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규 담임목사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복음의 영향력을 드러내는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며, 다음 세대를 세우는 제자훈련과 리더십 개발로 복음의 지경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음 세대를 향한 관심과 더불어 교회를 일궈 온 1세들을 위한 돌봄 사역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세상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품고 오직 예수,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란 가치를 우리 삶에 적용하며, 믿음의 가정과 공동체를 세워나가고 있다.
이민규 목사를 만나 그의 목회관과 목회 여정에 대해 들어봤다.
-2020년 3월 교회, 부임하자마자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됐는데요. 목회를 시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2020년 3월 첫째 주 설교를 마쳤는데 펜데믹이 시작됐습니다. 1부 예배를 마치고 목양실에 들어왔는데 펜데믹이 터졌다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고 매우 당황스러웠지요. 교인분들 얼굴도 다 뵙지 못했는데, 부임 둘째 주부터 온라인 설교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자칫 어수선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교인분들께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데 잘 협력해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펜데믹 기간 차분히 교회를 돌아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성도분들과 소통하며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펜데믹 이후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훼드럴웨이 제일장로교회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펜데믹 이후 훼드럴웨이 제일장로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세 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바로 선교적 교회, 제자훈련 교회, 평신도 중심 교회입니다.
먼저 교회가 해야 할 많은 사역 가운데 커뮤니티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 펜데믹을 통해 우리는 교회가 세상 속에 있음을 확실히 알게됐습니다. 세상의 일들이 교회 사역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고, 이에 반응하는 교회의 모습은 다양했습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교회이니 여러 가지 갈등과 세속화의 우려도 있지만, 결국 우리의 사역은 세상 가운데 빛과 소금이 되는 일입니다. 한국의 초창기 선교사들이 교회뿐만 아니라 학교와 병원을 지으면서 한국 사회에 영향력을 끼쳤듯이 교회는 선교적 교회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 가운데 복음의 영향력을 드러내는 교회가 세속화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자훈련 중심의 교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번 펜데믹 기간, 기독교인들은 각자의 신앙을 테스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만남이 중단되거나 모임에 제약이 따르자 교제중심의 교회는 교우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며 많은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에 반해 제자훈련을 통해 주님과 인격적 관계를 형성해 온 기독교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하며 삶 속에서 주어진 주님의 사역을 묵묵히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훈련 중심의 교회는 위기가 닥쳐도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앞으로의 미주 한인이민교회는 이민교회가 가진 '커뮤니티'라는 장점을 가지고 제자훈련을 통해 다음 세대를 일으켜야 합니다.
세 번째는 목회자 중심에서 평신도 중심교회로 가야 합니다. 목회자의 의존도가 높은 교인들은 목회자와의 관계가 끊기면 힘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평신도 중심교회는 큐티와 귀납적 성경공부를 통해 깊은 신앙을 소유하게 됩니다. 스스로 말씀을 경작하고 복음을 전하고 가르칠 수 있는 평신도 중심의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기독교는 개혁주위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질을 향해 몸부림을 치면서 변화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탈권위주의 시대입니다. 목회자 한 명에게 의존하는 교회는 기존의 틀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펜데믹과 같은 위기는 언제라도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교회의 본질을 추구할 때 우리는 어떤 위기도 하나님 안에서 능히 넘어설 수 있습니다."
-목회 영성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새벽기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벽을 통해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경험합니다. 멘토 목사님께서 '새벽에 목회자가 교회를 위해 30분 기도하면 교회가 후퇴하고, 1시간 기도하면 현상을 유지하고, 2시간 기도하면 하나님의 기적을 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공식처럼 '이렇게 기도하면 교회가 부흥한다'는 뜻이 아니라, 목회자의 기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기도하다 보니 나중에는 매일 2시간을 기도하지 않으면 제가 못살겠다고요.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의 손이 움직이는 게 보입니다. 내가 일일이 하지 않아도 하나님께 움직이고 계심을 경험하게 되지요.
개척할 때부터 제 자신이 너무 연약하니까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것 외에는 출구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고요. 그리고 성경 읽기와 독서를 빼놓지 않습니다. 새벽예배와 수요, 금요, 주일예배까지 한 주에 설교를 9번 하니까요. 말씀과 기도를 떼어놓고 살 수가 없습니다."
