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가정에서 자란 4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5일 동탄성심병원에서 장천광(46)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좌우 신장, 폐장을 기증했다고 9일 밝혔다.
삼형제 가운데 장남인 장씨는 지난달 13일 저녁 회사 기숙사에서 잠을 자다 극심한 두통을 호소한 채 응급실에 실려갔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장 씨는 평상시 건강검진을 자주 받았고 별다른 이상 징후도 없었다고 한다.
목사인 장 씨 아버지는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의사 소견을 듣고 다른 생명을 구하고 생명 나눔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장 씨는 온유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유년 시절부터 목사 아버지를 따라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성인이 된 후 아프리카에 정기후원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의 동생 장천권 씨는 “삼형제가 함께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어릴 적 함께 살던 것처럼 즐겁게 지냈는데 다시 볼 수 없다니 슬프다”며 “(형이) 따뜻한 사람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인의 어머니 김금옥 씨는 아들에게 “천광아! 모든 사람에게 자상하고 착하기만 하던 네가 엄마를 두고 먼저 가다니. 한 번도 엄마한테 속상한 일을 안 하던 네가 너무 보고 싶고 생각이 난다. 엄마라고 한 번만 불러줘.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며 "아름다운 나눔의 이야기로 사회의 온도가 좀 더 올라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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