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구약학회(회장 안근조)가 최근 서울 양천구 소재 한사랑교회(담임 황성수 목사)에서 ‘구약성서와 메시아’라는 주제로 제124차 송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안근조 박사(호서대)가 ‘구약성서와 메시아: 다윗의 자손에서 하나님의 아들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안 박사는 “어떻게 구약성서의 다윗의 자손(son of David)이었던 ‘기름부음 받은 자’(messiah)가 신약성서의 하나님의 아들(Son of God)로서의 ‘구세주’(the Messiah)가 되었고, 무엇이 초기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갈릴리 출신의 한 남자(son of man)를 종말에 하늘 구름을 타고 오시는 천상의 ‘인자(Son of Man) 같은 이’(단 7:13)와 동일시 하도록 하였는가”라고 했다.
이어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기독교 경전의 연속성을 말하기 이전에 각각의 히브리 사상과 헬라 사상의 상이성을 전제한다면, 구약성서의 기름 부음 받은 자와 신약성서의 그리스도(the Messiah)는 별개의 요소”라며 “실제적으로, 구약학자들은 히브리 성서에서 나오는 마쉬아흐(기름 부음 받은 자)를 신약성서의 예수 그리스도와 무리하게 연결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마찬가지로, 신약학자들도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예수의 그리스도(Cristo.j) 되심을 굳이 히브리적 구약사상과 관련시키지 않는다”며 “그레코-로만 시대의 배경에서 예수의 부활 사건을 헬라적 유대주의 관념으로 재해석하는데 관심을 더 많이 쏟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사정을 염두에 두고 일찍이, 발렌타인(Samuel E. Balentine)은 구약성서의 메시아적 시편인 2편과 110편을 연구하면서 본래 이스라엘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궁극적인 ‘구세주’로 고백하게 된 것은 오랜 그리고 중대한 의미를 띤 여정의 결과임을 주목했다”며 “분명 하게도, 시편의 제왕시(royal psalms)에서 ‘기름 부음 받은 자’는 이스라엘의 정치적 군왕을 뜻하지, 기독교적 구원자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약성서는 사무엘하 7장의 나단 계시를 비롯하여 시편의 제왕시들과 포로기 예언자들 그리고 포로기 이후 예언자들까지 끊임없이 ‘기름 부음 받은 자’로서의 이상적 통치자에 대한 메시아 상(像)을 그려왔다”고 했다.
특히 “다니엘과 유대주의적 묵시운동은 메시아에 대한 기대를 지상의 군주에서 천상의 통치자요 최후의 재판관으로 올려놓았다”며 “마침내 그 메시아가 갈릴리 현자 예수이었음을 바울 사도와 신약성서의 복음서 기자들이 선포하기에 이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연 구약성서의 메시아 기대가 나사렛 예수를 통하여 성취되었는가”라며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마16:16)의 주인공 예수가 구약성서의 메시아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가”라고 했다.
안 박사는 “예수 공생애의 일생은 마태복음에 의하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 4:17) 였다. 그리스도 메시아 사역의 출발점은 ‘하나님의 나라’였다”며 “이 땅의 나라가 아니었다. 도리어 지상의 관점을 천상의 관점으로 옮기는 사역을 하셨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하늘의 뜻을 이 땅에 심기 위하여 천국을 선포하셨다. 바로 이러한 사역이 고대 이스라엘 다윗왕조의 자손들에게 맡겨진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의 대관식이 이루어질 때마다 백성들은 이상적 왕 곧 하나님의 천상의 통치를 땅 위에 베풀어줄 ‘기름 부음 받은 자’, 곧 메시아를 갈망했다”며 “놀라운 사실은 나단 계시를 통하여 확인되듯, 다윗왕조를 세우시는 하나님의 내려오심이었다. 다윗왕가와 자손들과 함께하시겠다는 야웨의 영원한 약속이 하나님과 다윗의 자손들 사이에 아버지-아들의 관계성으로 보증되기에 이른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 왕정사에서 이루어지는 왕위즉위식 때마다 천상의 보좌에서 다윗왕조의 보좌로 임재하심을 확인해 주시고 여전히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고 선포함으로써 이스라엘 내의 하늘의 통치를 확언하셨던 것”이라며 “심지어 포로기 때에도 그리고 포로기 이후 제 2성전 시대 스룹바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학개와 스가랴의 예언이 불발되어 메시아에 대한 기대가 스러져가던 그 순간에도 천상의 하나님의 통치와 다윗자손에게 허락했던 영원한 언약은 여전히 창조세계의 불변함 같이 견고히 유지됐다”고 했다.
그리고 “헬레니즘의 파고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박해 속에서 하늘 구름을 타고 ‘옛부터 계신 이’ 앞으로 나아가는 ‘인자 같은 이’의 종말론적 통치의 비전으로 승화되기에 이른다”며 “나단 계시에서의 천상의 하나님의 내려오심이 다니엘 환상에서의 지상의 사람의 모습과 같은 인자의 올라가심으로 메시아 전승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는 궁극적 대적자들의 멸망과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권세와 영광이 선포되는 것이 구약성서의 결론부”라고 덧붙였다.
그는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이렇게 하늘로부터 하나님의 아들의 내려오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며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 왕위즉위식이 진행되었다. 십자가에 달리실 때에도 하늘의 의회에서 하나님과 모든 천사들은 야웨 하나님의 영원한 약속을 찬양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하늘의 뜻과 질서를 십자가의 보혈로 새롭게 창조하고 완성하는 순간 부활의 그리스도는 성령의 바람 하늘구름을 타고 ‘옛부터 계셨던 이’, 하나님 아버지 앞으로 인도되어 그의 보좌 우편에 앉게 되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땅에서 ‘나라와 권세와 온 천하 나라들의 권세가 지극히 높으신 이의 거룩한 백성에게 붙인 바’(단 7:27) 되기까지 지금도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님의 통치는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발표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 및 자유토론 순서에서는 박유미 박사(안양대)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남기은(응암성결교회)·이선우(서현교회)·임재호(옥길교회)·전창희(종교교회) 목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한편, 앞서 개회예배는 안근조 박사(호서대, 제25대 한국구약학회 회장)의 사회로, 유윤종 박사(평택대, 부회장)의 기도, 성경봉독, 황성수 목사의 ‘먼지의 노래’(시 103:13~15) 제목의 설교 및 축도, 안근조 박사의 임원소개, 광고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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