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삼 목사(서울광염교회)가 최근 교회 홈페이지에 ‘우리 인생선(人生船)도 조금은 가볍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조 목사는 “바울의 4차 전도여행 때, 유라굴로 광풍을 만난다. 이때 바울은 배편으로 로마로 압송되고 있었다”며 “가이사랴에서 출발해 로마의 속주 루기아에 있는 한 도시 무라에서 바울 일행이 환승한 배에는 276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모두가 죄수는 아니다. 당시로는 상당히 큰 배이다. 이 배는 군함이 아니라 여객선이다. 더 정확하게는 여객과 짐을 같이 싣고 여기저기 들려 로마로 가는 여객선이다. 이 배에는 하물도 많이 실렸다. 성경에 나오는 하물은 짐이라는 의미다. 화물의 오자로 오해하기 쉽다”고 했다.
이어 “이 배는 미항을 출발해 뵈닉스로 가다 허리케인급 태풍을 만났다. 이 배를 탄 사람들은 태풍을 만나 칠흑 같은 바다 위에서 14일이나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다”며 “성경을 보는데, 태풍을 만난 선장과 선원들이 한 일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버리는 것이다. 그들은 14일 동안 다 버렸다. 하물도 바다에 던졌다. 배의 기구들도 버렸다. 나중에는 거룻배 줄도 끊었다. 그들의 양식인 밀도 바다에 쏟아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버린 것은 다 돈이다. 평소라면,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을 그들은 버렸다. 어쩌면 그들이 생명처럼 귀히 여겼던 것들을 그들은 버렸다. 배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야 살 수 있기에, 이들은 버렸다”며 “태풍을 만난 상황이 아니라면, 결코 버릴 수 없었던 것을 그들은 버렸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살았다”고 했다.
그는 “인생 태풍을 만나면, 그때 무엇이 중요한지 선명해 진다. 평소 저 뒤에 두던 것이 소중한 것이란 것을 아는 때도 이때”라며 “인생선, 배 선(船)자를 넣어 지은 말이다. 우리 인생선도 조금은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너무 무거워 배를 띄울 수 없다면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 계속 쌓기만 하면, 그 무게에 우리 인생이 눌릴 수도 있다”며 “배가 땅에 닿으면 더는 항해가 어렵다. 배는 띄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하면 버려야 한다. 저장장애라는 말이 있다. 버리지 못하고 쌓는 것을 두고 하는 말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버린다고 생각하면, 아까울 수 있다. 심지어 죄책감이 들 수도 있다”며 “그러면 나눠 입는다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눠 먹는다고 생각하면 좀 더 쉽게 덜어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버리지 않아서, 흘려보내지 않아서 너무 인생선이 무거운 상태는 아닌지, 주기적으로 계측해 볼 필요도 있다”며 “집을 차지하고 있는 너무 많은 물건 때문에 숨 쉴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닌지, 둘러봐야 한다. 살려면 덜어내야 한다. 살려면 나눠야 한다. 살려면 버려야 한다. 그래야 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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