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20대 청년인 필자의 자녀에게서 웃기지만 무서운(?) 조크를 들었다. 새학기 오리엔테이션 여행을 간 대학생들 이야기였다. 평소 A여학생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B남학생은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A에게 호감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배려와 돌봄을 하며 적극적으로 접근하였다. 이러기를 여러 날, A는 B를 조용히 불러냈다. “야, 너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너 정말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 그러자 B는 마음에 기쁨을 가득 담아 대답했다. “응 맞아! 나 너를 좋아해!” 그런데 동시에 A는 이렇게 물었다는 것이다. “너 정말 신천지야?”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웃었지만, 동시에 이 이야기가 조크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신천지가 젊은 사람들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놀랍게 현실에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진료실에 오는 졸업반 대학생 남자 C는 오랫동안 대인관계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하며 새로운 관계형성도 좀 신경을 써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진료실을 나간지 2주 만에 돌아왔을 때, 캠퍼스에서 다가온 남자대학생과 대화를 나누고 만남도 가졌는데, 그가 신천지였다고 긴장된 표정으로 얘기하며 필자와 함께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내향적인 성격의 여대생 D는 캠퍼스에서 중년 여성의 걸어오는 말을 받아주었다가 순식간에 6-7명의 여성들에게 포위(?)당해서 종교적인 얘기들을 듣기 시작했는데 빠져나올 수가 없어 쩔쩔 매다가 지나가던 같은 과 남학생이 자신을 구출해주었다는 것이다. 또 대학교 내의 종교 동아리는 학생들의 건전한 관심과 활동의 장이어서 진료시에도 권하곤 했었는데 학교마다, 종교 동아리에 신천지 학생들이 잠입해서 이제는 종교 동아리활동을 마음 놓고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들었다. 심지어 최근의 신천지의 전략은 ‘연인 되기’를 목표로 접근해서 연인의 관계를 맺은 후에 교리적 교육을 받도록 유도한다고 하니 사이비 집단의 비윤리성이 이 정도까지 가는구나 경악하게 된다. 전철역 주변에 흔히 보여서 이제는 신경도 안쓰이는(?) 신천지 교도들은 수년전부터 어린 학생들을 공략한다. 어른의 얘기를 거절 못하는 학생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어린 학생들을 붙잡고 어떻게든 사이비적 교리를 머릿속에 집어넣으려 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국내 상륙하여 확산되던 초기에 대구의 신천지집회에서 시작된 코로나의 대규모 확산으로 인해 신천지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국민 대다수에게 알려졌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씨가 신천지 본부에 기자와 카메라를 대동하고 나타나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의 검체 체취를 직접 요구했을 정도이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을 당시 신천지의 교세는 이미 수만명으로 사이비집단에게 20대 자녀를 빼앗긴 부모의 피눈물 나는 사연이나, 가족이 미혹되어 파탄난 가정의 이야기들은 이미 그 전부터 아는 사람들은 알던 것이었다. 당시에 신천지의 정체가 온 국민에게 알려지면서 ‘이제는 신천지가 궤멸되겠구나’하고 안도했었다. 그러나 웬걸... 이후 신천지는 조용해진 듯 했지만 이후 오히려 더 세를 늘리고 건강한 교회와 가정들을 더 적극적으로 파괴하고 있다는 소문이 이어졌다.
그런데 최근에 우연히 보게 된 영상에서 “신천지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무심히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섬찟한 이야기다. 차별금지법이 무엇인가?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이 계속해서 발의하면서 우리나라에 통과시키려고 수년간 시도하고 있는 법안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이미 헌법과 상치되는, 차별금지법에 합한 판결들(예를 들어 남자의 신체를 유지한 채로 여성으로 살기 원하는 사람을 법적인 여자로 인정해준 판결.. 그럼 남자의 신체를 여전히 가졌으나 “스스로 여자이길 원하는” 사람이 여자목욕탕에 들어갈 합법적 근거가 된다. 법은 지키지 않으면 처벌받는 것 아닌가?)을 하는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종교나 성별(남, 여, 그 외 분류할 수 없는 성?...)이나 이전의 범죄 경력, 학력 등등에 의해서 고용, 교육의 기회 등등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너무 포괄적이어서 무엇을 법으로 보장하려는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느낌이다. 즉 무엇을 어기면 처벌의 대상이 되는지를 실제로 알기 어려운 법이다. 차별의 정의는 무엇인가? 차별을 당했다고 “느낀”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기준이다. 그럼 성범죄로 형을 살았던 사람이 여자전용 헬스클럽에 취직하려 하는데 이를 이유로 고용주가 고용을 거절할 때 이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느끼면 헬스클럽 주인을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다.
신천지가 사이비종교이고 폐해가 막중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신천지 교도가 듣고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하면 종교에 의한 차별이라고 그 말을 한 사람을 국가인권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국가인권회가 “차별을 하지 않도록” “피고소인”을 권고하고 이를 거절하면 권고를 수용할 때까지(신천지가 사이비종교라고 말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란 뜻이다)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반복해서” 부과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도 법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데 얼핏 듣더라도 이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대다수의 국민들은 “차별금지법”이 차별을 금지한다는데 좋은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실제 광범위한 내용과 이 법을 통과시킨 나라들(유럽의 나라들과 미국의 일부 주 등: 위에 설정한 목욕탕 사건은 미국에서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에서 벌어진 일들을 한두가지만 들어봐도 경악하게 된다(예상 가능한 불합리가 모두 현실이 되었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포괄적 “인권”을 강조하면서 학교에 들어와서 많은 성실한 교사들을 잠재적 정서학대자로 취급하고 실제로 교사들이 억울한 고발을 당한 것과 흡사하다. 포괄적인 “인권”을 강조하고 있는 이 의문스러운 “포괄적 차별금지법”도 신천지 등의 집단에 의해 악용될 것이 눈에 보듯 선하다. 자신의 활동에 조금의 제한도 가하지 못하도록 악의적인 고소, 고발로 선량한 국민의 삶을 혼돈의 도가니로 만들 것이 뻔히 예상되고, 이러한 예상은 여지없이 현실이 되는 것이 이미 확인되었다.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제목을 그럴 듯하게 만드니 비판적 사고로 꼼꼼히 살피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제목만으로 법의도를 판단한다. 통과된 법을 무효화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한다. 수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을 희생시켜 교육을 뒤흔들고 뒤늦게 폐지를 노력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와 같은 전례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차별금지법으로 왜 나라가 시끄러운지 미리미리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을 검색이라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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