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찬송가개발원 개원해 총 70곡 봉헌… 올해 100곡 봉헌 목표
찬송가에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크다고 많은 찬송 관련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공인 찬송가인 통일 찬송가와 21세기 새찬송가 중 대부분은 해외찬송가를 번안한 곡들이다. 독일과 인도는 전곡 모두 자신의 나라에서 개발한 찬송가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아직 우리나라 교회가 교인 수나 건물 등 외형적인 것에 치중하고 문화적인 면, 특히 찬송가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역사상 가장 많은 찬송가를 작사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선교사 패니 크로스비(Fanny Jane Crosby, 1820-1915)는 살아생전 9천여 개의 찬송시를 썼고, 이 중에서 수백 곡의 찬송가가 탄생했다. 그 중 21세기 새찬송가 기준으로 22개 곡이 한국 찬송가에 수록되어 있다.
찬송가 제작에 소홀한 이 때에 찬송가 개발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자 100곡의 찬송가 개발을 목표로 현재까지 70곡의 찬송가 제작을 지원하고 찬송시에 곡을 붙인 군포제일교회 권태진 목사와 한국찬송가개발원 원장 문성모 목사가 신작 K찬송가 봉헌예배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글로리아홀에서 지난 27일 오후에 개최했다.
1부 순서로 최귀수 목사(한국교회연합 사무총장)의 사회로 시작된 예배는 식전행사로 홀리엔젤스(군포제일교회 어린이찬양단)가 아침 햇살 밝은 마음 외 1곡을 불렀고, 송태섭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의 기도, 작사가 권태진 목사(한국찬송가개발원 이사장)의 설교, 정서영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축도로 진행됐다.
‘여호와를 찬양하라’(시편 150)는 제목으로 설교한 권 목사는 “45년 목회했는데 40년이 되니 찬송이 그리워졌다. 그러한 때 문성모 목사가 시로 찬송가를 만들어보면 어떨지 제안을 해서 시작했다. 이 작품은 성령의 감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준 선물이라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불려지길 바란다”며 설교를 시작했다.
이어 권 목사는 “신작 K찬송가는 한국의 문화가 있고 우리나라만의 장단이 있는 한국 찬송가이다. 이러한 K찬송이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건강한 교회 본질을 회복하게 될 것이며 여러분들이 많이 부르면 여러분도 저와 같이 설교자가 되고 전파자가 될 것이다”며 “내가 한 것은 하나도 없으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고 전했다.
예배 후 바로 2부 순서 신작 찬송가 봉헌이 진행됐다.
작곡가 문성모 목사(한국찬송가개발원 원장)가 신작 찬송가 봉헌 취지에 대해 “우리나라 찬송가가 많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영미계통의 찬송가이다. 내가 한국찬송가공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 한국찬송가를 많이 넣으려고 노력을 했으나 126곡 이상은 넣지 못했다”며 설명을 시작했다.
문 목사는 “한국의 예배문화가 외국 것을 많이 가져다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독교가 140년 역사를 가졌으면 이제는 우리만의 찬송가를 부르고 만들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문 목사는 신작 찬송가를 작곡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저는 전공이 작곡이고 찬송가 천곡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는 결단을 하고 330곡 정도의 찬송가를 써왔다”며 “찬송가를 만들려면 좋은 시인을 만나야 하고, 문화의 소중함을 알고 있어야 하며 게다가 제작까지 후원할 수 있는 분을 만나야 하는데 마침 권태진 목사님이 이러한 것을 잘 알고 계셔서 목사님의 시에 100곡을 작곡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70곡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문 목사는 “한 주에 한 곡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좋은 시에 쉽게 부를 수 있으면서도 아름다워야 하고 거룩성이 있어야 해서 찬송가가 대중가요보다 더 만들기 어렵다. 한 곡이 나오기 위해서는 작사 작곡자만 있어서 안되고 연주자가 있어야 하는데 중창단들과 많은 좋은 연주자들이 합세해서 하나님께 봉헌하게 되어 감사하다. 저는 찬양이 제물이라 생각한다”며 “하나님께 14개의 제물을 바친다는 생각으로 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문 목사는 “한국교회가 찬송가 작업에는 관심이 없다. 돈이 되지 않고 교회가 유익을 보는 게 없기 때문이다”며 “문화 사업은 희생이 필요하고 기도와 믿음이 필요하고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보며 해야 한다. 좋은 가사가 나오고 좋은 곡이 나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기 바란다”며 설명을 마쳤다.
