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신학연구소(대표 이종전 교수)가 1일 오후 서울 강남 유나이티드문화재단 더글라스홀에서 ‘변증 목회: 그 가능성과 실제’라는 주제로 정기신학강좌를 개최했다.
강연에 앞서 이종전 교수가 인사말을 전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가고 오랜만에 신학강좌를 개최하게 됐다. 코로나가 끝나는 시점에서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 생각하여 오늘 강좌를 개최하게 됐다. 여러 분들의 기도와 협력이 있어서 이런 세미나가 가능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교 조직신학)가 ‘변증 목회: 그 가능성과 실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오늘날 목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하나로 ‘변증 목회’라는 새로운 범주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일이 상당히 필요한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변증 목회’라는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의도적 왜곡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기독교의 본래적 의미를 잘 제시하는 결과를 나타내는 목회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변증 목회란 다양한 의미를 지닌 목회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사실 기독교 역사 속에는 이에 해당할 만한 여러 시도들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초대 기독교 상황에서 기독교에 대한 이런저런 오해가 있을 때에 기독교는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력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소위 ‘변증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기독교에 대한 다양한 오해들을 반박하면서 기독교가 얼마나 고귀하며 숭고하고 높은 것이며, 그리스도인들은 진리를 추구하고, 매우 윤리적이며, 사회를 유지시키고 발전시키는 일에 큰 기여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드러내던 이 변증가들의 작업을 변증 목회의 최초 시도라고 언급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후 기독교를 이상하게 해석하여 제시하는 다양한 이단들에 대해서 그런 이단적 제시는 기독교의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고 이단들을 비판하면서 기독교가 믿는바와 사는 방식에 대해서 바른 성경적 입장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던 교부들의 노력도 변증 목회의 또 다른 유형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영혼뿐만 아니라 옴도 고귀하고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바른 창조신학을 강조해낸 교부들의 노력은 변증 목회가 가야 할 바른 방향을 잘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세기에는 수없이 많은 변증가가 있었다. 2020년과 2021년에 그들의 사후 100년을 기념했던 아브라함 카이퍼, 헤르만 바빙크, 프란시스 쉐퍼, 존 스토트 등을 비롯한 수많은 분이 귀한 사역을 했다”며 “우리 시대에도 바른 기독교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은 일종의 ‘변증 목회’를 한다도 할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기독교계의 모습, 특히 미국 기독교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시대 전체를 진단하면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바른 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는 데이비드 웰스 교수의 작업은 미국에서 시대 전체를 바라보는 변증 목회적 작업이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웰스보다 훨씬 젊은 학자로서는 마이클 호튼 목사(누가 개혁교회 담임)가 있으며 신학 전체와 교계 전체를 바라보면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바른 방향을 잘 제시하는 변증 목회적 사역을 하고 있다”며 “세상의 여러 문제보다는 먼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부딪치는 문제들에 대해서 성경적 입장을 잘 제시하려고 노력한 우리 시대의 목회자들로서는 개혁주의적 침례교 목사인 존 파이퍼 목사(前 미네아폴리스 베들레헴 침례교회) 등이 있다. 이들이 같은 힘을 합하여 여러 사람에게 성경을 참으로 사랑하게 하며 성경에 근거한 생각을 자극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했다.
그는 “존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을 그의 특징이 되다시피 한 ‘하나님을 갈망함’이라고 표현하기를 즐겨한다. 그가 베들레헴 침례교회를 개척해 섬기기 시작한지 6년째에 <하나님을 기뻐하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기쁨을 얻고, 하나님은 우리에게서 영향을 받으신다’고 했다”며 “모든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그렇게 느끼듯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을 기뻐하도록 창조함을 받았다. 그런데 하나님을 기뻐하지 않는 사태가 나타났고 그것이 죄인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죄는 그 본질인 ‘하나님을 기뻐함’을 저버린 것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문제는 근본본적으로 하나님을 추구하고 하나님을 기뻐하지 않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문제의 본질은 인간의 본질이자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하나님을 기뻐함’을 잘 파악하는 것”이라며 “파이퍼 목사는 이 시대에 가장 건실하게 목회하고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설교하여 그 말씀에 근거해 교회를 잘 인도한 목회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사역과 설교의 가장 큰 특성은 ‘교리 설교’이다. 그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그는 <교리가 중요하다>는 제목의 책을 낸 바가 있다”고 했다.
또 “파이퍼 목사는 그의 설교에서 자신이 말하는 성경적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설교한다. 그러므로 그의 설교는 모호하지 않고 자신이 강조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분명히 각인시킨다. 또한 자신이 말하려는 바를 그날의 본문의 내용으로부터 끌어내어 말한다. 자신의 설교 본문을 아주 적절하게 인용하여 그것에 사람들이 집중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도 이처럼 성경적 교리의 확신을 가지고 성경 전체의 사상에 근거하여 확산을 가지고 선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증 목회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기독교를 변증하려고 하다가 기독교를 오해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초기 변증가들이 매우 복잡한 정황을 만들어 낸 것과 같이 기독교를 변증하려는 좋은 동기를 가지고 작업하면서 기독교에 심각한 문제를 남기게 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복음이 이 세상 관점에서는 부끄러워할 만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늘 유념하면서 부끄러워하지 않는 방식으로 변증적 작업을 해야 한다”며 “복음을 세상적 관점에서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 멋있는 것, 보기 좋은 것, 유익한 것으로 제시하는 것은 결국 이 세상에 기독교와 복음이 사라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변증 목회를 한다고 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변증하려는 기독교가 과연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가 변증하는 기독교가 성경적인 기독교가 아닐 때 우리의 작업은 결국 교회를 해치는 것이 된다. 따라서 그런 것은 진정한 의미의 변증적 목회가 아니다. 그러므로 변증 목회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의 바른 모습을 잘 제시하고 그것을 끝까지 견지하며, 다수의 성도와 함께 중생한 이성을 사용해서 같이 유지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모습을 오해하지 않게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우리시대 사회 속에서 변증 목회를 한다고 할 때 어떤 작업을 해야 할까? 가장 필요한 일은 먼저 쓸데없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기독교에 다가오기 어렵게 만드는 모든 일이 여기서 말하는 쓸데없는 걸림돌에 해당한다. 이런 걸림돌을 제거할 뿐 아니라 진정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다음에 우리가 해야 할 작업을 위한 좋은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변증은 궁극적으로는 복음을 전파하는 일과 관련되어 있다. 변증 목회는 복음이 제대로 전달되게 하고, 또 전달되어 믿은 복음을 굳게 지켜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고 그대로 믿는 것과 성경에 근거한 바른 세계관에 충실하게 하는 활동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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