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제일교회(담임 허창윤 목사) 행복전도축제 첫날인 지난 5일 ‘교회오빠 이관희’의 저자 오은주 집사가 ‘우리에게 닥친 고난과 하나님의 은혜’(욥 1:22)라는 제목으로 간증을 전했다.
오은주 집사는 “아무것도 자랑할 게 없는 저희 가정을 하나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셔서 고난을 선물로 주시고 그 이후에 많은 일들을 허락해 주셨다.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알 수 없었지만 제가 겪었던 고난과 고통의 이유가 다른 사람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 빚어주시기 위함이었다고 믿기 때문에 ‘내가 약한 그때에 강함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저의 고난의 시간을 나누겠다”며 간증을 시작했다.
오 집사는 故이관희 집사에 대해 “제 남편이기도 한 이관희 집사는 고난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욥기를 읽고 또 읽고 묵상하면서 끝까지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도 하나님만 바라보고 오직 말씀만 의지하고 모든 것을 감사로 받아들이고 믿음을 끝까지 지켰다. 마지막 3년 동안 말기 암의 고통과 싸우면서도 믿음이 약해지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저를 위로해 주고 함께 말씀을 묵상하고 성경공부를 시켜주고 마지막 천국 가는 순간까지도 예수님을 증거하면서 온화한 미소로 떠났다”며 “보통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일이 하나님께서 이 사람을 단련시키시고 성화하게 해주시고,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생각이 든다. 제 남편이 떠난 지 올해가 5년인데 더 보고 싶다. 또 천국에서 예수님과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영원히 행복하게 나누고 있을 거로 생각하니 부러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오은주 집사는 남편 이관희 집사의 대장암 진단, 시어머니의 죽음, 본인의 혈액암 진단까지 폭풍처럼 몰아닥쳤던 고난에 대해 이야기했다. “2015년 9월 남편은 36살, 저는 32살에 남편이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결혼한 지 3년, 첫딸을 낳고 산후조리원을 퇴소하는 날, 행복의 정점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가장 사이가 좋을 때 한순간에 모든 게 깨져버렸다”고 했다.
이어 “대장암 4기라고 최종 확인이 된 날부터 어렵고 힘든 일이 계속됐다. 기도도 안 나오고 인간적으로 이 사람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몰려왔다. 남편을 살리기 위해 시어머니와 미국에 살던 시누이가 조카 둘까지, 좁은 집에서 일곱 식구가 삼시세끼를 해 먹는데 전쟁통이 따로 없었다. 저는 산후풍이 오는데도 감히 누구한테 아프다는 말도 못 하고 감내해야 했었다”고 했다.
이어 “제 마음도 많이 무너졌지만 한참 잘 나가다가 대장암 4기 선고를 받은 본인의 마음은 더 무너졌을 것이다. 저는 하나님께 왜 저에게 이런 시간을 주시느냐고 참 많이 대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관희 집사는 달랐다. 항암 치료를 열심히 받았고 투병생활도 모범적으로 잘 했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고쳐주실 거라고 굳게 믿고 열심히 부르짖었다. 시간이 흘러서 그 소원과 기대가 조금씩 깨져갈 때도, 결국 나중에 죽음을 예감했을 때도 그 마음에 전혀 요동함이 없었다. 주님이 고쳐주지 않아도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나는 여전히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욥과 같은 믿음의 사람 이건희 집사는 ‘오직 믿음’, ‘오직 예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오 집사는 “저는 남편의 병을 고쳐 보려고 ‘암’이라는 글자가 적힌 모든 책을 다 사서 밤새 공부하고 좋다는 음식도 해서 먹였다. 그러면 이관희 집사는 저에게 지금 이런 거 할 때가 아니라 지금은 하나님 말씀을 붙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그 당시에 하나님께 수없이 입술로 원망을 쏟아냈었다. 제가 한계 상황이 오면서 지치고 힘들어하니까 남편이 이제 말씀을 같이 보자고 했다. 말씀이 제 삶 속으로 조금씩 스며들면서 누구한테도 털어놓을 수 없었고 받지 못했던 그 위로를 말씀을 통해서 받게 하셨다. 그 어려운 시간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말씀의 은혜를 부어주셨다”고 했다.
