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원장 박영호 목사, 이사장 김지철 목사 이하 미목원)과 함께 하는 11월 한국신약학회(회장 이민규 교수) 간담회가 최근 서울 성동구 소재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에서 ‘성서학의 쓸모 - 성서학자가 묻고, 성서학자가 답하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강사로는 김동성 박사(감신대)·송진순 박사(이화여대)·한수현 박사(청수감리교회), 패널로는 김지철 목사(미목원)와 김요한 목사(새물결플러스)가 참여했다.
이날 참석한 강사들은 첫 번째, “여러 이유로 성서학과 제 현장과의 괴리감이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진 가운데, 성서학의 쓸모는 어디에 있으며, 만약 쓸모가 있다면 누구의 쓸모이며, 어떤 쓸모가 있는가?” 그리고 두 번째 질문으로 “성서학과 현장 사이의 괴리감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분야가 바로 ‘설교’가 아닐까 싶다. 전통적으로 설교는 어떤 모양이든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앙적, 신학적 실천이지만, 여러모로 성서학과 불편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성서학이 설교에 어떤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며, 아울러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또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공통 질문에 답했다.
먼저, 김동성 박사는 “성서학의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많은 가치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비평적 탐구”라며 “거칠게 이야기하면 성서학은 성서 텍스트를 보던 대로, 관습대로, 문자적으로, 전통에 따라, 또는 교리적·신학적 틀에서 바라보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서 의심을 품고,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성서연구가들은 텍스트 아래의 세계로, 텍스트 그 자체의 세계로, 또는 텍스트 위에 있는 독자의 세계로 들어간다”며 “이렇게 다양한 세계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성서학적 탐구는 가보지 않은 낯선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며 탐험”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성서학은 설교자를 고민하게 하고, 비평하게 하게, 질문하게 하고, 파고들게 하고, 지성적으로 사유하게 한다”며 “하지만, 다르게 이야기하면, 설교자를 귀찮게 하고 피곤하게 한다. 설상가상으로, 교회 안의 성도들도 대체로 환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해서 하나님 말씀이 가지고 있는 심오한 차원을 무시한 채, 단선적이고 일차원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 성서학과 목회·설교와의 거리를 벌림으로써 이익이 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라고 했다.
아울러 “성서학은 교회와 설교자들에게 새로운 지적 촉수를 가지도록 한다”며 “이 촉수는 더 많은 것을 보게 하고, 더 많은 것을 만지게 하고, 더 많은 것을 듣게 할 것이다. 이 촉수를 붙일 것인가, 땔 것인가는 결국 우리에게 남은 몫”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답변을 한 송진순 박사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해 “교단별로 교회 위기 극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 중이다. 다음 세대 교육, 고령화 세대 통합 예배, 성경적 가치에 입각한 신앙 부흥 등, 그런데 각성을 하면 할수록 점차 사라지는 영역이 있다”며 “그들만의 리그 속에 교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발굴하고 동시에 하나가 되는 에큐메니컬한 정신, 사회의 소리에 응답할 수 있는 책임을 기독 시민의 영성과 책임에 대한 부분이 그것”이라고 했다.
송 박사는 “이러한 현실에서 성서학은 어떤 쓸모가 있는가”라며 “성서학의 존재 이유는 교회됨과 신자됨의 가치, 그 온전한 이해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성서는 기독교인의 삶이 성서에서 만나고, 삶이 변화됨으로 사회가 변화와 해방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며 “바르트는 ‘한 손에는 성서를,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읽으라’고 이야기했다. 사회 문제를 성서의 눈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전하는 메시지로 읽는 신학적 성찰의 힘, 그것이 성서학의 든든한 존재 이유가 될 것이다. 우리는 예배를 마치고 내 집이 아니라 세상으로 보냄 받은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설교의 자리에서도, 성서학의 자리에서도 모두 일종의 두려움이 있다”며 “성서에 대한 다른 시각이, 성서를 바라보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고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신학적 사고로 이 사회의 문제에 응답할 수 있는 분별력이 바로 설교라는 들음의 자리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송 박사는 “교회의 대안적 상상력이 설교라는 말씀의 자리, 들음의 자리에서 일어난다고 할 때 그리스도인은 나의 구원에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킬 책임 있는 주체들”이라며 “자본주의적 삶의 가치를 거슬러 타인과 공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의 상상력이 성서학을 통해 설교를 통해 흘러간다면 그것으로 탈종교화 시대에 기독교의 제 역할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했다.
다음 마지막 세 번째로 답변한 한수현 박사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해 “현재의 성서학에 대한 비평이 아니라 현장에서 그 쓸모에 무게 중심을 두고 그래도 성서학이 여전히 쓸모가 있다는 전제에서 말한다면 어떤 쓸모보다 ‘누구’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했다.
이어 “성서학을 쓸모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그 쓸모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요령은 아니”라며 “결국 현장에서 성서학의 쓸모는 학문에 대한 올바른 쓸모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타남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한 박사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성서학의 분과학문으로서의 형식, 논리적 논의와 견고한 스콜라쉽는 매우 중요하다”며 “오히려 그러한 형식을 헤치는 것, 성서학이 지나치게 학문적이라거나 설교에 바로 써먹을 수 없어서 문제라고 하는 생각이 성서학의 쓸모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성서학을 사용하는 자가 제대로된 수행적 삶을 살지 않으면, 계속 성서학의 내용에 불만을 가지는 질문은 계속될 것”이라며 “학문으로서의 성서학, 즉 서구의 소위 스콜라쉽이라는 체계를 학자와 목회자들은 그 내용이 아니라 형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만약 학문적 논의라는 내용만을 방패삼아 방종을 추구하며, 이념적 논쟁 뒤로 숨어 자신의 소명을 방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간담회는 패널 토의 순서로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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