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사회적목회컨퍼런스와 제4차 목회자 취업박람회가 30일 성락성결교회(담임 지형은 목사)에서 열렸다. 목회사회학연구소, 크로스로드 등 6개 단체가 주최했다. 주최 측은 출판·마을 목회·개인 사업·기술 전문직 등 각종 분야에서 상담 부스를 설치해 이중직을 원하는 목회자들과 상담을 진행했다.
여러 상담 부스 중 기술·전문직 분야에 속한 랍비직업개발원이 눈에 띄었다. 랍비직업개발원은 에어컨설치, 제과제빵, 승강기관리사 등 각종 기술을 목회자들이 터득하고 이들의 생계적 자립을 돕는 단체다. 목회자들이 이 단체에서 교육받는 데 필요한 비용 전액을 크로스로드(이사장 정성진 목사)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 부스에선 랍비직업개발원의 에어컨 설치 교육을 담당하는 김웅기 본향교회 목사가 목회자들을 상대로 상담을 진행했다. 에어컨 설치·판매 관련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김 목사는 “랍비직업개발원에서 벽걸이·스탠드형 에어컨 설치 관련 기술을 일주일 만에 터득할 수 있다”며 “에어컨 1대당 설치 시간이 3시간 밖에 되지 않고 하루 한 건 설치 당 20만원까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목회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고수익을 올리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 밖에 훈훈출판(소재웅 목사, 출판/문화), 겨자씨커뮤니티·마을학연구소(박홍래·민건동 목사, 마을목회), 카페 라온트리(이광복 목사, 개인사업), 라이프호프/굿미션네트워크(장진원 목사, NGO), 얼룩말식당(김철수 목사, 개인사업), 사람을 돋우는 마을 사람들(김주선 목사, 사회복지), 라이프 재난복구(고영수 집사, 기술/전문직), 마을공작소(안준호 목사, 기술/전문직), 다함께 돌봄센터(라종준 목사, 사회복지)가 이중직 목회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들과 상담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1부 ‘한국교회 [살아] 있는가?’, 2부 ‘한국목회자 [삶(일터)]가 있는가?’순으로 진행돼 이중직 관련 전문가들이 발제했다. 1부 세미나에서 ‘살았다고 하나 죽은 교회’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정성진 목사(크로스로드 이사장)는 “한국교회의 문제는 믿음이 있으나 행함이 없는 것”이라며 “과연 지역의 큰 교회는 미자립교회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지원하는가”라고 했다.
그는 “지역의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돌보지 않는 ‘사랑의 나눔’이 없기에, 기독교가 사랑과 희생을 얘기해도 행함과 진실함이 없어 결국 위기에 봉착한 것”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교회가 입이 아니라 행실로 섬긴다면 작은 천국을 이루고, 결국 많은 이들이 교회로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는 ‘한국교회에 미래는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소명을 후회하는 목회자 비율이 30%로 파악돼, 이는 3년 전보다 8% 증가한 수치”라며 “이는 목회자의 성실성 결여라기보단, 기존 목회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전통적 목회 패러다임이 한계에 이르렀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라는 울타리에 한정된 사역이 아닌, 삶의 현장에 녹아들어 하나님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목회가 시급하다”며 “소형교회들은 특색에 맞는 목회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 한 조사에서 교인 숫자 100명 미만의 소형교회 목회자들 중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사들의 목회 만족도는 약 77%로 파악됐다. 반면 소형교회 목회자 중 성장을 추구하는 목사들의 목회 만족도는 66%에 불과했다”며 “이는 소형교회 목회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웃을 섬기려는 목회적 욕구가 클수록 목회적 자존감이 비례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가운데 마을 목회가 대두된다. 곧 교회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외부의 다양한 자원과 결합해 지역 사회를 섬기는 사역”이라며 “교회가 하나님과 이웃 사랑이라는 본질에 충실하다면, 그것을 표출하는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신앙생활 속에서 나와 이웃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새로운 일상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 (대안)이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박홍래 목사(사회적목회포럼 공동대표)는 “여러 신학대학원들이 목회학석사(M.div) 과정에서 이중직 관련 수업을 개설하기도 하나, 목회자의 이중직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받고 마을 목회를 시작할 때 이중직 목회자들은 행정적 전문성 결여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이중직을 한다 해도 전문성 결여로 결국 목회자들이 단순 노무직으로 빠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성공적인 이중직 목회를 위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또 “마을 목회에서 주민들에게 교회로 데려오기 위한 섬김으로 다가선다면 거부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교회가 마을로 자연스레 들어가 섬기는 방식이 성공적 마을 목회를 위한 전제”라고 했다.
그는 “교회 공간을 마을 목회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도 마을 목회의 성공 요인이다. 가령 최근 제가 담임하는 교회의 주방을 지역사회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을 만드는 장소로 제공해달라는 안산시 공무원의 요청을 받기도 했다. 교회를 지역사회 주민들이 자연스레 드나들 수 있는 장소적 개념으로 제공한다면 마을 목회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을 섬기는 교회로서의 영적 초점을 견지하면서, 비록 히브리서 11장 39절 말씀처럼 약속한 것을 받지 못할지라도 끝까지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섬긴다면, 마을 목회는 기필코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개회예배에서 ‘너는 내 곁에 서 있으라’(신명기 5장 30-31절)는 제목으로 설교한 지형은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본은 하나님의 곁에서 말씀을 듣는 것”이라며 “마리아는 봉사로 분주했던 언니 마르다와 달리 예수님의 곁에 말씀을 들었다. 마리아를 꾸짖어달라고 요청한 마르다의 바람과 달리 예수님은 말씀을 듣는 마리아를 칭찬했다. 이처럼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에서 멀어지면 생명력을 잃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 목회자는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그 말씀을 청종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돌아가야 할 본질적 자리”라며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지난 이천 년 세계사를 변혁시키는 강력한 에너지이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진 2부 세미나의 열린 포럼엔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박대성 목사(송학감리교회) 등이 목회자들과 토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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