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시 90:10
우리는 60세 이후를 성인 후기 또는 노년기라 부른다. 노년기 질환으로 많이 발생하는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은 서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함께 예방적인 측면을 보려 한다. 우리 사회는 2017년도에 전 인구의 14%가 고령 인구가 되면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그리고 2025년이 되면 20%가 고령 인구가 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현재 65세 인구가 약 901만 명 정도 되고, 70세 이상은 약 593만 명이다. 이 중 치매 인구가 10명당 1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2024년에는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이 된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가 신경 써야 하는 뇌질환인 것이다.
뇌질환 발생 현황을 보면, 현재 치매 인구가 80만 명이 넘는다. 그리고 뇌졸중 환자가 60만 명 이상이고, 파킨슨병 환자가 보통 11만 명이라고 말하는데, 전문가들은 10~15만 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뇌질환 환자가 늘면서 우리 사회와 가정에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작용하게 된다.
뇌질환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성인병이다. 고혈압, 고지혈, 고혈당은 혈관성 치매나 뇌졸중, 파킨슨병과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성인병의 발생 현황을 살펴보겠다. 소위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은 고지혈은 우리나라 성인의 두 명 중 한 명에 해당한다. 그래서 고지혈증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이다. 고혈압 환자도 약 1,200만 명으로 보고 있다. 뇌졸중이 발생하는 사인의 80%는 고혈압 때문이다. 당뇨, 고혈당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보통 430만 명이라고 말하는데, 통계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환자 수가 상당히 많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이 높다는 것은 뇌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토양을 이미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폭발물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우리의 식생활과 연관이 되어있다.
앞서 언급한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질환에는 발달성 뇌질환과 퇴행성 뇌질환으로 나뉜다. 발달성 뇌질환은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질 때 뇌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조현병이나 뇌전증(간질) 등이 있다. 조현병은 우리나라에 25~50만 명, 뇌전증은 30~40만 명이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신경발달성 뇌질환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퇴행성 뇌질환은 반드시 중년기에 예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만 발견하면 조기 치료로 나을 수도 있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익이 있다. 그러므로 중년기만큼 뇌질환의 예방 면에서 중요한 시기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40대 후반이나 50대에 속한 분들은 관심을 갖고 신경쓰길 바란다.
지금부터는 치매에 관해 살펴보려 한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깜빡깜빡 잊는 기억력 장애이다. 이것은 노인성 건망증이라고 말한다. 이 외에도 가상치매가 있고, 지금 이야기하려는 치매질환이 있다. 치매는 평균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이 69%를 차지하고, 혈관성 치매가 21%를 차지한다. 그리고 루이소체나 파킨슨병 치매는 4%, 기타 여러 가지 치매는 6%를 차지한다. 치매의 종류는 치매의 원인만큼이나 많다. 그렇다면 치매의 원인이 되는 요소가 얼마나 많을까. 한 100여 종류가 된다고 말한다.
기억력 장애가 올 때 단순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 노인성 건망증을 치매로 오인할 수 있다. 물론, 단순 건망증도 일상생활에서 늘 벌어지고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해마라고 하는 부분이 노쇠해지고, 당연히 건망증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조금 건망증이 생겼다고 해서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건망증이 생기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치매는 사건 전체를 다 망각하게 된다. 치매에 걸리면 어떤 힌트를 줘도 그 사건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단순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하고, 건망증을 인지한다. 기억을 못 하는 것도 귀띔을 해주면 금방 기억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치매에 걸리면 건망증 자체를 인지 못 한다. 조금 의심이 생긴다면 보건소 치매센터에 가서 검사해 봐도 좋다.
치매의 전조증상은 50~60대에 나타난다. 전조증상을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억이 깜빡깜빡하는데, 최근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하고 옛날 일은 잘 기억할 수 있다. 공간 지각 능력이 떨어지고, 이때부터 후각 기능이 저하된다. 특히 좌측 해마의 신경세포가 죽어 퇴행하기 때문에 왼쪽 코의 후각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수면시간에 문제가 발생한다. 수면과 연관된 곳도 해마이다. 왼쪽 코로 냄새를 못 맡거나, 잠을 8시간 이상 너무 많이 잔다면 치매 전조증상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혀의 미세한 떨림이 생긴다. 물론 만성 알코올 중독이나 기타 다른 이유로 혀의 미세한 떨림이 생길 수 있지만, 다른 병이 없다면 치매 전조증상이라고 보면 된다.
치매의 단계별 증상을 보면, 초기 단계에는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조금 전에 말했던 말을 다시 반복해서 질문하거나, 대화하다가 생각이 안 나니 ‘그것, 저것’으로 자주 표현하게 된다. 매사에 의욕이 없거나 음식을 조리하다가 불 끄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는 것도 초기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지금 전조증상이나 초기치매 증상이 왔다면 뇌종합검사를 꼭 한번 받고 넘어가야 한다고 당부드린다.
중기치매가 되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나 가족에 대해 혼돈이 일어난다. 외출 시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오늘이 며칠인지, 몇 시인지, 어디인지 파악을 못 한다. 늘 사용하는 가전제품인데도 조작을 잘 못 한다든가, 돈 계산을 못 하거나 너무 서투르다거나, 집안을 계속 배회하거나, 반복적인 행동을 거듭하거나, 익숙한 장소인데도 길을 잃어버리는 것은 중기치매 증세다.
말기치매는 옆에서 누가 돌봐주지 않고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기억상실이 일어나며, 배우자나 자녀를 알아보지 못한다.
유형별 치매를 알아보는 방식을 소개한다. 최근 일이 기억 나지 않는다면 알츠하이머병을 생각할 수 있고, 누워있는 시간과 건망증이 늘면 피질하혈관성 치매와 관련이 있다. 충동적인 행동이나 성격 변화가 심하다면 전두엽 치매(행동형), 잘 아는 사람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전두엽 치매(언어형),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면 측두엽 치매(의미치매), 헛것을 보는 등 이상행동을 한다면 레바소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종종 걸음걸이가 균형이 안 맞고 손 떨림 등의 행동을 한다면 파킨슨병 치매를 예견할 수 있고, 팔다리 마비 등 뇌졸중 증상을 보이면 혈관성 치매를 생각할 수 있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