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123차 정기학술대회 논문발표회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123차 정기학술대회 논문발표회 참석자 기념 사진.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회장 하광민 박사)가 6일 오전 서울 금천구 소재 주님앞에제일교회(담임 노윤식 목사)에서 ‘지정학적 분쟁과 선교’라는 주제로 123차 정기학술대회 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안희열 박사(침신대)를 좌장으로 전호진 박사(인도차이나연구소장)가 ‘구스타프 바르넥과 현대선교운동’ ▲하광민 박사(총신대)를 좌장으로 장훈태 박사(아프리카미래협회)가 ‘지정학적 갈등과 분쟁 상황에서의 선교’ ▲소윤정 박사(아신대)를 좌장으로 유은혜 박사(연세대)가 ‘모형과 원형-분열과 획일의 양극화를 넘어서기 위한 세계기독교의 기반’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바르넥의 자립 이론과 성경에 기초한 전략 실천해야

먼저, 특별강연을 한 전호진 박사는 “구스타프 바르넥(Gustav Warneck:1834-1910)은 현대 선교학의 개척자이며 아버지이다. 바르넥은 독일 복음주의 선교 이론의 기초를 낳은 세계적 선교학자”라며 “그의 선교사상은 미국 복음주의 선교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전 박사는 “바르넥은 1896년 할레대학교 선교학 교수로 취임하는데, 할레대학교는 1692년 독일 경건주의자 Philipp J. Spener와 August H. Francke가세운 학교이다. 모라비안 선교운동의 창시자 진젠돌프도 이 학교 출신”이라며 “바르넥은 1896년 이 대학교 선교학과 교수로 취임한다. 할레대학교가 구라파에서 선교학을 시작한 최초의 학교가 된다. 그 뒤를 이어 튀빙겐 대학을 위시한 몇개 대학교에서 선교학이 정식과목으로 채택되었다”고 했다.

이어 “바르넥 연구의 필요성은, 그가 영국과 미국의 복음주의 선교운동과 신학에 미친 영향 때문”이라며 “그의 선교 신학의 뿌리는 독일 경건주의로서, 경건주의 핵심은 영적 부흥과 교회내 교회의 교회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건주의 교회관은 참신자의 범위를 많이 좁힌다. 이것이 신학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 영적으로 참 신자여부는 하나님의 심판에 맡기는 것이 우리들의 교회관”이라며 “바르넥은 교회내 교회 이론에 근거, 교회 소수의 헌신자들이 참 교회로, 이들이 세계 선교의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의 사상은 후일 초 교파 선교이론에 기초를 제공하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르넥의 학문적 업적 중 중요한 것은Algemeinen Missions- Zeitschrift를 1874년부터 발행하기 시작하였다. 이 선교 저널은 독일어 세계에 선교 정보와 이론을 제공하였다”며 “또, 1909년 가을에 스웨덴 선교회 대표 Dr. Waldenstrom은, 바르넥을 1910년 문학 노벨상 후보자로 스웨덴 학술원에 강력하게 추천하기도 했다”고 했다.

아울러 “아시아 기독교회의 저성장은 외부적 요인보다 내부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19세기 독일 자유주의 신학이 절정에 도달한 시대에 바르넥은 복음주의 신학의 수호자 역할을 하였다”며 “지금 한국 선교는 선교지에서 이양의 단계라고 말하는데도, 이양과는 거리가 먼, ‘돈 선교’를 하고 있다. 바르넥의 자립 이론과 성경에 기초한 전략은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123차 정기학술대회 논문발표회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123차 정기학술대회논문발표회 진행 사진.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제공

◆ 갈등과 분쟁 상황에 놓인 미래 사회 선교 방향 모색, 사역자의 책무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장훈태 박사는 “우리 주변의 모든 위기는 우리가 사역하고 있는 이 세계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강요한다. 인류 역사의 현주소와 선교적 미래의 방향을 알기 위해서는 영성과 지성의 지정학 지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신학교 교육 과정은 시대에 뒤처진 채 이러한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하지 않는다”며 “지구촌의 갈등, 분쟁,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정치적 이해와 접근 없이 미래 선교의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갈등과 분쟁 상황에 놓인 미래 사회의 선교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그리스도인 사역자의 책무”라고 했다.

장 박사는 “창조 이래 세계를 뒤흔든 사건은 하나님과 인간의 갈등”이라며 “하나님의 특별 명령을 어긴 인간의 에덴동산 추방은 창조 이후 최대의 사건이다. 아담과 이브는 인류 역사에서 독점할 수 없는 갈등의 원인자이며 동시에 추방을 받은 자”라고 했다.

