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지도자센터(대표 박종순 목사, 이하 한지터)가 11일부터 12일까지 여주 비전빌리지에서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으니 일어나서 함께 가자’(아 2:11~13)라는 주제로 제18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11일 첫날 개회예배에서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 한지터 대표, 대회장)는 ‘함께’(아 2:10~14)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솔로몬의 생애를 초기 중기 말기 3기로 나눈다. 아가서는 초기 기록, 잠언은 중기 기록, 전도서는 말기 기록으로 본다”며 “아가서가 정경으로 인정 받기까지는 오랜 기간 신학적 논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유는 아가서는 솔로몬과 술람미의 단순한 사랑이야기(Love story)라고 보는 입장 때문이었고, 단 한 번만 여호와의 이름을 은유적으로 거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다가 주후 90년 얌니아 회의(synod of Jamnia)에서 정경으로 편입됐다. 솔로몬과 술람미의 관계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의미한다는 이유에서였다”며 “그 후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로 해석하면서 아가서의 의미가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아가서가 강조하는 두 단어가 있다. 하나는 ‘사랑’으로, 절마다 사랑이 등장한다. 솔로몬도 술람미도 사랑을 고백하고 노래하고 있다”며 “또 다른 하나는 ‘함께’이다. 아가서 2:10,13, 6:1 7:11, 8:6을 보면 ‘함께’가 등장한다. ‘함께’라는 것은 한데 섞여 어우러지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시대는 개체·개별·개인·개교회는 탄력을 받고 있지만 ‘함께’는 쇠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교회의 경우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교인간의 소통이나 세대간의 교통이 막혀가고 있다. 여기저기서 세대통합이 회자 되고 있다”고 했다.
박종순 목사는 “목회도 계층과 개체를 뛰어 넘어 세대 통합 목회로의 장을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맞게 되었다”며 “다시 말하면 ‘함께’를 재조명·재해석·재점검·재설정해야 하는 자리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세속문화, 반기독교 정서, 이단, 과학문명, 신학의 도전, 세대통합 과제 등 도전이 산더미 같다. 함께 힘을 모으고 합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가 신앙, 삶, 교회, 목회, 신학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함께’는 미래 완료형”이라고 했다.
이어진 개회강연에서 ‘30~40세대와 그 전후 세대에 대한 사회학적 이해’라는 주제로 발제한 최샛별 교수(이화여대)는 “세대론은 그 시대를 드러내는 거울”이라며 “‘세대’ 개념은 어떤 특정 집단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그와 다른 새로운 집단의 출현이나, 같은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이 갖는 공통점과 이들이 다른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과 갖는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따라서 집단들 간의 ‘경계’를 기술하려는 목적 아래 만들어진 이 개념은 우리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동일한 세대 내의 유사성과 여러 세대들 간에 존재하는 이질성을 전제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그리고 바로 이러한 유사성과 이질성의 문제 때문에, 어떤 기준을 근거로 세대를 범주화하고 비교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모든 세대 연구에서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가 된다”고 했다.
이어 “사회학에서 세대문화를 연구할 때 가장 많이 차용하는 개념은 세대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특정한 기간에 중요한 사건들을 공통적으로 경험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코호트(cohort)’”라며 “칼 만하임(Karl Manheim, 1952)에 의해 강조된 코호트적 의미의 세대 개념은 개인이 (청)소년기에 경험한 사건들이 쌓이게 되면서 이후 이들 집단을 구분하는 중요한 심리적 속성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령 청소년기에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국가안보나 안전에 대한 의식 정도가 높다거나,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나 인터넷에 친숙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정보화기기를 활용한 생활양식을 더 많이 향유하는 등의 사실이 그 예가 된다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우리의 세대는 우리 사회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산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5개의 연령 집단을 구분하면 △1995년에서 2004년생(2023년 기준 19~28세)은 Z세대(게임세대) △1980년생부터 1994년생(2023년 기준 29~43세)은 M세대(88만원세대) △1970년생부터 1979년생(2023년 기준 44~53세)은 X세대(문화세대) △1950년생부터 1969년생(2016년 기준 54~73세)은 베이비붐 세대(민주화세대), △1949년 이전 출생자(2016년 기준 74세 이상)는 산업화 세대로 호명한다”고 했다.