이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신작찬송가 연주 첫 번째 순서에 마리아중창단(군포제일교회)이 #47 ‘동녘 하늘 밝은 빛’, #48 ‘창조주의 은총 입어’를 불렀고, 연주 두 번째 순서에는 피아니스트 김윤경 교수의 반주에 맞춰 소프라노 오미선 교수가 #49 ‘하나님의 사랑은’, #50 ‘사랑의 하나님이’를 불렀다. 연주 세 번째 시간에는 역시 김윤경 교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소프라노 이우경 교수가 #51 ‘하나님의 사랑 입어’, #52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를 불렀다.
이어 연주 네 번째 순서에는 시온 중창단(군포제일교회)이 #53 ‘일어나 깨어라 주의 군사여’, #54 ‘비바람 몰아치고’를 불렀고, 연주 마지막 시간에는 청년찬양단(군포제일교회)이 #복음성가 5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복음성가 6 ‘어머니를 생각합니다’를 불렀다.
신작 찬송가 함께 부르기 순서에는 #55 ‘주 말씀 따라 나 살리라’, #56 ‘사랑으로 이기리라’, #57 ‘외롭고 어두운 내 삶에’를 참석한 이들이 다함께 부르고 봉헌 시간을 마쳤다. 신작 찬송가 봉헌이 끝나고 권 목사의 인사말씀과 꽃다발 증정식 후 마침기도로 봉헌예배를 마쳤다.
이날 신작 찬송가 봉헌예배는 한국찬송가개발원(이사장 권태진, 원장 문성모)이 주최하고 군포제일교회가 후원했다.
한국찬송가개발원은 가장 한국적인 찬송가를 개발하고 보급할 목적으로 2016년에 개원했으며, 권태진 목사의 찬송시에 문성모 목사가 곡을 써서 지금까지 총 56곡의 찬송가와 복음성가 및 각종 대회가를 봉헌했다. 56곡은 지난해 12월 ‘내가 너와 함께 동행하리라’는 제목의 찬송집으로 출간한 바 있다.
이날 발표한 신작 찬송가 14곡을 작사한 권태진 목사는 1978년 군포제일교회를 개척해 45년간 목회하고 있으며,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총 18권의 시집을 출판하여 수많은 신앙시들을 만들어냈다.
신작 찬송가 14곡을 작곡한 문성모 목사는 서울대 음대와 독일 오스나부뤽대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까지 총 350곡 이상의 찬송가를 작곡했다. 현 공인 찬송가에도 3곡의 찬송가가 수록돼 있다.
권태진 목사와 문성모 목사는 올해까지 100곡을 작곡해 ‘찬송가집’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교회의 찬송가를 창작하고 개발함으로써 성령이 충만하고 영성 있는 음악을 보급하여 그 음악이 한국의 모든 성도들에게 널리 전파되고 불리게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아래는 봉헌예배를 드린 권 목사, 문 목사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신작 K찬송가 14곡을 하나님께 봉헌 드린 소감이 어떠신가요?
(권 목사) “저희가 2016년에 가장 한국적인 찬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찬송가를 보급하고자 한국찬송가개발원을 설립했습니다. 지금까지 7년 간 찬송가를 작곡했으며 작년에 ‘내가 너와 함께 동행하리라’ 는 제목으로 56곡의 찬송곡집이 나왔고, 올해 100곡 봉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고, 또 한국 고유의 색깔을 가진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과 찬사를 받으며 전파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새롭게 창작된 곡들을 K-찬송가라 명명했고 오늘 14곡의 신작을 발표하게 되어 감사하고 모든 영광 하나님께 돌립니다.”
- 현재까지 총 70곡의 신작 찬송가를 만드셨는데요. 한국 성도들에게 왜 K찬송가가 필요한지 그 제작 배경을 말씀해주신다면.
(권 목사) “지금 우리가 부르고 있는 찬송가들은 외국곡이 많습니다. 이제는 한국인에 의한 찬송가가 만들어져야 하고 널리 전파되고 불려져야 할 시대적 요청이 있습니다.
저는 시를 쓰면서 설교를 합니다. 45년의 목회 동안 설교가 시가 되고, 시가 찬송이 되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그런데 설교 후에 부를 찬송을 찾다보면 설교와 딱 맞는 찬송을 찾기가 어려워서 찬송시를 만들어 부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에 국악과 작곡을 전공하시고, 시인이시기도 한 문성모 목사님이 곡을 붙여서 지금까지 70곡의 찬송가가 만들어졌습니다.
