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산오름교회 담임 박혜영 목사가 최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믿음의 출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목사는 “아브라함의 믿음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그냥 믿은 것인가? 무조건 믿었는가? ‘믿으니’라는 말은 히브리어 ‘아만’ 동사의 ‘히필’ 형태”라며 “히브리어 ‘아만’에는 ‘충성, 성실, 진실’이라는 기본 의미가 있으며, 우리가 교회에서 많이 쓰는 ‘아멘’이 바로 이 히브리어 동사 ‘아만’의 파생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아만’ 동사가 ‘히필’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게 중요하다. 이는 ‘능동사역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인이 제공되었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며 “창세기에는 ‘아만’의 히필 형태가 두 번 더 나오는데 이렇다. ‘너희 말째 아우를 데리고 오라. 그리하면 너희 말이 진실함이 되고’(창 42:20), ‘야곱이 그들을 믿지 아니하므로 기색하더니’(창 45:26). 믿기 위해서는 저쪽에서 뭔가 신실함을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곱의 아들들은 평소에 믿음직스럽지 못했기 때문에 아비 야곱을 믿게 할 수 없었다”며 “그렇다면 성경이 말하는 믿음의 중요한 특징은 무조건 믿는 게 아니라, 어떤 소식이 나에게 와서 ‘진실함’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혜영 목사는 “이 점은 히브리어 문법 형태로 한 번 더 강조할 수 있다. 아브라함의 믿음이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하여 히브리어 ‘여호와’에 ‘어디에서’라는 의미를 담은 히브리어 전치사 ‘베’가 붙어 있다”며 “그 전치사는 이 확신이 생겨난 곳이 다름 아닌 인격적 여호와임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게할더스 보스는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잘 믿거나 열심히 믿기 전에 이 믿음을 촉발하는 어떤 인물이나 사건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라고 했다.
이어 “아브라함의 경우 ‘아브람이 하나님을 믿으니’라는 말이 나오기 전, 먼저 하나님에게서 ‘믿음’이 아브라함에게 와야 했다. 이것이 ‘믿음’이란 말이 아브라함이 처음 등장하는 창세기 12장이 아니라, 15장에 가서야 나오는 이유”라며 “하나님은 12~14장까지 아브라함에게 ‘믿음’을 보여주신 것이다. 우리가 믿기 전에 먼저 ‘믿음’이 와야 한다(참고. 갈 3:23, 25)”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성경이 말하는 믿음에는 하나님이 먼저 주도하는 특징이 있다. 아브라함의 종이 그걸 알았다”며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성실하게 대하셨기 때문에, 그걸 보는 종에게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브라함의 종은 본 것을 말하였지, 그저 믿어 준 것이 아니었다. 또한 야곱도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리(성실)를 조금이라도 감당할 수 없사오니…’(창 32:10). 아브라함의 믿음이 등장하기 전,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믿음직스러운 분임을 보이셔야 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에 대해 아브라함은 ‘아멘’으로 응답하였으며,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되었다”며 “여호수아는 우리에게 그러한 ‘아멘’의 반응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제는 여호와를 경외하며 성실과 진정으로 그를 섬길 것이라’(수 24:14). 그렇다. 믿는 자에게는 자기가 믿는 대상을 향한 ‘성실과 진정’이 있다. 믿음직스러운 모든 사람은 다 그렇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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