이어 “에덴동산에서 첫 인간의 추방은 하나님의 문화를 집단‧국가‧특수한 인간이 차지할 수 있다는 인간에 대한 강력한 질책”이라며 “하나님의 명령만 잘 지켰더라면, 인간은 에덴동산 이외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즐길 수 있는 강력하고 다층적인 존재였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에덴동산 추방 이후 흥미로운 일은 모두 인간의 멸망을 조명할 뿐이다. 창세기의 창조 교리는 인간이 수 세기를 흐르는 문화를 섬세하고 광범위한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런 시각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조 이래 인류가 지정학적으로 갈등과 분쟁 그리고 전쟁을 하는 것에 대하여 ‘부끄러워하고 한탄할 줄 알아야 한다.’(겔 36:32)”며 “갈등과 분쟁은 죄악으로 인해 정결하지 않은 생각과 눈과 마음이 황폐한 상태, 가증한 말과 행위가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눈과 마음이 황폐한 곳에는 황량하고 적막할 뿐이다. 인간의 가증한 말은 상대에게 신뢰받지 못한다”며 “이 같은 태도를 가진 자들에게 전심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선대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면서 마음과 몸에 할례를 받아 거룩함으로 살도록 하면서, 복음의 강력한 선포와 양육, 돌봄을 행하는 선지자 정신으로 책무를 다함으로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은 생존 자체’임을 인식하도록 하되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이 밀려나지 않도록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바울사도와 같은 포용성, 다양성, 대면을 통한 영접으로 하나님 나라 증거가 있을 때 갈등과 분쟁은 감소된다. 로마에서의 2년간 셋집에 머물면서 유대인과 이방인의 갈등과 분쟁을 개의치 않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 틈새로 복음을 전했던 것과 같다”며 “따라서 세계는 위대한 성장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축소되는 인구, 축소되는 자원, 경제는 이 세계를 점점 축소시키고 있다. 축소되는 부스러기를 찾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박사는 “인류 사회는 많은 갈등으로 우리의 미래와 기독교 선교 사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라며 “불완전한 지도위의 갈등의 붉은 선을 화평의 하늘 선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과 미래의 방향을 해석하는 열쇠는 모두 성경에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지구상의 복음사역자들을 통하여 성경적 세계관과 심비(心碑)에 새기는 성경을 토대로 하는 외교, 경제, 국제정치, 교육의 영역에 확장되는 것만이 문제를 풀어가는 열쇠”라고 했다.

◆ 세계기독교, 모형존재론에 기초할 때 큰 잠재력 가져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유은혜 박사는 “기독교제국은 동일성의 원리(A=A)를 나타낸다. 나 자신이 천국도시가 되기 때문이며, 자신 안에 신성을 채워 신화되어 가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모형이 아니라 이미지, 원형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모형 존재론이 없다면, 스스로를 모형이라고 묶어둘 수 있는 제재가 없이 곧 자신이 원형, 그 이미지 자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전적인 동일성의 원리”라고 했다.

그러나 “모형 존재론은 존재와 모형(being and figure)의 위격적 결합물로써, 이 존재론에 기반한 세계기독교는 그 모형이 이미지 자체가 될 수 없으니, 자기 자신의 상황성(being)을 여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편적인 상황신학으로만 빠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모형이기에 원형을 대변하고 그 원형과의 유사성을 가질 뿐 아니라, 다른 모형들과 동일성 내의 유사성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기독교제국과 달리 모형존재론(being and figure)에 기반으로 한 세계기독교는 ‘존재’(숫자)와 ‘모형’(형상의 계시)을 모두 증가시켜, 단순히 교회가 수적 증가만이 아닌,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주님의 영광을 아는 지식으로 땅을 가득 채울 때에, 모형들이 그들을 낳은 전체 원형과의 일치가 커지게 된다”며 “우리는 천국의 이미지를 닮아가고, 결국 천국교회와 같은 존재로 ‘의롭다 칭함’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 박사는 “세계기독교가 모형존재론에 기초할 때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세계기독교가 본래 가지는 그 ‘가족적 유사성’은 ‘일의성 내에서의 유사성’을 통해 더욱 분명해질 수 있다. 세계기독교는 자신의 궁극적인 기반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단일성’과 ‘복수성’ 혹은 ‘파편화와 획일성’ 사이에서 고민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어떤 이들은 포스트모던적 차이의 절대화는 끝났다고 결론짓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는 또 한편으로 이제는 ‘일치’라는 이름으로, 차이가 오히려 더 복잡해진 위계적 차이로 강화되었음을 주지하였다. 중세 기독교제국의 패러다임, 즉 먼저 모든 것이 다르다고 보 는 ‘차이의 해석학’ 안에서 다름 내에 투과할 수 있고 주입될 수 있는 일치를 추구하는 기독교제국적 패러다임이 다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이의 신학에 초점을 맞춰온 기독교는 이제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 대응해야 한다. 세계기독교를 위한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 즉 실체의 존재성을 긍정하면서도 관계성을 유지하며 전체주의는 피하는, 고유한 개별성과 상황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보편성, 개인의 구별됨이 살아있는 보편성에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흠모된다”고 했다.

더불어 “모형 존재론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실체를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그 구별성이 분리되지 않고 관계성을 이루는 ‘동일성 내의 유사성’이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 박사는 “신학은 '시대'를 충실히 분별하려는 구체적이고 현대적인 노력이다. 모형존재론을 통하여 우리는 동일성 내의 유사성이라는 새로운 관계성을 출발시킬 수 있다”며 “모형과 그의 근원인 이미지의 관계는 모든 차이에 기초한 지나치게 파편화된 상황 신학이나 중세 기독교제국의 획일성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동일성 속의 유사성을 지닌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모형존재론에 기초한 세계 기독교의 선교적 미래는 단순히 존재의 총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형의 대표성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제 세계기독교는 더욱 자신의 원형이자 이미지인 천국의 하나님 나라를 더 많이 대변하고 계시하게 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형상을 이 땅 위에 점점 더 분명하게 증거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직 거룩한 성전 되시는 어린양은 은혜롭게도 그분의 모형인 우리들을 통해 그분의 영광과 존귀를 가져오시기를 기뻐하신다”며 “예수그리스도와 그분 나라의 모형으로 부르신 소명 앞에 우리 존재를 기뻐하며 담대함의 증거로 세상에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발표회는 이후 종합토론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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