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베리타스 포럼 신화vs역사
고려대 베라타스 포럼의 부활토론회 '신화vs역사'가 8월 5일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렸다. ©고려대 베리타스 포럼 제공

고려대 베리타스가 주관한 ‘부활 토론회’가 지난 5일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역사인가, 신화인가’라는 교계에서 다소 민감한 주제로, 예수 부활의 역사성에 대한 토론은 아직 한국의 보수적 교계나 학계에서 공공연히 토론되는 주제는 아니다.

토론의 쟁점 내용으로는 △2천년 전 예루살렘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육체적으로” 부활한 것이 “역사적 사실”인지 △그리고, 그 부활의 사건은 기록된 역사 안에서 정당하게 논증될 수 있는지 △아니면, 부활 전승은 처음부터 육체적이지 않았고 후에 육체성을 덧붙였는지 또는, 부활의 사건이 초기 기독교의 발전에 따라 창작되고 변형되었는지 등이었다.

토론회의 패널로는 ‘신화측’ 진규선 목사(스위스 바젤대 조직신학 박사과정, 유튜브 진목TV)가, ‘역사측’ 김태훈 목사 (총신대 신약신학 석사수료)가 각각 참여했다.

이번 토론의 사회를 맡은 고려대 베리타스의 최모 군은 토론회를 마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최모 군은 “이번 토론회는 모든 의미에서 한국 최초였다. 감히 예수의 부활을 기독교 스펙트럼 안에서 ‘토론’을 했다”며 “부활을 변증하는 시도들은 이미 많지만, 그 자체를 도마에 올린 토론은 내가 알기에 여태까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의 부활 토론회는 매우 상징적이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부활 토론회는 학술적인 정보 교환 이전에 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신화냐 역사냐’라는 도저히 양립 불가한 두 입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앉아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명한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사회자로서 내 궁극적인 목적이자 동기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는 토론회를 관람한 다양한 청중들의 반응도 언급하며 “사회자로서 토론을 진행하는 데 몰두하느라 실제 내용은 거의 듣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들어오는 다양한 반응들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재미있는 현상은, 현장 강의실까지 와주시는 분들은 모두 정중하고 매너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는데, 정중한 반응들도 있었고 다소 직설적인(어쩌면 무례하고 조롱섞인) 반응들도 있었다. 반응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분들이 함께했다는 사실이기에 그 의도를 막론하고 주님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최모 군은 ‘토론 중 비난이나 조롱에 대한 부분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사회자로서 두 분 토론자께 죄송스런 마음도 생겼다. 부활이라는 주제가 민감한 만큼, 토론자로 참여하신 두 분 목사님께서 듣지 않으셔도 될 공격들을 떠안으셨기 때문이다. 사회자의 부족함으로 인해, 무례한 비난이나 조롱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 글에서 마음 깊이 사과 드린다”며 “아울러, 특히 우리 기독교인들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마주할 때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게 아니라 존중하고 대화하는 성숙한 태도를 더욱 길러야 한다고 강권하는 바”라고 했다.

최모 군은 ‘이번 토론회의 두 가지 시사점’에 대해 “첫째로, 각자의 의견으로 고립된 우리 사회에 여전히 평화로운 논쟁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정치, 종교, 계층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며 “그 갈등의 중심에는 타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자아도취적 태도가 똬리를 틀고 있다. 하지만, 어제의 토론회는 우리가 각자의 주장을 고수하면서도 ‘정말 중요하다고 믿어지는 영역들에서’ 나란히 앉아 평화롭게 논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했다.

고려대 베리타스포럼
과거 고려대 베리타스포럼 모습 (이번 토론회와는 관련없음) ©기독일보 DB

그는 “둘째로, 우리 기독교인들은 지금의 경계를 더욱 넘어설 강한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예수의 부활처럼 신앙의 중대한 문제에도, 성도된 우리들은 타자를 배척하지 않고 ‘나란히 앉아’ 이야기할 수 있다”며 “지금도 대다수의 현장에서는 자신과 다른 모습의 신앙들을 정죄하고 공격하는 태도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본질적으로 평화의 사도들로서, 말과 힘의 죄악된 폭력을 잠재우고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시는 화평 안에서 교류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 그 대화가 대립하는 논쟁의 형식일지라도 우리는 평화의 본질을 고수하며 교제할 수 있다. 이 자명한 사실은 어제의 토론회에서 드러난 평화로운 논쟁을 통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재이며 현실적인 목표로서 밝히 드러났다”고 했다.

그는 “세상은 여전히 이념과 종교와 계층으로 경계를 세우고 사람들을 갈라 놓는다. 그러나, 주님의 거룩한 교회에는 영원한 진리가 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안에서 서로 용납하고 나아가 상생할 수 있다”며 “이것은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기독교인들은 평화로운 대화에서 그 시작 곧 ‘복음의 시작’을 우리 자신과 세상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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