‘주님,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 주님만 의지하겠습니다.’ 세 번째 고난인 혈액암 판정을 받고 오 집사는 가장 진심 어린 고백을 드리게 되었다고 했다. 그녀는 “앞이 안 보이던 그때 하나님께선 ‘은주야 너 나 믿는 거 맞니? 네가 나를 사랑하니?’라고 물으시는 것 같았다. 갑자기 저의 지나간 죄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입원실에서 3일을 밤낮없이 통곡했다. 하나님은 제가 얼마나 뼛속까지 죄인인지를 신랄하게 보여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를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격해서 나에게 일어난 이 모든 사건이 억울할 것이 하나도 없고 당연한 것이라고 해석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7개월 사이에 세 가지 고난을 한꺼번에 겪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앞길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 저희 부부는 의지할 게 하나님 말씀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부터는 암을 고쳐주시든지 안 고쳐주시든지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님께 모든 걸 다 맡기고 말씀 묵상하고 기도하고 예배하는 데 올인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그때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둘 다 똑같이 암 4기 환자가 되니까 상대방이 불쌍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요구를 해도 내 주장을 꺾게 되고 다 양보할 수 있게 되었다. 말씀을 함께 묵상하고 기도하다 보니까 미워했던 시간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으니까 오늘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었다.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부부가 되었다. 두 사람 다 4기 암 환자가 되고 나서야 얻게 된 신기한 체험이고 크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 집사는 “남편은 저와 다르게 암 관련 서적은 읽지 않았다. 낡아서 겉에 가죽이 다 닳아 없어진 성경책을 항상 보물처럼 들고 다니면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고 저에게 좋은 목사님 설교를 들려주면서 권면하고 더 중요한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남편은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잠을 잘 수 없을 때는 밤새도록 찬송가를 틀어놓았다. 또 설교 말씀을 듣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너무 고통스러울 정도로 처절하게 영적 전투를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남편이 암 투병을 하는 동안 참 많은 말들을 남겼다. 저는 남편의 이야기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신기하게 사람을 보내 주셔서 그 모든 이야기를 영상과 문서로 남겨주셨다. 남편이 14개월 만에 암이 재발해서 2차 수술을 했다. 필수적인 장기만 빼고 다 잘라내고 항암제를 고온으로 끓여서 뱃속을 데쳐내는 목숨을 건 수술을 받은 직후에 다 죽어가는 몰골로 인터뷰를 했었다”며 이관희 집사의 말을 들려주었다.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감사할 거리를 찾으려고 해야 한다. 암이라는 고난 때문에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는 자가 아니라 이 고난을 통해 하나님께 더 나아가는 자의 삶을 산다면 그런 삶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행복한 삶이다.’
현재 암 환우들에게 하나님을 전하는 오 집사는 “저도 암환자가 된 후부터 남편과 열심히 말씀을 읽고 신앙이 조금씩 성장하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부어주시는 여러 가지 마음이 있었다. 특별히 아픈 암 환우들을 보면 참 애통한 마음이 든다. 돈이 없어서 약조차 살 수 없는 분들, 긴 투병으로 가족에게 버림받는 분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죽여 달라고 울부짖는 분들, 아무런 도움 없이 외롭게 죽어가는 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처절한 암과의 투병 속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건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고통과 절망 속에서 아무런 소망도 없이 죽어가는 영혼이라는 걸 보게 하셨다”고 했다.
이관희 집사는 39번째 생일인 2018년 9월 16일, 사랑하는 주님 곁으로 갔다. 오 집사는 “이관희 집사가 소천하기 열흘 전쯤 말기 암의 끔찍한 고통과 싸우고 있을 때 제가 왜 고통을 생으로 참느냐고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써보자고 했다. 그러자 남편은 더 맑은 정신으로 하루라도 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보고 싶다고 끝까지 약을 거부했다. 그리고 소천하기 일주일 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하나님은 눈부신 삶을 사는 사람을 증거로 삼기도 하지만, 고통 속에서 주님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도 증거로 삼으십니다.’ 이 말 때문에 제가 사명감을 갖고 힘들어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오은주 집사는 “남편이 투병 중에 쏟아냈던 깨달음과 믿음의 고백들, 저와 큐티하면서 나눴던 대화들, 또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투병 생활 가운데 초연하게 뱉어낸 생명의 언어들을 하나님께서 하나도 놓치지 않고 사랑하는 아들을 통해 전해주셨다. 또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때 필연적인 만남을 통해서 그 기록을 영상과 문서로 다 남기게 해주셨다. 일일이 증거하기도 힘든 모든 사건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저희 부부의 삶 속에서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동행하시고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도 개입해 주신 하나님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계획하심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저는 2년 전에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 무엇보다 모든 것이 합력해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선을 이루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다. 거기에 미약하지만 제 남편의 믿음과 헌신이 재료로 쓰일 수 있었으니까 얼마나 가치 있고 영광된 일인지 모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제게는 소원이 있다. 사실 매일 매일이 전쟁이다. 여전히 부족하고 연약해서 매일 쓰러지고 아픈 저이지만 하늘에 있는 남편의 돕는 배필로서 주님의 신부로서 제게 주어진 소명을 잘 감당하고, 딸 소연이를 믿음으로 잘 키우고 훗날 천국에서 보고 싶은 주님과 남편을 만나면 ‘수고했다 은주야’ 라는 말을 꼭 듣고 싶다”며 간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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