특별히 “MZ세대와 베이비붐세대 이 두 연령 집단의 인구 수, 즉 한국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인구구성 비율이 높다”며 “무엇보다 두 연령 집단의 특성이 한국사회의 세대간 갈등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상반되는 가치관의 원형을 담고 있다”고 했다.
최샛별 교수는 “서로 다르게만 보이는 세대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이해와 포용, 그리고 공존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 각 세대가 태어나고 자라온 성장배경과, 이를 통해 형성된 각 세대만의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뿐만 아니라 각각의 세대가 2023년 현재 어떠한 사회구조적 상황 속에 놓여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그리고 노인세대의 특성과 통합을 위해 제언하기를 “먼저, 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세대는 여느 윗세대와 다르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기성세대가 청년기를 보낼 때만 하더라도, 이들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고, 또 당시의 기성세대와 극심하게 충돌했든지 간에, 나이가 들어 직장을 구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기 시작하면 그들 역시 기성세대가 되어 과거 그들이 이해할 수 없었던 윗세대를 이해하게 되고,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경향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젊은 세대가 기대하는 삶의 수준, 개인적 성취와 경제적 여유에 대한 열망, 그리고 이를 쉽게 용인하지 않는 어려운 사회적 현실의 벽은 오늘날 젊은 세대를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차라리 혼자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끔 만들고 있다”며 “이들의 이 같은 생각은 저출산 심화 및 1인 가구의 증가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의 행동과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들을 사회와 공동체 안으로 포용해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며 “동시에 이들이 가진 특성들 중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발견하고 이들의 역량을 한껏 키워줄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통합과 발전을 모두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두 번째로 베이비붐 세대는 한편으로는 ‘꼰대’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을 ‘꼰대’로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의 부모이자 선배이기도 하다”며 “오늘날 우리 사회 기성세대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인구 수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본인의 노후 준비에 힘써야 할 베이비붐 세대는 위, 아랫세대를 부양하느라 정작 그들의 노후 대비에는 신경 쓰지 못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윗세대들에게만 젊은 세대를 이해할 것을 강조·강요할 것이 아니라, 얼마 후면 노년기로 접어드는 이 베이비붐 세대들에 대해서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고 다가가야 한다”며 “위에서 아래로 내미는 이해와 공감의 손을 맞잡는, 아래로부터 내미는 이해의 손이 있을 때, 비로소 벌어져 있는 두 세대들의 간격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샛별 교수는 “마지막 세 번째로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둔 한국 사회에서 노인 세대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그리고 의료기술의 발전과 함께 평균 기대 수명이 연장되었지만,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노인들은 경제적인 어려움 외에도 그들이 추구하던 가치와 규범의 상실, 그리고 젊음이 중심이 된 사회에서 소외 상태에 놓여있다”고 했다.
이어 “노인 문제에 대한 담론의 부재는 세대 간 소통과 교류를 원활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노인 혐오를 넘어 늙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갖는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생애주기상 우리 모두는 노년기를 맞이해야 하는 시점이 오며, 그렇기 때문에 노인 문제 또한 특정 세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현대 한국사회의 노인 문제를 단순히 산업화 세대만의 문제로만 다루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의 모든 세대가 갖는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갈 때 ‘빈곤’과 ‘건강’ 등 협소한 측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보다 다양한 측면에 주목할 때 노년기를 바라보는 현재 젊은 세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산업화 세대를 다시 세대 담론으로 불러들이는 일은 우리 모든 세대를 위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는 이밖에도 ‘통계 분석과 목회신학적 해석’이라는 주제로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가 ‘사회와 교회 내 30~40세대와 그 전후 세대에 대한 통계 분석’ ▲장신대 임성빈 교수가 ‘목회신학적 의미 해석’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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