장 밑바닥에서 사회모순을 겪고 있는 농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전위로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성찰과 깨우침이 필요하다. 생명을 창조하시고 오늘도 계속 살리고 유지시켜 나가고 계신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이야말로 제일 앞장서서 위기 극복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농을 살리는 길이 나라와 인류를 살리는 길이다. 농업(민) 없이 나라 없고, 농촌교회 없이 교회 없다”고 했다.

한국선교신학회 제2차 정기학술대회 개최
한국선교신학회 제2차 정기학술대회가 ‘지방소멸시대의 지역교회와 농어촌교회의 선교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한국선교신학회

◆ 지방소멸의 위기 극복 위한 한국교회의 세 가지 중점 과제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강성열 교수는 “맨 처음 인간인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로부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복을 받는다(창1:28)”며 “이를테면 인구 증가의 복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인구 증가의 복은 창세기에서만 모두 일곱 번이나 반복되며, 그 일곱 번 중에서도 여섯 번은 야웨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직접 주시는 복으로 언급된다”고 했다.

강 교수는 “생육과 번성으로 요약되는 인구 증가의 약속이 하나님의 복으로 이해된다면, 그 반대가 되는 인구 감소 현상은 어떻게 이해되는 것인가”라며 “구약성서는 대체적으로 인구 감소 현상을 하나님의 징계나 심판으로 이해한다. 시내 산 언약의 단락에 속한 복과 저주의 규정(신 28장)이 그 점을 잘 보여준다. 예언자들 역시 이스라엘에 임할 하나님의 심판이 궁극적으로는 인구 감소의 차원에 해당하는 것임을 강조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초저출산율(0.72, 2023년) 상황과 인구 감소(출생아 수 23만명)의 현실은 이러한 저주의 규정에 해당하는 것만큼이나 심각하다”며 “도시의 변두리 지역과 농어촌 지역의 소멸 위기로 규정되는 지방소멸의 위기는 농어촌교회의 소멸 위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 국회, 기업, 학술단체, 언론계, 교육계 등 모든 국민의 대동단결을 요청하는 최고 국정 과제임이 분명하지만, 한국교회 역시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화급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도시 지역의 교회들과 똑같이 그리스도의 몸에 속해 있으면서도, 장차 지방소멸 위기의 직격탄을 맞게 될 농어촌교회들을 세우는 일이야말로 현실적으로 한국교회가 전력투구해야 할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임이 분명하다”며 “뒤틀리고 왜곡되어 있는 그리스도의 몸을 정상으로 회복시키지 않는 한, 한국교회의 미래 역시 매우 어두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좀 더 적극적으로 지방소멸의 위기를 이겨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서 세 가지 중점 과제들을 종합적으로 시행하고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 먼저, 마을 살리기와 마을 만들기를 지향하는 마을목회의 비전을 실천하고, 둘째로 한국 사회의 이주민들을 자신의 자녀들이나 자신처럼 사랑하고 섬기는 이주민 수용 목회를 농어촌 선교 전략으로 구체화하는 한편, 셋째로 농어촌 거주민 개개인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액의 현금을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선교적인 차원에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한국교회가 이 세 가지 중점 과제들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우리 시대의 약자 계층인 농민들은 아무런 걱정 없이 농업과 농촌을 살려내는 일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농어촌 지역을 떠나 도시권으로 이농, 탈농했던 사람들이나 농어촌 지역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귀농과 귀촌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주민들을 포함하는 농어촌 거주민들 모두에게 안정된 농가 소득이 보장되고, 귀농이나 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거주할 수 있는 공동임대주택까지 마련된다면, 한국교회는 농어촌 지역의 소멸 위기를 부추기는 초저출산율이나 무출생의 위험을 이겨내고서, 하나님께서 맨 처음 인간에게 주셨던 생육과 번성의 복이나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주셨던 인구 증가의 복을 성취하는 기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예수, 텍스트 넘어 삶의 콘텍스트”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백영기 목사는 “예수는 텍스트(text)를 넘어 삶의 콘텍스트(context)이다. 한국교회는 ‘하나님 나라’라는 텍스트만 있을 뿐 그 텍스트가 실현된 삶을 잃어버렸다. 예수의 가르침에는 삶의 콘텍스트가 있다”며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에 관해 말씀하실 때 단순명료하게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정의’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 놓았다. 예수의 이야기 속에는 삶의 콘텍스트가 가득 담겨 있다. 온갖 상황에서 일어난 일들, 간음한 여인과 포도원 품꾼, 사마리아 여인 등 복음서에 그 내용이 차고 넘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삶의 자리요 일터인, 농촌의 교회와 목회는 변화하는 시대만큼 변신해야 한다”며 “교회는 완성된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다. 교회와 목회는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장이요 공동체로서 얼마든지 변화하고 변신해야 한다. 예수와 복음의 정체성으로 하나님 나라를 향한 지향성을 다양하게 풀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 목사는 “우리 하나님이 농부라면, 우리도 마땅히 농부여야 한다”며 “예수께서 하나님을 농부로 표현하신 대목을 주목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라. 농부 하나님을 따라 농촌과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농부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피 대상 1호나 살고 싶지 않은 곳이 아니라, 그곳이 잃어버린 에덴의 길목이며 하나님 나라의 기반이라는 자부심을 품어야 한다”며 “농부 하나님의 의도와 말씀은 물론, 독일이나 유럽처럼 농업 마이스터 과정으로 농부 자격고시와 같이 농업과 농민에 대한 위상과 격이 교회로부터 새롭게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행사는 토의 및 질의응답 순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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