-목회 철학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제 목회 철학을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은혜로 인해, 믿음을 통해, 하나님 나라 속으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의 길에서 일반적으로 먼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 신앙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사역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이 은혜로 이뤄지는 건 아님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한량없는 은혜를 누리길 원하시지만 동시에 우리의 믿음 역시 자라나길 원하십니다. 우리의 행위가 아닌 오직 은혜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지만, 그 하나님을 믿음으로 신뢰하며 힘차게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전진해 나아가는 것이 우리 신앙의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목회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시기는 언제였나요?
"수많은 기억들이 있지만 신학교를 마치고 LA에서 개척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만큼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하심을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제 아내, 그리고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에서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교회 오피스가 없으니까 아침 9시가 되면 지역 도서관으로 출근했었습니다. 설교를 준비하다가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리며 우는 저를 사람들은 참 이상하게 보았습니다. 그러다 성령님으로 충만해져 화장실에서 엉엉 울던 일도 많았습니다.
개척할 당시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이 '적어도 2년 동안은 일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전적으로 헌신하겠다'것 있었습니다. 제 아내는 아이들을 양육해야 했기에 수입이 전혀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수영장을 가거나 캠핑을 가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었고요.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유일한 시간은 근처 H 마트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아이들 앞으로 나오는 식품 보조금을 가지고 그동안 아이들이 먹고 싶었던 간식을 사줄 때가 많이 기뻤지요. 그때 좋았던 기억 때문인지 아이들은 저와 마켓에 가는 것을 지금도 좋아합니다.
이민 목회자 가정의 아이들은 아무래도 다른 가정 아이들과 물질적인 면에서 비교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것들로 채울 수 없는 부분들을 하나님께서 채워주시길 간구했습니다. 가정예배와 큐티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요. 지금도 셋째 아들하고는 매일 말씀을 나누는 게 자연스럽고요. 외롭고 힘드니까 더욱 하나님만 의지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세대 부흥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지난해부터 한국학교를 시작했습니다. 언어가 통하면 문화가 통하고 문화가 통하면 마음과 신앙도 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부모세대의 고귀한 신앙을 나누기 위해 언어교육이 선행되어야 하고요.
그리고 다음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돌봄과 교육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차세대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도 뒤따라야 합니다. 재작년 교회 바로 옆에 위치한 집을 구입해 부목사님 사택을 내어드리고 야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로 바꾸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 합니다."
-미주 지역 여러 곳에서 목회 사역을 하셨는데요. 미주 한인 이민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민교회를 보면 세대교체가 굉장히 빨라진 것 같습니다. 우리 지역에도 젊은 목사님께서 부임한 교회가 여럿 되고요. '하나님이 왜 그러셨을까?'를 생각해 볼 때, 다음세대 목회자들이 이 지역에 빨리 들어온 것은 다음 세대를 준비하라는, 다음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선한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비전은 담임 목사를 비롯해 이민교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헌신적으로 동참해야 이뤄질 수 있고요.
이와 함께 그동안 교회를 일궈 온 1세들을 위한 돌봄 사역이 반드시 필요하고요. 심방을 다니다 보면 묵묵히 교회를 위해 수고하고 섬기신 분들이 다음세대를 위해 또 한 번 희생하시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에 시니어 사역 위원회라는 부서를 신설했습니다. 다음 세대를 세우기 위해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시니어 분들이 자유롭게 사역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별히 1부 예배에 갈렙 찬양대는 시니어로 구성된 찬양대인데요. 과거에는 1부 예배에 찬양대가 없었습니다. 신앙의 연륜에서 나오는 은혜가 크고요. 연습에 늦지 않으실 정도로 열심히 하십니다. 1부 예배에 참석하는 인원도 많이 늘어났고요. 시니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실 수 있도록 사역의 길을 넓혀 드리는 배려와 사랑이 필요합니다.
이민규 목사는
아주사 퍼시픽 대학교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치고, 풀러 신학대에서 목회학 박사과정 중이다. 코로나 감사한인교회 부목사, 양문교회 부목사, 알라바마 주 버밍햄 십자가 은혜교회 담임을 역임했다. 2016년 재미고신 교단 정회원으로 가입했으며, 2020년 3월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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