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목사는 “제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출석하고 있던 아주 작은 교회의 목사님께서 어디 좀 같이 가자고 하셨다. 영문도 모른 채 이끌려 온 곳이 이곳 청파교회”라고 회상했다.
이후 43년간 이 교회에서 목회했다는 그는 “잠시 머물다 떠나려던 애초의 계획과 달리 평생 한 교회의 사람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상투적인 말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생각은 없지만 ‘돌아보니 발자국마다 은총이었네’라는 이현주 목사님의 고백이 저의 고백이 되고 말았다”며 “매 순간 자유롭게 선택하며 오늘에 이르렀지만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니 어떤 필연이 작동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모세가 하나님의 뒷모습을 보았다는 말을 저는 하나님 체험은 언제나 사후적으로, 반성적으로 인식된다는 말로 이해한다”며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은 하나님의 선율은 스타카토 식으로 전개되기에 여간 주의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말 그렇다. 지금은 그 선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설교 말미에서 “우리 모두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엡 3:19)을 누리면서,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통받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 곁에 다가서십시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십시오. 주님은 지금까지도 우리와 함께 계셨던 것처럼 늘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진규 시인의 말대로 앞물결이 뒷물결에게 자리를 내주기 때문에 바다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것처럼 우리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뻐한다”며 “이제 새로운 시작 앞에 선 우리 교회를 하나님께서 이끌어주시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기석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이화여고 교목과 육군 군목으로 사역한 뒤 청파교회 부담임을 거쳐 이 교회 담임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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