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문 박사는 “남북한은 70여년 넘게 폭 4km 길이 240km의 비무장지대(DMZ)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고밀도의 군사적 대치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다니엘스(S. Danielsl)는 경관은 특정한 집단의 정치적 상상력이 표현된 실체라고 말한다. 남북한은 철책으로 나누어져 서로를 향해 첨단 무기를 배치해 두고 있어서 군사적인 현실이 표출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는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에 따라 진행하는 정상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남한의 군 확대 개편을 문제 삼았다”며 “매체는 최근 남측 군 당국이 육군미사일사령부를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로 확대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과 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배치를 완료한 점 등을 거론하며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하는 것이 북남(남북)관계를 수습하고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기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또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폐쇄하다가 지금은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교역 재개를 추진하면서 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 외무성은 임천일 부상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를 2022년 2월 7일에 만나 ‘쌍방은 조러(북러)관계 문제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지역 및 국제정세 문제들에 대한 의견 교환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두 나라 사이 전략적 협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무기를 공급하고 푸틴과 김정은이 정상회담을 하면서 두 국가 간의 관계는 급진전하고 있다”며 “심지어 푸틴은 북한 군사정찰위성 개발 지원을 공언하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 위성 분야 협력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정찰위성은 김정은이 ‘최우선적인 국방력 강화 정책’이라고 했던 만큼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남북한 교역과 군사적 갈등에 관한 연구가 가지는 의의
오 박사는 “남북한은 교역 중단과 미·북 회담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나게 된 이후에 한반도는 정치적인 반목과 대립이 커지게 됐다. 이와 함께 군사적인 갈등도 높아졌다”며 “반면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남북한 교역과 군사적 갈등에 관한 연구는 양국 간에 관계를 통해서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시사점도 살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특히 2015년 개성공단이 중단된 이후에는 관련된 연구를 찾아보기도 힘든 상황에 있다”며 “송인호·박소영(2021)은 남북 에너지 협력과 법적인 측면에서 에너지 수급을 분석했으며, 고재길(2019)은 기업들의 남북교역 및 경제협력 거래에서의 클레임과 관련된 상사분쟁과 관련하여 연구했다. 남북한 간의 상업적 교류와 비상업적 교류마저 중단된 상태에서 그 원인과 이유를 살펴보는 연구는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경제적 상호의존이 증가하면 군사분쟁은 감소하고 군사분쟁이 증가하면 경제적 상호의존이 감소한다는 자유주의적 연구결과를 증명했지만, 북한과 전세계 국가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남북한 간에 발생한 교역과 군사적인 갈등에 대해서는 분석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했다.
더불어 “하상섭외 5인(2021)은 한반도 갈등 해결을 위한 평화적 통합 방향을 위해 정치·사회적, 경제적, 군사적인 방법으로 평화 통합 방향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김진수·이한성(2013)은 남북한 간의 교역액과 반출액이 증가하면 분쟁이 감소한다고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며 “그러나 남북한 경제협력이 무조건적으로 남북한 분쟁을 완화하지는 않는다면서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의 지도층이 남북한 간의 분쟁으로 인한 남북한 간의 교역감소로 북한의 사회후생이 감소하는 것을 우려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김진수(2015)는 교역을 통한 평화이론이 한반도 분쟁완화에 적합한지 분석했는데 경제적 이익이 평화를 증진한다는 자유주의 이론과 일치하는 것으로 증명했다”며 “그리고 남북교역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측정했는데 남북한 간의 경제적 상호의존도는 2.359%에서 13.8%로 약 6배까지 증가하면서 남북한 교역이 북한경제(GDP)에 미치는 영향이 7∼8%, 그리고 북한의 총 대외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30∼40%로 남북한경제교류협력이 북한경제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나 “남북한 간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한반도 분쟁 완화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남북경협이 더 성장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그런데 위의 두 논문 모두 남북한 간의 상업적 교역과 비상업적 교역이 모두 진행된 상태에서 분석된 논문이라서 현재 남북 관계를 분석하고 함의를 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론적으로 남북한 교역과 군사적인 갈등에 대해서 현실주의자들은 교역이 군사갈등을 발생시키고 군사갈등은 교역을 감소시킨다고 생각한다”며 “반면에 자유주의자들은 교역이 군사갈등의 발생을 감소시키고 군사갈등은 교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 남북한 교역과 군사갈등 관계 분석결과
오 박사는 “남북한 교역과 군사갈등 관계 분석결과 일원개체확률효과에서 남북한 간의 교역이 증강하면 군사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군사갈등이 발생하면 교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자유주의가 주장하는 교역과 군사갈등 간의 인과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통계적으로 일원개체고정효과와 일원개체확률효과의 모습이 독립변수와 통제변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원개체고정효과에서는 개체의 고유한 특성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에 일원개체확률효과는 개체의 고유한 특성을 확률적으로 보기 때문에 변수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도출되었다”며 “남북한의 교역과 갈등은 고정적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남한 정부의 성향과 대북정책 그리고 북한 정부의 군사적인 도발이 무분별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일원개체확률효과가 현 남북한 상황을 설명하는데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는 인적교류에서도 알 수 있다. 남북교역의 경우, 일원개체고정효과에서는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일원개체확률효과에서는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일원개체확률효과는 양국간 교역과 군사갈등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여 분석하기 때문에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UN제재는 북한의 대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교역과 군사갈등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제재가 더 강화된 상태에서 오히려 북한의 군사적인 행동도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연구의 결과와 같이 자유주의가 주장하는 교역의 중가가 군사적 갈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자유주의의 이론만으로 가지고서 남북한 교역과 군사갈등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론의 부족한 부분을 구성주의가 강조하는 개념인 행위자, 구조, 제도로 나누어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 남북한 교역과 군사갈등에 대해
오 박사는 “먼저, 남북한은 행위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교역과 군사갈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남한은 진보정권과 보수정권에 따라서 교역의 증감이 달라졌다. 북한은 행위자가 독제체제라는 행위자의 특성이 교역과 갈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국제 시스템의 구조가 남북한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한·미·일 대북·중·러 지역적인 안보 구조와 이념 적인 대립이 격화되면서 신냉전체제가 드리워지고 있다. 자국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국가들 간에 교류와 협력은 증대되는 반면에 다른 구조를 가진 국가들과는 대립과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 “셋째로 남북한 간의 제도가 상이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고 교류가 지속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양국 간의 교역 중에도 군사적인 갈등은 발생했고 군사적인 대립 상황에서 교역은 진행되었다. 협력의 지속성을 위해서 상대방의 제도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남북한 간의 군사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의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남북 교역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군사적인 대립 관계를 대화로 해결해 나가면서 인도적인 지원부터 다시 시작해 나가야 한다. 원수에게 사랑과 관용을 베풀고 악에 대해 선으로 응대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기독교가 인도적인 지원을 통해서 북한에 있는 주민들을 향해 먼저 다가간다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이수원 박사(안양대 통회사회정책연구소)가 ‘코로나-19시대 북한의 국정운영 전략’ △김규남 박사(바르샤바국립대 국제관계연구원)가 ‘폴란드 문제로 보는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특징과 주변국 화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한편, 학술포럼 이후에는 이상숙 박사(성공회대)가 참여한 송년회 with 북토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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