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뉴스 소비는 얼마나 다른가?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가고 예배하는 그리스도인에게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굿뉴스’(복음)인가, 아니면 하루에도 수없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새로 고침을 클릭하면서 집착하고 있는 최신 뉴스인가? 그리스도인이 미디어를 통해 뉴스에서 접하는 소식들은 정말 필요한 것인가? 그리스도인은 복음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들과 있을 때 더 편안한가, 아니면 같은 정치 성향을 공유하는 이들과 대화하고 활동할 때 더 만족스러운가?
제프리 빌브로 조교수(그로브시티 칼리지, 저자)는 뉴스에 집착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이 책에서 묻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하나님와 ‘맘몬’(부, 재산)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는 것이 그리스도인이라면 ‘굿 뉴스’와 최신 뉴스 가운데 어떤 것이 정체성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스스로 질문하길 바라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이 건강한 민주주의와 공동선에 필수적이라고 보는 장구한 전통이 있다. 게다가 우리의 탈사실(postfact) 문화에서는 언론의 중요성에 대한 찬가가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져 왔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미디어는 당대의 사안들을 놓고 깊은 생각과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대화를 주도할 수 있고, 그런 대화는 참으로 공동선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을 끄는 이야기와 이슈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더 많은 뉴스, 더 많은 팩트 체크, 더 많은 탐사 보도, 더 철저한 분석만 있으면 민주주의가 보존되리라는 생각은 다소 순진해 보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예리한 빛을 비출 미디어만이 아니다. 오히려, 뉴스의 소비자로서 우리는 시대를 이해하고, 합당한 대응 방법을 분별하기 위해 자신이 의지하는 빛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미디어 생태계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학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디지털 기술은 산업 혁명이 만들어 낸 역학 관계를 단지 증폭시켰을 뿐이다. 현대의 뉴스 산업을 낳은 것은, 2진 부호가 아니라, 증기 동력이었다. 위험할 만큼 넘쳐나는 뉴스와 오락이 끼칠 영향을 경고한 선견지명이 가장 뛰어난 선지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였다. 소로는 뉴스의 양이 늘어나고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의 주의가 분산될 수 있고,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그 사건들에 대해 올바르게 생각하는 능력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다”고 했다.
이어 “소로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는, ‘시대를 읽지 마라. 영원한 것들을 읽어라’다. 19세기 중반에 이것이 지혜로운 조언이었다면,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사는 우리에게는 더욱 더 중요하다. 소로의 조언을 영양학적 은유의 관점에서 보면 그 중요성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마시멜로를 피하고 채소를 먹어야 한다. 편파적 논평과 낚시성 기사, (보통은 완전히 코미디 쇼에 불과한) 텔레비전 뉴스 보도, 그리고 소셜 미디어 피드를 채우는 재치 있는 한마디는 쉽게 소비되지만 더부룩함을 남긴다. 이웃의 필요에 주목하고 싶다면, 사려 깊은 저널리즘, 긴 형태의 에세이, 책이라는 좀 더 충실한 식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뉴스가 우리의 공동체를 만들도록 허용하는 대신에, 우리의 공동체가 뉴스를 만들도록 최대한 도와야 한다. 몸을 가진 인간으로서, 우리의 의사 결정과 행동은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영향을 받아서 근본적으로 형성된다. 우리는 이런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하고 자신이 참여하는 뉴스 공동체를 면밀히 숙고해야 한다. 즉 우리의 핵심 신념과 의견은 상당 부분이 우리가 읽는 여러 자료와 시사 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이웃 및 어려움에 처한 이들과 함께하고 이런 헌신이 공론장에 대한 참여를 이끌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제프리 빌브로 조교수는 베일러 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앤 아버 대학교에서 가르쳤으며, 현재 그로브시티 칼리지의 조교수다. 미학적 형식과 신학, 덕의 문제에 대해 폭넓게 관심을 가졌으며, 웬델 베리의 환경 혹은 생태 문학 및 신학과 관련해 저술해 왔고, 미디어 생태학의 사안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역성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담아내는 ‘프런트 포치 리퍼블릭’ (Front Porch Republic)의 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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