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하철에서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하차하다가 지팡이가 문에 끼였는데 이를 빼려고 계속 붙잡고 있다가 그만 선로 안으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얼마 지나 다른 지하철에서 젊은 아가씨는 명품핸드백이 문틈에 끼였는데 이를 놓칠 수가 없어서 붙들고 있다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지난 여름 홍수로 지하차도에서, 그리고 산비탈에서 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었다. 어떤 분은 애완견을 구하러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가 산사태로 희생당하고, 수입차를 놓치기 아까와 차를 버리지 못하고 차와 함께 수장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하였다.
그것 뿐인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와 지독한 학부모민원으로 생을 스스로 마감한 교사 소식이 매번 뉴스마다 보도되고 있다.
어려운 순간을 만날때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농구와 배구 등 스포츠 경기에서도 감독은 팀의 위기를 만나면 타임 아웃을 외친다.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 돌아보며 가장 중요한 것을 다시금 일깨우는 것이다. 적지않은 경우 이후에 역전극을 펼쳐 우승을 거머쥐는 팀도 허다하다.
아이들을 훈육할 때도 종종 타임 아웃을 외친다. 서로 소리치며 싸우는 아이들을 향해 타임 아웃을 선언하면 각자 자기 위치로 돌아가고 서로 격리된 상태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가지고 싶은 장난감과 먹고싶은 간식을 먹지 못하며 대신에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한단계 더 성숙해지는 것이다.
종합병원 수술실에서도 타임 아웃은 매 수술에 앞서 이루어진다. 마취과 간호사가 타임 아웃을 외치면 모든 수술집도의와 의사, 간호사는 환자로부터 물러나 환자의 주요 정보를 다시금 확인한다.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진단명과 수술할 부위를 외치는 것이다. 유명한 대학병원에서조차 엉뚱하게도 반대편 말쩡한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더욱 무겁고 모두는 지쳐있고 여러가지 삶의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도저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자칫 우리는 잘못된 결정에 내몰릴 수 있다. 이럴 때 과감히 타임 아웃을 외쳐야한다.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나의 내면을 바라보며 둘러싼 장애물과 높은 벽만 보지말고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 실낱같은 희망이 하늘을 향해 열려있지 않은가? 생명만 지켜낼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얼마든지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타임 아웃, 험란한 나그네 인생길에 주저말고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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