말씀이 풍성한 한국교회에 찬송도 풍성하면 설교의 은혜가 더욱 배가 될 줄 믿어 기쁨의 동역자인 훌륭한 문 목사님과 함께 열심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찬송을 부르는 성도들이 한 편의 설교와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 찬송 속에는 우리들의 신앙고백이 있고, 성령의 감동하심이 있어 부르는 사람들이 영육 간에 치유됨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 그동안 찬송가를 만들면서 한 곡 한 곡 사연이 있을텐데요. 특별히 더 추천하고 싶거나 기억에 남는 곡이 있나요?
(권 목사) “70곡이기 때문에 참 다양한 주제의 곡들이 있습니다. 성탄절, 부활절 등 절기 찬송도 있고 복음성가도 있습니다. 그 중에 찬송가 개발원 첫 해에 나온 ‘아침 하늘 빛 받아’라는 곡이 있습니다.
이 곡의 가사는 제가 경주 보문단지에서 쓴 가사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을 하는데 잔디밭을 바라보니 이슬이 맺혀 있었습니다. 그때 아침 해가 딱 뜨자 이슬에 햇빛이 비치고, 이슬이 영롱한 무지개 빛을 띄며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정말 보석 같았습니다. 새벽의 기도시간이 그와 같이 느껴졌습니다. 반짝거리는 오색 무지개처럼 성령이 임재하는 그 시간에 하나님이 성도의 기도를 받아서 기도가 향기가 되어 하나님 앞에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 체험이 있어 이 찬송시가 탄생했습니다.”
- 현재까지 창작된 곡을 들어보려면?
(권 목사) “권태진 문성모 신작찬송가 ‘내가 너와 함께 동행하리라’로 검색하시면 모든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동네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서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찬송곡집에 보면, 곡마다 QR 코드가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면 유튜브 링크로 연결 돼서 바로 가사와 함께 찬송가를 들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신작찬송가로 검색해도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 한국찬송가개발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한국찬송가개발원은 21세기 한국교회음악의 발전을 위하여 회중찬송가를 개발하고 연구하여 하나님을 송축할 시대적 사명을 다하고자 창립되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찬송가를 창작하고 개발함으로써 성령이 충만하고 영성 있는 음악을 보급하여 그 음악이 한국의 모든 성도들에게 널리 전파되고 불려지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또한 진정 교회음악을 창작하는 음악가들이 많아져 한국교회음악의 르네상스를 맞이하도록 하는데 그 설립의 목적이 있습니다.”
- 문 목사님은 한국적인 찬송가를 계속해서 창작하고 그것들이 회중의 선택으로 불려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계신데요. 이에 대한 부연 설명 부탁드립니다.
(문 목사) “루터와 칼빈은 살아생전에 찬송시를 쓰고 만들어서 부르게 하고 그렇게 종교개혁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종교개혁자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하나하나의 찬송들이 모여서 찬송집이 됩니다. 크로스비는 9천여개의 가사를 만들었고 전문 작곡가가 크로스비의 가사만 가지고 수백 곡의 찬송가를 만들었습니다.
사설 찬송가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후에 좋은 곡들이 공인 찬송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즉, 공인된 찬송가를 새로 만든다고 할 때부터 찬송가들을 만들기 시작하면 이미 늦는 것입니다. 계속 만들어지고 불려지고 그것이 검증되고 그 중에서 선별된 곡들이 공인된 찬송가에 편입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시대에 한국교회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숫자는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백 년 후에 우리는 어느 교회가 몇 만 명 모였는지 기억하지 않습니다. 어떤 목사가 어떤 설교를 잘 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 시대의 문화가 남는 것입니다. 이 시대에 한국 교회가 무엇을 자랑하고 있습니까? 숫자를 자랑하고 건물을 자랑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많은 숫자와 재력을 가지고 한국이 이 시대의 문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눈을 떠 새로운 찬송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은 너무나 귀한 일입니다. 언론과 방송은 이런 일들을 홍보하고 격려해줘야 합니다.
지금의 찬송가들이 수 백 년 축적된 것인데 우리나라는 140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거의 다 외국 찬송가입니다. 이제 한국인이 쓴 한국 찬송가를 만들어서 보급하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찬송가는 루터부터 전곡이 모두 독일 찬송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인도 찬송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우리는 우리 찬송가로 채우지 못하는지요? 이런 것들이 문화적인 수치라 생각하며 한국교회가 문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문화의 가치를 모르는 그런 물량주의에 아직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방향 전환을 해서 이 시대 문화가 최고의 전도적인 가치가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사설 찬송가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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